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토리 170번째 책이야기>
<꿈> - 에밀 졸라
 






북스토리 (http://www.bookstory.kr)

◆ 서평단 모집기간 : 2009년 9월 9일 수요일 ~ 2009년 9월 15일 화요일
◆ 모집인원 : 10명
◆ 서평단 발표일 : 2009년 9월 16일 수요일 (북스토리 홈페이지 -> 서평마을 -> 서평단 공지사항 참조)
◆ 서평작성마감일 : 2009년9월 30일 (책수령후 평균 2주 이내)




꿈 (을유문화사) / 에밀 졸라 (저자)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가' 시리즈의 열여섯 번째 소설 <꿈>. '루공-마카르 가' 시리즈는 총 20편으로, 정통 혈통인 루공 가와 사생아 혈통인 마카르 가가 여러 대에 걸쳐 사회 여러 분야로 퍼져 나가는 양상을 그린다. <꿈>은 '앙젤리크'라는 한 고아 소녀가 경험하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위베르 부부는 보몽의 성당 문 아래에서 밤새 추위에 떨고 있던 한 아이를 발견한다. 버림 받은 앙젤리크에게는 사실 행실이 나쁜 한 여인에게서 났다는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자식이 없었던 위베르 부부는 앙젤리크를 거두어 기르기로 하고, 아이에게 사제복에 수놓는 일을 가르쳤다. 아이는 공예 기술을 능숙하게 익혀 갔다.

앙젤리크는 일요일 아침 미사를 보기 위해서만 외출했으며, 위베르틴은 아이가 나쁜 아이들과 사귈까 봐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 고요한 환경과 일상적인 노동, 규칙적인 삶, 애정 어린 보살핌 덕분에 유전으로 물려받은 거친 기질은 서서히 순화되어 갔다. 그러던 중 앙젤리크는 성당 그림 유리창 수선공인 펠리시앵을 만나는데…


◆ 참가방법
1.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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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궁금하신 점은 lovebook@bookstory.kr 메일로 주시거나 북스토리 고객 게시판을 통하여 질문해 주시면 빠르게 답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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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문학 -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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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어디가서 명함을 내밀정도로 영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할만한 인물은 못 됩니다. 그냥 재미가있네 없네를 말하며 저 배우 연기가 죽였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내 인생이 어떻더라 등등의 뒷이야기를 즐겨 하는 관객중에 하나입니다. 영화에 대한 애정 때문에 그저 영화관련 서적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반가웠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총 30편의 영화 중 제가 보았던영화의 제목이 꽤나 많이 보였습니다. 누가 쓴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전문가에 글이기에 내가 봤던 그 영화들을 전문가는 머라고 말할까? 가 궁굼했습니다. 

이 책에 제목은 영화인문학 입니다. 영화입문학이 아니라. 인문학(人文學)  입니다. 인문학(人文學)이란 무엇일까요? "인간이 처해진 조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라고 네이버는 말합니다. 그러니 이 책 <영화인문학>은 영화를 인간이 처해진 조건에 비추어 학문적으로 풀어보겠다 라는 걸까요?  

뭐 여느 책과 다를 것 없이 첫장을 열어보니 작가의소개가 나옵니다. 김영민, 김영민 작가의 직업은 철학자이자 숙명여대 교수 입니다. 92년도 부터 철학과 인문에 대한 다수의 작품을 발표 했었군요. 영화평론가도 아닌 대중문화평론가도 아닌 더구나 감독도 배우도 아닌 철학자의 눈에 비췬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철학과 영화의 만남이라니 조금 어려울 것 같아 지레 겁이 나긴 합니다. 철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속이 하애지곤 하니깐요. 

책에 등장하는 영화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총 30편 입니다. 밀양, 아주 특별한 손님, 괴물, 가족의 탄생, 달콤한 인생, 용서받지 못한자, 극장전, 가능한 변화들, 바람난 가족, 와이키키 브라더스, 고양이를 부탁해, 복수는 나의것, 거짓말, 8월의 크리스마스, 학생부군신위, 넘버3, 서편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하얀 전쟁,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기쁜 우리 젊은 날, 자녀목,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공, 이어도, 영자의전성시대, 바보들의 행진.

