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패스트 패션에 열광했는가 - 어느 쇼퍼홀릭의 무분별한 쇼핑 탈출기
엘리자베스 L. 클라인 지음, 윤미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출판사는 제목을 과거형으로 변화를 주었다. 내러티브가 저자의 경험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글을 쓰면서 그녀의

행동과 사고에 구조적,체질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강조한 듯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독자들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시물라르크를 갖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제서야 패스트패션에 입문했다. 워낙 옷을 거칠게 입는

통에 한철 지나고 나면,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늘어지고 구멍 뚫리고, 변색되기 일쑤다. 그런 점에서 패스트패션은

저렴한 가격에 나의 옷다루는 스타일과 상생하는 면이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 물론 저렴한 가격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꼬물거리고 있단 점을 알고 있다. 물가 추세를 거스르는 옷의 가격이라지만, 옷의 세그먼크가 다양화되면서 이마저

논의하기 어려운 실정이 아닐까 싶다. 제3국이 시장을 개방하거나 정치체제를 바꾸면서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할 기회가

생겼다. 최근에는 미얀마, 그 이전에는 베트남, 중국, 남미 등이 저렴한 인건비가 매력 요소인 국가다. 옷의 가격에 대해선

명품, 매스티지, 패스트패션의 계층화가 이뤄진 까닭에 큰 문제점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패스트패션에 대한 인식이

다각화될 때, 아마도 가격조정 혹은 마켓트렌드에 변화가 먼저 나타날 것이고 이에 따라 시장과 소비자가 조응하리라 조심히 예상

해본다. 가장 불편한 사실은 환경문제다. 인건비는 비록 착취라고는 하지만, 시장 반응에 역행하는 제도 마련이 불가능한

해당 국가 사정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논의 밖일 듯하다.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점진적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어서 패스트패션의 저가 공세도 언제가는 상향화된 균형점을 찾을 것이며, 이런 과정에서 인건비로 올리는 소득이 개발도상국에겐 중요하다.

현재 커피에도 공정무역 개념이 소비자 인식 제고에 미비한 영향이나마 미치고 있는 것도 시간이 흐르고,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브랜드와 맛만 소비자들에게 보이므로 아무리 노동 착취의 현실을 고발한다고 하여도, 미디어의 속성인, 망각 곡선을

타고 잊혀질 뿐이다. 패스트패션의 환경개선도 결국 공정무역과 비슷한 시스템 도입이 우선시되어야 가능하고, 더불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끔 보다 크고 깊은 캠페인과 계몽 의식이 필요하다. 저자의 이야기는 요즘 핫이슈인 패스트패션을 바라보는

대중의 우려감을 잘 드러내었다. 저렴하고 다양하지만 왠지 소비하면서 불안한 느낌을 잘 지적해주었다. 과소비라하여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나쁘지 않다. 이 책을 읽고, 옷감의 재활용이 원재료의 재가공이라면 얼마나 생산적일지 상상해보았다. 핸드폰의 금속 재활용처럼 옷감도 기술적으로 재가공하는 방법이 있다면 굉장할텐데라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책을 읽으며 통통 튀는 저자의 매력도 십분 느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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