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수록 생각하라 - 경영학 박사가 철학책에서 훔쳐낸 인생의 기술
이호건 지음 / 아템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가 오히려 뛰어나다고 느끼고 살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대인의 지식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가들의 혜안은 과거를 넘어설 수가 없어보인다. 대체 왜 그런걸까. 과학과 계몽이 연이어진 현대에 과거보다 우수한 사례가 안 보이는걸까. 어쩌면, 현대에 대한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라 과거처럼 다가설 수 없어서일지 모르지만, 클래식처럼 특수 분야는 더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마르크스의 역사 이야기는 조금 흥미로웠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고. 한번은 비극으로, 다른 한 번은 희극으로 말이다. 책에 등장한 대가들의 사고관은 사실 너무나도 대단해서 익숙해서 그냥 읽어버릴 수 있는 것이지 그 당시의 일반인 수준에서 대가들을 접했더라면 지금처럼 편안하진 않았을 것이다. 좁은 시야로 인해 알지도 못한 주제에 비난부터 했을지 모른다. 몽테스키외는 그런 독자에게 이런 일갈을 날렸다. "읽기도 전에 비난하고, 생각하기도 전에 판단하다"고 세간의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저자의 깊은 생각은 아무래도 당대에 바로 추앙받고 제대로된 평가를 받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듯하다. 저자는 현대인의 입맛에 맛는 수준으로 책을 꾸몄다. 제목에 따른 내용은 고전임에도 매우 쉽게 느껴질 정도로 쉬운 문체로 기술했고, 호흡도 짧은 편이라 부담없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이런 경우는 주로 고전에 대한 저항감을 줄여 고전에 직접 도전하는 독자를 양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의 앞부분에 있는 문구에 흔들리리라 생각한다. 생각하라는 주문은 상당히 울림이 크다. 종종 빠르게 책을 읽겠다는 마음으로 생각을 지연하고 그냥 읽어버리는, 소비식 독서를 하곤 한다. 이런 독서가 한 책에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오히려 음미할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단 한 차례 읽고 넘어가는 경우라면 별로 감흥이 없고 남는 것도 없을 수 있다. 반드시 생각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고, 읽고 나서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차원에서라도 지식과 생각을 끊임없이 묶어나가야 한다. 인문학 안내서로 이 책은 아주 우수하다. 제일 큰 매력은 쉽고, 핵심을 담아 전달해서 고전에 들이는 시간을 고스란히 경제적으로 만회하고도 남는다.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