책은 한편 한편의 영화마다 그 영화를 만든 감독에 대한 이야기로 두 세 페이지를 할애 합니다. 이는 감독의 작품을 이해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른이들에게는 몰라도 저에게 조금 흥미로웠던 사실은들 이창동 감독의 전직이 국어교사 였다는 사실과 괴물의 봉준호와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그리고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감독등이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이라는 것 입니다. 그냥 mbc아카데미나 이런게 생각나서 말 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사실은 문제작만 만들어 내는 문제감독인 장선우 감독이  서울대 출신 이라는 것 입니다. 머 본인이 너무 학벌지상주의자 같아 보이긴 하지만 놀랐던게 사실 입니다. 

책을 읽으며 본 영화와 보지 않은 영화로 나누어 본영화를 먼저 읽었습니다. 그래야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아서 말입니다. 꽤나 많은 영화를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나눠놓고 보니 딱 15편의 영화를 보았고 또 15편의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철학자이자 교수인 저자 김영민은 밀양에서는 도둑맞은 용서를 또 다소 어렵긴 했지만 괴물을 통해서는 인간의 무늬와 진리를, 가족의 탄생에서는 버릇과 습관으로 맺어진 새로운 가족의 탄생에 대해, 달콤한 인생에서는 원인과 결과에 대해 세속적을 빚대어 풀어 나갑니다. 또한 바람난 가족에서는 창의적 불화에 대해,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희망과 진보에 대해 또 8월에 크리스마스에서는 시간과 무지가 인간에게 미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무슨 모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운데 재밌네요. 드디어 문제작인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대한 페이지 까지 도달 했습니다. 사실 이영화는 개봉 할 무렵 친구가 너무 보고 싶다(정말임;;) 하기에 극장엘 가서 봤습니다. 중간쯤 보고 나오긴 했습니다만... 영화의 내용을 아실라나 모르겠지만 정말 간단하게 간략하자면 채팅으로 만난 남녀가 섹스를 즐기를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즐김이 너무나 원초적이라 차마 끝까지 관람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관객들을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토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커다란 스크린에 남자 주인공의 성기를 등장시켜 좌중을 술렁이게 만들기까지 했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했던 거짓말을 무어라 평할지 궁굼했습니다.

<거짓말>이 주는 어지러움은 일차적으로 이 당대적 권력과 그 분별심에 퍼붓는 모욕적 퍼포먼스의 효과다. 숱한 이론이 주워섬기듯이 문화가 일종의 신경증적 미봉의 상태를 가리킨다면, <거짓말>의 어지러움은 상징적으로 통합된 그 문화적 신경증이 일거에 부서지면서 정신병적 실재가 어른어른 드러난다는 데 있다. -P152-

저자는 장선우의 거짓말에 자연스러움이라는 설명을 합니다. 다른 자연스러움 혹은 더 깊은 자연스러움, 역시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장선우의 거짓말은 역겹지만 그런사람이 없다라고 차마 말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 이기도 했습니다. 

<거짓말>은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 관객을 한편 끌어당기고 한편 내몰면서 더불어 만들어낸 한 판의 굿 같다 -p157-  

가욋사람, 모짝, 나우, 맨망스럽다 별미쩍다 이런단어를 단번에 보고 아신다면 당신은 언어 천재. 사실 이 책은 어려운 내용만큼이나 어려운 단어들이 너무 많이 등장합니다.  은근슬쩍 속으로 "왜 이렇게 어려운 단어가 많아?" 라면 원망 했었는데, 책의 끄트머리에 작가가 친절하게도 어려운 단어들의 해설을 첨부 해 놓았더군요. 그리고 책을 다 읽을 무렵 작가가 일부러 이랬다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 글이 어렵다고 불평하신 몇몇 독자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이후에도 가급적 어려운 글들을 골라서 보시기 바랍니다. 죽을 즐기는 것은 병자이지만, 밥을 잘 씹어 죽으로 만들어 먹는 것은 건강법이기도 하답니다. -P311- 

작품의 미장센이 어땠느니, 연출이 어땠느니 스토리가 빈약하냐느니 이런 비평은 이 책에 없습니다. 다만 작품의 주인공들이 그곳에서 살며 느끼듯이 우리도 그들이 느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인간과 삶에 대해 이야기 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이 책은 어렵지만 흥미롭게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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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팅 페이스 요가
다카츠 후미코 지음, 구계원 옮김 / 열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젊고 싱싱한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볼품없이 늙어버린 왕년의 여배우 칭, 젊어지는 만두를 파는 가게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아간다. 음산하고 의심스러운 분위기와는 달리 회춘의 만두는 사실 이었다. 만두를 먹은 그녀의 얼굴은 점점 탄력과 생기를 되찾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만두의 재료가 낙태한 태아 라는 어마어마한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욕심은 죄책감을 덮어 버리고, 진실을 안 후에도 만두의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2004년 발표한 영화 <쓰리몬스터>의 세가지 이야기 중 두번째 이야기 <만두>이다. 인간의 양심은 물론 도덕과 윤리를 외면하면서까지 그녀는 끝끝내 거부하고 싶었던거다 늙어가는 자신을. 그리고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살짝 이해가 되는건 나도 하루하루 변해가는 외모가 두렵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인간의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해 인간 스스로 나이듦을 거부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성형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방법으로 젊음을 연장 시켜 나갈 수 밖에 없다.

