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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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에 마무리까지 도달한 지금 어느책을 대했을 때 보다 더 무겁고 멍하다.
 

1. 이야기 하나

신호를 기다리는 한남자의 차안 그 한남자의 실명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명이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우리는 눈이 멀어버린다는 것에 대해 상상해

본적이 있을까? 세상이 모조리 까만 암흑으로 변할 것이다. 상상에 의하면

그렇다. 하지만 책 속에 실명은 암흑이 아니다. 새하얀 우유빛의 빛만이 그들을

맞이한다.

 

첫번째 눈이 먼 남자를 시작으로 첫번째 눈이 먼 남자가 찾아간 안과의사, 안과에 진료를 받으로 왔던 환자들인 색안경을 쓴여자, 어린아이, 안대를 한 노인과 첫번째로 눈이 멀었던 남자의 아내가 모두 백색의암흑인 실명상태에 빠지게 되며,

이를 전염병으로 진단한 국가는 이들은 격리조치 시키고. 남편과 동행하기 위해

안과의사의 아내는 백색의 질병에 감염이 된 사람인척 하며 그곳에서 눈먼자들인

남편과 사람들을 돌본다 

 

수용소 안은 눈먼사람들로 가득차 있고 오직 한사람 의사의 아내만이 볼수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곳은 수용자들을 지키는 군인과 그들 뿐이다.

 

2. 두개의 시선

여기서 우리는 눈먼자들을 향한 두가지의 시선을 볼 수 있다.

그저 명령에 대한 복종인 일적인 관계로 눈먼자들을 대하는 군인들과 눈먼자들의 편에 서서 기독교적인 인도의 손길을 내민 그들가운데 볼수있는 단 한사람인 의사의 아내 어쩌면 이들의 인물구조는 인간의 두가자의 본성을 나타내려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참이상하다. 그들이 격리된 것은 보호차원이었을 것인데, 그안을 들여다 보면 군인들은 그들을 마치 인간만도 못한 어떤 또하나의 새로운 것으로 대하며 그들의 인간적인 존엄성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그들을 대한다.  영화 '괴물'에서의 괴물과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던 사람인 송강호를 격리시키며 마치 자신보다 한참이나 아래의 있는 인간인냥 그를 대한 것처럼 말이다. 이는 인간이 계급에 의해 자신의 지휘를 남용할수 있는가를 보여주며 인간의 이면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을 욕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내가 그 군인이었다면 나는 어떠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나 또한 다른사람과 다를것이 없었지 않았을까

 

3. 이야기 둘

눈먼자들간의 대립

수용소 안은 눈먼자들간의 대립으로 곧 작은 사회를 구성한다. 

수용소밖으로는 군인들에 의해 수용소 안에서는 총을 가진 한무리에 의해 그들은 지배당한다. 그래 지배당한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그들은 총을 가진 한무리에 의해 엄청난 수치심과 모욕을 감당해내야지만 식량을 배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4.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인간이란

보이지 않는 눈으로 인해 배설물조차 해결하지 못해 온통 구정물 투성이가 된 그곳 

성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도덕과 윤리를 잊어버린지 오래인 인간같지않은 인간들의 행동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식욕, 먹고 살기위해 그들은 더욱 잔인해지고 타락한다.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행해진 그들의 행동은 볼수있는 단한사람인 의사아내의 눈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타인의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의 행동이 얼마나 원초적이고 추악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이책을 읽게 된 시기가 얼마전 일어난 멕시코인플루엔자와 겹치면서 나의 두려움은 두배가 되었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이러한 원인을 알수없는 질병이 우리에게 실제 일어나고 있다.

인간에게 눈이먼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가? 나는 얼마나 축복받은사람인가?

