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그 후, 어떤 코리안
류종훈 지음 / 성안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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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이 슬픔 운명을 마주한 우리 세대는 막중한 책임 앞에 무기력히 서있다.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는 이슬람의 소위 '명예살인'으로 불리는 잔혹한 행위만큼 어처구니가 없다. 탈북자들이 당한 괴로운 경험을 매체를 통해 듣노라면, 주먹이 저절로 단단해지고 힘줄이 솟는다. 적어도 정의,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교감은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일반인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렇다할 영향력을 보이지 못한다. 아프리카의 아사 공포에 내몰린 아이들을 바라보는, 유니세프 광고에 지나치게 익숙해져버린 사고관으로 울림의 크기가 다소 경망스럽기까지 하다. 정당에는 버젓이 친북단체의 앞잡이가 한동안 반란을 계획했고, 과거 정당에서는 이러한 앞잡이에게 비례대표 직함을 선사했다. 또, 탈북자들에게 배신자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북한 인권에 대해 강력히 침묵하고, 대신 성동격서로 국내 인권 문제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 환경에서 탈북자들이 오갈 곳 없이 힘들어하는 건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다. 사회 내의 차별은 응당 사라져야 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왕따 문제처럼 고쳐야 하지만 제도와 관심이 주입되어야만 비로소 해소되는 양상과 닮았다. 다행히 이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가 새터민을 다루면서 사회적 소통을 이뤄내고 있어 점차 나아지리라 기대한다. 난민 신청해 디아스포라가 되어버린 탈북자를 다룬 이 책은, 같은 한국인으로서 동질감과 상호 이해를 제고하는 데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중국 공안의 행동으로 인해 불필요한 이중 피해를 입고 있는 새터민의 상황을 볼 때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자유에 대해 태생적 감각이 부족한 국가라서 그런가. 그 많은 사람이 장기매매에 노출된 채, 성폭행과 성노예 생활에 직면한 채 살아가도 상관없다는 그 자세가 짐짓 불편하다. 책을 통해 느낀 점은 분명했다. 이들을 지원할 방책 마련은 당연히 사회적 과제여야 하고, 개인의 입장에서는 새터민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말이다. 교육체제에서 배운 바가 주체사상과 수령의 신격화가 전부인 일반 새터민에게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전쟁터에 가까울 것이다. 하나원에서 한국 사회로 나올 때 주어지는 금전적 지원을 시작으로 많은 새터민이 더 많은 커뮤니티의 지원 속에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항상 응원하고 지원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이 책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다. 탈북자는 고작 0.5세대가 분리된 같은 나라 국민이다. 시대착오적 봉건주의 국가 속에 국민들이 원치 않은 피해를 입고 살아라기는 우리 이웃이다. 그런 점에 그들의 삶이 더욱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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