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와 드골 - 위대한 우정의 역사
알렉상드르 뒤발 스탈라 지음, 변광배.김웅권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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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문인의 만남부터 이색적이다. 게다가 그 조화로움이 상당히 가치 지향적이었다. 누구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아름다운 우정의 면모도 엿보인다. 시기가 워낙 어지럽던 때라 이러한 두 분야의 거장이 어울리며 세계 2차대전 후의 프랑스를 재건했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강직하고 고집스러운 드골이 작가 감성을 지닌 말로와 어울린다는 사실도 신기하다. 극대점에 있는 사람들은 어울림이 클 수 있나보다. 예전 학창 시절에 드골 전기를 읽었는데, 상당히 딱딱하면서 우직한 군인이었다. 정치인이 되어서도 그러한 행보를 이어나가 결국 프랑스의 수장이 되었고, 오랜기간 집권했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군인상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그저 신념 넘치는 외관을 지닌 분이다. 말로는 인간의 조건 등을 통해 접한 인물로 인간의 감정선보다 사회적 현상과 역사 등에서 의미를 끄집어내는 문학인이었다. 이 분의 책은 대학교 1학년 때 카뮈와 함께 연속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쉽지는 않았던 인상이 남아있는데, 시간을 내 다시 읽어봐야겠다. 카뮈는 인간의 내면을 다룬 까닭에 중학생 수준으로 읽어도 쉬웠지만, 말로는 인간의 조건에서 중국의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을 몰아내는 과정을 담고 있어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했던 것 같다. 이 책은 말로와 드골이 어울리는 두 평행선이 소개된다. 문제점은 단 한가지다. 한국의 세세한 역사를 외국인이 알기 쉽지 않고, 알아야할 이유를 못 느끼듯 독자들도 프랑스의 세세한 정치 노선과 당시의 흐름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 힘들 수 있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아주 소설처럼 재미나게 기술된 책이다. 말로의 정치 참여 이유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 당시 스페인은 스페인 내전을 치르고 있었는데, 독일의 히틀러가 프랑코 정부를 지원하고, 프랑스, 영국 등은 스페인 공화국 정부를 지원했다. 물론, 독일의 상대가 되진 못했지만, 이 때 말로도 스페인 공화국 편에 섰고, 게다가 스탈린의 공산주의에 물들지 않아 드골과 같은 노선으로 프랑스 재건을 도울 수 있었다. 비록 말로는 드골의 부하였지만, 우정은 계급을 떠나 한 가지 목표로 맞닿았다. 프랑스의 운명은 이 두 명의 거물이 만나 일으킨 열정에 힘입은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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