 

요가 책 하나 소개 하려는데 서두가 너무 무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무거움이 우리가 가지는 젊음에 대한 시선이며 욕망인것은 사실이다. 일본인 뷰티 카운셀러 다카츠 후미코가 발표한 <리프팅 페이스 요가>라는 책이 다른 건강/운동 서적 보다 더욱더 반가웠던 이유는 몸매는 운동으로 꾸준히 가꾼다 해도 얼굴만큼은 성형이 아니면 방도가 없다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은 뒷모습만 보곤 나이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점점 세대의 벽이 허물어 지고 있는 스타일 연출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중년층 그녀들의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관리 덕분이다. 탄탄한 힙과 슬림한 그녀들의 몸은 20대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 아줌마구나, 역시 운동 아무리 해도 얼굴은 어쩔 수가 없어' 라는 중얼거림을 한두번 해본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굴도 운동으로 얼마든지 젊어질 수 있다는 이 책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뷰티카운셀러 다카츠 후미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sbs스타킹> 이라는 방송을 통해서다. 그런데 정말 신기했던 것은 그녀의 페이스 요가가 출연진의 선명했던 얼굴 주름을 흐릿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페이스 요가는 얼굴에도 얼굴의 표정을 움직이는 표정근이 있어, 매일 매일 피부의 탄력과 윤기를 유지할 수 있는 표정 운동을 하면 탄력과 동안의 얼굴피부를 유지 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하긴 그것도 일리가 있는 것이, 사람이 나이가 들면 본인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된다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실제로 웃는 얼굴상이 있는가 하면 오만상을 쓰고 있는 얼굴상도 있다. 이는 평소에 본인이 자주 짓는 표정이 만들어 낸 얼굴 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봤을때 그녀의 페이스 요가는 상당히 과학적이며, 구미가 당기는 운동임에 틀림 없었다.

 

우리의 이 작은 얼굴에는 무려 57종류의 표정근이 있다고 한다. 이 57가지의 표정근의 움직임을 요가와 함께 접목시킨 것이 바로 <리프팅 페이스 요가>이다. 책에서는 이 같은 방법을 20단계에 걸쳐 나눠 설명해 놓았으며, 팔자주름, 목주름, 쳐진눈, 주름진 이마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주름 이외에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생기있는 피부톤을 찾을 수 있도록 신진대사 운동도 소개해 주고 있다. 거기에 피부에 좋아지는 음식등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고 있어 정말 매력만점인 책 이다. 비디오가 아닌 책으로 제대로 따라 할 수 있을까 염려 할 필요도 없다. 책은 그녀의 시범 사진들을 통해 따라하기에도 전혀 어려움이 없게 잘 만들어 놓았다.

 

한창 다이어트 방법으로 유행하던 요가 비디오, 헬스클럽, 댄스학원, 복싱 등이 그렇듯 결국 이를 완성 시키는 것은 본인이 몫이다.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을지는 장담 못하겠지만 오늘부터 한번 열심히 달려 볼까 한다. 뒷태만 처녀인 아줌마가 아닌 360도를 돌려 보아도 탱탱한 나의 10년 후를 위해서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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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셀러
아우구스토 쿠리 지음, 박원복 옮김 / 시작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기억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이라면 누구나 매일 꿈을 꿀 것이다. 실제 일어나줬으면 하는 달콤한 꿈을 꾸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가끔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끔찍한 꿈을 꾸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꿈은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에 행복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불행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새로운 꿈이 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 이런 질문 한번 못 받은 사람이 있을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인류가 존재 하는 한 끊임없이 던지고 받을 질문이 있다면 바로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꿈은 계획 하고 있는 포부와 이상 혹은 희망을 의미한다.



전자의 꿈과 후자의 꿈은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낱말인 다의어 이다. 이 다의어의 오해로 인해 나는 한 권의 책과 만나게 되었다. 나의 오해는 <드림셀러> 라는 제목에서 시작되었다. 꿈을 파는 사람? 이거 환타지 일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드림을 왜 그 드림이 아닌 다른 드림으로 받아들인 것일까?



