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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아주는 삶 ㅣ 그림책 읽는 어른 2
양은정 외 지음, 김은미 기획 / 마음성장학교 코칭심리연구소 / 2026년 2월
평점 :
『나를 안아주는 삶』은 여러 작가의 삶의 고백과 그와 연결된 그림책 3권씩을 함께 엮어낸 에세이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형식이 아니라, 그림책을 매개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을 풀어내는 방식이라 더 인상 깊었다. 따뜻한 이야기부터 어두운 감정까지 고르게 담겨 있어 읽는 내내 여러 번 멈추게 되었다.
100p 김정숙 작가님의 글에서 “내가 여기에 있어요, 아무라도 좋으니 위를 봐요!”라는 문장은 오래 남는다. 아래있던 사람들이 그 한마디에 바닥에 누워 위를 바라보고, 그림에 색이 입혀진다는 장면은 작은 용기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드는지 보여준다. 도망치고 싶고 숨고 싶었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111p 정이숙 작가님의 고백 역시 깊이 와 닿았다. 엄마이자 아내로만 존재했던 시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따뜻하게 전하는 법을 몰라 잔소리로 표현했던 지난 날들. 그림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가족에게 더 부드러운 시선을 건네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여유가 있어야 다정함도 생긴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나 역시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 날이 서 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특히 173p 나지아 작가님의 글에서는 오래 멈추게 되었다. 아이에게 소리친 뒤 찾아온 정적, 그리고 “완벽한 엄마여야 한다”는 갑옷을 벗는 순간의 고백. 아이들이 조금 컸다는 이유로 예의를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더 쉽게 소리를 높였던 나의 모습도 겹쳐 보였다. 그게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지치고 힘들 때는 그 방법이 가장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쉬움이 아이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누군가를 훈계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고백을 통해 “괜찮다”고, “나도 그랬다”고 말해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위로가 된다. 그림책과 삶을 연결해 풀어내는 방식도 흥미로웠고, 마음성장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지금 마음이 지쳐 있거나, 생각이 많아 정리가 되지 않는 날. 혹은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잠시 멈춰 서서 나를 안아주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