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 - 세계 최고의 예술대학,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의 크리에이티브 명강의
로잔느 서머슨 & 마라 L. 허마노 지음, 김준.우진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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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 존 마에다

이렇게만 알고 있던 내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지는 책이다. RISD로 축약되는 이 대학 출신은 신기하게도 문제 해결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디자인이라 미술 분야에 쏠려 있을 수업 내용이 실상은 아주 다르다. 접근 방법이 다르다보니 수업 커리큘럼도 독특하다. 의대 예과와 본과처럼 디자인을 다루기 전에 인문학부터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을 먼저 접하도록 구성된 학교다. 그런 과목을 이수한 후에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익힌다. 창의력은 아무래도 기술적 교육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보니 근본적으로 세상을 달리 보는 훈련, 그리고 본인의 학습 체계에 배어든 창의력을 막는 습관부터 없애는 활동을 선행한다. 책은 디자인 관련 삽화와 학생들이 그려놓은, 또는 만들어놓은 작품들로 즐비하다. 독특하고 재기넘치는 디자인이 곳곳에 숨어있어 창의력 스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진정한 잠재력은 졸업생들의 커리어에서 나온다. 미대를 나온 학생이 변호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실, 비단 미술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엄청나게 넓은 분야에서 인재들이 탄생한다는 점이 디자인과 창의력의 관계를 말해주는 듯하다. 일단 디자인은 목적자체가 심미성 발현에만 있지는 않다. 더욱 편하게, 그리고 더욱 아름답게를 목표로 물질부터 형태까지 재설정하고 재가공하는 게 디자인 영역이다.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은 해결이 쉽지 않고, 그런 공식 또한 어느 누구도 가르칠 수 없다. 워낙 빠르게 변하는 세상인데다가 공식은 생기는 순간 변칙적 상황들이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판례도 똑같다. 비록 선판례가 후판례에 영향을 미치지만 똑같은 사건은 없는 까닭에 해결 과정에서 늘 응용력을 요구한다.바로 이때 등장하는 능력이 창의력이다. 비평적 창조를 위한 근복적 학습, 기업에서 정보를 가공하고 큐레이터로서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직접적 능력을 RISD에서 익힐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학교에서도 그런 내용을 직접 가르치는 게 아니란 점이다. 스스로 깨닫도록 교수들이 안내하고, 이를 따라 스스로 발전을 만들어내는 학풍과 학생들 자질에 RISD의 위용이 근간을 두고 있다. 정말 제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디자인부터 목적까지 완전히 갖출 건 다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대담을 따라가다보면 마치 흡입되는 느낌으로 매료되고 만다. 기회가 된다면, 이 대학에 적을 둬보고 싶다. 디자인은 누구나 배워야하는 학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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