우리민족만 그러한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오래 전부터 믿거나 말거나의 심정으로 꿈을 사고 팔아왔다. 실제로 다른 이의 태몽을 꾸어 주는가 하면, 어마어마한 구렁이나 돼지 꿈을 꿨다는 이에게 꿈을 사고자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나의 터무니 없는 상상력 때문이었을까? 나는 <드림셀러> 라는 책 제목을 보곤 ‘그래 꿈을 파는 사람이구나’ 라며 그 꿈은 수면상태에서 이뤄지는 그 꿈일 것이라고 제멋대로 상상해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내게 온 책은 형식도 내용도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영~ 딴판이었다. 약간의 실망이 스물 스물 올라오기 시작하던 무렵. 소설 초반부터 등장한 한 사내의 자살소동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 시켰고 마치 비온뒤의 선명해진 하늘처럼 실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금요일 오후 다섯 시 고층빌딩 옥상의 한 사내가 생을 마감하기 위해 건물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경찰도 심리학자도 그의 마음을 돌려놓기는 역부족 인 듯 하다. 그때 자신을 꿈을 파는 사람이라 말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허름한 옷차림의 그는 사람들 사이를 조용히 뚫고 자살을 하려는 사내 에게 다가 간다. 그는 지켜보는 주위의 긴장감은 자기 것이 아니라는 듯 편안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그곳에서 휘파람을 불기 시작한다. 그리곤 자살하려는 사내에게 그에 자살소동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교만한 것인지를 이야기 한다. 그로 인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된 사내는 자살 시도를 멈추고 허름한 옷차림의 그를 따라 꿈을 파는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여기서 의아한 사실은 자살하려던 자의 직업이 대학교수라는 것이다. 존경 받는 지식인인 그의 자살소동은 한편으로는 사치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학교수라는 위엄과는 달리 그 또한 외로움과 고독을 가진 나약한 인간이기는 마찬가지 이다. 이는 사회적 위치의 높고 낮음과는 상관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궁극적으로 가져야 할 삶의 물음이 같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한 드림셀러를 따르는 무리들의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이들의 무리에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다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꿈을 파는 사람은 어느덧 꿈을 파는 사람들이라는 무리가 되어 있었다. 꿈을 파는 사람은 알코올중독자, 소매치기, 영적 지도자,

신경강박증 환자, 거식증이 걸린 톱모델 등의 다양한 제자들과 함께 부조리와 부도덕 이기와 무지가 판치는 세상 곳곳을 다니며

연설을 하기 시작 한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꿈을 파는 사람들의 이 같은 행동은 각종 매체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

이른다.



당연하지만 모두들 들으려 하지 않고 보려 하지 않았던 진리에 대해 드림셀러는 깨우침을 전해 준다. 더욱이 흥미로웠던 것은 그가 다니던 모든 곳에서의 연설은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한번은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 였다는 것이다. 자살, 다이어트, 정체성, 폭력성, 양심, 어느 것 하나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에게 꿈을 파는 사람은 자아를 들여다보지 않으며 자기 자신과 사회와 단절 하려던 그들에게 인생의 마침표 대신 쉼표를 권유한다. 그리고 독자인 나에게 까지도 말이다.



이게 말이 되나? 꿈을 파는 사람이라는 그의 말은 분명 일리가 있지만, 갑자기 등장해 여러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를 따르게 하다니? 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작가는 등장인물인 대학교수의 입을 빌어 ‘도대체 꿈을 파는 자라는 저자를 따라 다니는 게 잘 한 짓일까?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는 건가?’ 라는 말을 한다. 이는 읽는 이로 하여금 그러한 혼란은 제자인 그가 스승인 꿈을 파는 사람을 온전히 믿기 까지의 단계적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며, 그를 그대로 독자들에게 이입시켰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듯 해 심리학자 출신의 저자의 심리적 치밀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예지몽이나 악몽, 흉몽, 길몽을 파는 사람에 대한 일종의 환타지적 이야기 일 것이라 생각 했던 나는 뜻밖에 만난 색다른 꿈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꿈과 꿈의 깊숙한 뜻이 같은 뜻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현실 속에서 갈망하던 이상들이 수면상태에 꿈속에서 이루어 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지 않은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꿈속에서 그리고 꿈보다 더 꿈 같은 현실 속에서 <드림셀러>가 우리에게 그러하기를 권유하듯 우리 스스로 아주 사소한 행복과 희망을 향해 손을 내민 다면 어떠한 꿈속에 있든 우리는 진정한 희망과 행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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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 목욕탕 2
김경일 글.그림 / 함께읽는책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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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음식을 남긴 채 식사를 마친 나에게, “너 나중에 지옥가면 니가 남긴 음식 다 먹어야 된다, 그래서 음식 남기는거 아니래” 라고 했던 알수없는 그 누군가의 음성이 이따금씩 나의 주위를 맴돌 때가 있다. 그 이따금의 환청은 출퇴근 지하철에서 “불신지옥!!!”을 외치시는 아주머니나 아저씨를 만났을 때나 혹은 TV나 영화에서 가볍게든 무겁게든 영혼과 지옥등의 이야기를 다룰 때 나타나 곤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심오하고 철학적이나,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이 있을까? 란 의문이 들 정도로 그에 대한 해답은 존재하나 스스로 인정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사실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달려 간다. 인간의 허울에 행보는 이토록 허무하기 이를데 없다. 허무하기 때문에 인간들은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비하인드 스토리’ 를. 사람은 죽으면 귀신이 된다. 천국에 간다. 지옥에 간다. 혹은 환생한다. 등등의 사후세계를 말이다.



