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생각한다 이탈리아 - 시간이 빚어낸 가치
민혜련 지음, 김세윤 사진 / 멘토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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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에, 이탈리아는 천재가 너무 많았다. 이렇게 많은 천재가 한 순간에 몰라 태어나기도 힘들텐데, 심지어 한 국가에서 엄청난 역량을 펼쳤다는 사실에 아직도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후원으로 이탈리아를 문화의 중심에 놓은 메디치가의 영향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 가치가 전혀 퇴색되지 않고 오히려 과학과 인문 모든 면에서 추앙의 대상이 된 이탈리아의 15세기는 대단할 뿐이다. 역으로 짚어보면, 문화의 부흥과 발전은 후원의 여부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는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메세나 활동과 정책적 문화 지원 활동은 정말 중요한 듯하다. 15세기에 이뤄논 업적으로 이탈리아는 특별히 뛰어난 도약 없이도 여지껏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탈리아의 다른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장인이 만들어가는 이탈리아의 산업 전반을 이해할 수 있고, 인간의 솜씨는 과연 한계가 없는가라는 의아심과 더불어 경외심마저 드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렌초 피아노의 건축물, 프라다의 가죽과 디자인, 포르쉐의 곡선미 등은 이탈리아의 상징과도 같다. 이탈리아는 역시 음식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피자는 그야말로 환상에 가까운데, 이 책에서도 피자와 파스타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예전부터 소문처럼 퍼진 이야기가 다빈치가 요리사로도 이름을 날렸다는 것이다. 심지어 스파게피의 발명자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그만큼 스파게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단 뜻으로 해석된다. 각종 모양으로 식감을 자극하는 파스타는 이 책으로 말미암아 식단의 일부로 등극했다. 발명의 천국답게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 기계마저 창조했다. 신기한 건 이탈리아도 커피 원두는 수입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생활에서 커피는 빠질 수 없고, 이탈리아의 혈액이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장인 정신은 우리가 알고 있는 페라가모, 구치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산업 전반에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고, 이는 완성도가 매우 높아 장인 정신의 위용을 실감케 한다. 이탈리아 여행을 갈구하게 만드는 여러 대목때문에 읽는 내내 즐겁기도 하고 엉덩이가 들썩거려 힘들기도 했다. 그래도 찬찬히 따라가며 읽기 쉬운 큐레이션에 기대어 너무나도 행복한 읽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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