내가 만난 <괴기 목욕탕> 이라는 만화는 아마 사후세계에 대한 궁굼증에서 시작된 만화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물과 마물보다 더 마물 같은 인간들이 다 벗고 만났다.



지옥에서 고위관리직을 맡았던 헬름은 지옥생활에 회의를 느껴 그의 가족들과 함께 인간들의 세상으로 내려와 목욕탕을 차리게 된다. 이름인즉 <괴기 목욕탕>, 왜 하필 목욕탕이었을까? 책에서 보여지는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목욕탕이라는 공간적인 장치는 인간, 마물 할 것 없이 발가벗고 있다는데 의미를 둔다. 누구에게나 발가벗었다는 것은 그들의 높고 낮음을 알 수 없게 한다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발가벗은 그들에겐 그들이 소유한 명품옷, 외제차가 보이지 않고, 허름한 옷, 보잘것 없는 직장 또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 세상에 빛을 본 아기들의 모습과 같다. 무엇이든 할수있고 누구든 될 수 있는 하얀 도화지의 원초적 평등 그 자체 말이다.



<괴기 목욕탕>의 사물함은 지옥과 인간세계를 연결하는 문이다. 그곳은 지옥에 간 인간들의 탈출감행 입구 이기도 하고, 지옥에서 포상을 받아 인간세계로 휴식을 온 마물들의 출입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인간세계에서 일하는 목욕탕 식구들에게 세금을 받으러 내려오는 마물관리의 출입문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지옥관리에게 바치는 세금이 인육이나 인간의 피가 아닌 인간들이 사용하는 돈이라는 것이다. 나는 많이 의아했다. 그들에게 돈이 무슨 소용있을까? 하지만 작가는 헬가에게 상납받은 돈을 받아 한뭉치를 덥썩 먹어 버리는 마물관리의 입을 통해 멋지게 인간세상을 풍자를 한다.



“이게 말로만 듣던 높은 분들만 맛보는 인간들의 돈인가? 크흐흐 느껴진다. 느껴져… 인간들의 희로애락이 섞인 이 혼탁한 맛! 흐음 꿀맛이야! 길고 더러운 여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 온 거군,,, 이건 정말 뭐랄까 지옥보다 더욱 지옥스런 맛이야.. –P 79-



개인의 이익을 위한 무한한 이기주의, 탐욕에 눈먼 자들의 어리석은 죄, 가진자들의 끝없는 욕망, 쉴틈없는 노동속에서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향한 원망, 인간 그들의 마음은 어느새 지옥 그 자체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헬가 가족들은 이런 인간들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며, 지옥세상과 인간세상을 연결하는 목욕탕처럼 어느 한쪽에도 설 수 없는 존재들이 되어버린다. 인상세상을 파멸 하려는 마물들의 움직임을 감지한 그들은 과연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오랜만에 만난 신선한 소재를 재료로 한 <괴기 목욕탕>은 신선했으나 미흡함이 없지 않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주었다. 작가의 직설화법은 가끔 유치함을 느끼게 하며, 청소년용이라 하기엔 19금의 내용이 너무 많고, 성인용이라 하기엔 스토리의 파고듬이 부족한 느낌을 떨치기가 힘들다. 하지만 작가의 다음작이 궁굼해 지는 것 만큼은 사실이니 <괴기 목욕탕>에 흡입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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