나는 그동안 내가 선택할수 없었던 나의 부모와 나의 환경을 얼마나 원망했던가? 이렇게 사지가 멀쩡한데 말이다. 나는 단지 그것만으로도

나를 창조한 조물주에 엄청난 감사를 드리며 살아야 마땅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라 더욱 궁굼했고, 영화로 개봉되었기에 더욱 궁굼했던 '눈먼자들의도시' 결코 적지않은 분량과 문단의 구분없이 호흡없이 줄기차게 써내려간 작가의 편집의도에 화가나기는 했지만 ... 모든것을 잃었을땐 추악한 본성을 들어내야만 하는 인간인 나의 발가벗은 모습을 보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나의 미숙한 표현으로 이 감정을 모두 말하기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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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랜 - 세계사를 지배해 온 슈퍼파워의 숨겨진 계획
짐 마스 지음, 전미영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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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접하기 전부터 나는 세상은 그저 그들만을 위해 존재하고 그들에 의해 변화하고 개혁되며 진보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저 그렇게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눈뜨고도 못본척 열린 귀로도 못들은척 내 삶의 지탱을 위해 나만의 길만을 일방통행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는 흐릿하기만 했던 모든 것이 더욱더 선명해 졌고, 이  전에 내가 가졌던 이 사회에 불신은 빙산에 일각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다. 세상은 내가 의심했던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어쩌면 태초부터 일지 모르는 방대한 양의 비밀을 가지고 감추려 애를 쓰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비밀일수록 더욱더 숨기고 싶은 심리와 별것 아닌 것일지라도 숨기고자 한다면 기필코 발켜내고 픈 것이 인간의 심리가 아닐까? 또한 이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욕구가 아닐까? 이 책은 숨기고자 하는 자들을 한껏 비웃어주며 우리에게 알권리를 제공해 준다. 책에 내용은 상상했던 것보다 몇배 더 놀라웠다.

 

현대를 지배하는 비밀 조직의 계보

삼각위원회, CFR, 빌더버그의 존재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비밀 조직의 회원들이 세계의 대기업과 은행에 막대한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P169-

이들은 자원, 에너지, 운송, 통신, 엔터테인먼트, 선거와 정책 등 현대 생활의 모든근간을 지배하고 있다.

 

비밀 조직의 손이 뻣었을지는 모르나 현 우리나라 또한 알게 모르게 모든것이 음모화 되어 가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고 심지어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해야 할 언론을 믿지 못하게 된지도 오래다.

고장자연사건, 얼마전 4월1일 발생했던 전주굉음 사건, 인터넷의 표현의자유를 억압당한 미네르바 사건 등 국가가 무엇하나 시원하게

설명한 것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아다시피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911테러 사건, 외계인 은폐설, 납치설, 기후조작설 등

심지어는 전쟁까지도 국가와 막대한 권력의 비밀조직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음모의 지문

전쟁은 사기다. 전쟁은 주로 돈 문제다. 은행들이 외국에 자금을 빌려준 뒤 그것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 대통령이 그 돈을 받아내기 위해

함대를 보낸다.-P174-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고대 미스터리 부분이다.

최소 36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실물 크기의 크리스털 두개골들이 남미에서 발견되었다. 대영박물관 실험실에 따르면 이 두개골들을 만들 때 엔진이 달린 절삭기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P565-

 

기원전 100년경에 만들어진 일종의 컴퓨터로 보이는 장치가 그리스 크레타섬 근처 안티키테라섬에서 1900년에 발견되었다.-P565-

 

나에게 미스터리에 대한 흥미정도는 음모와 비밀보다 한단계 위이다.

약 6000년 이상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메르 문명의 유적발굴로 성경의 허구설이 증폭되고 있다. 수메르문헌과 성경의 창세기

의 내용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메르 인들은 천체에 관해 놀라울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현재 우리가 1781년에야 발견할수 있었던 천왕성과 각각 1846년

1930년에 발견되었던 해왕성과 명왕성을 정확히 묘사하고 도표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 세 천체는 망원경 없이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 수메르 문헌에 따르면 40억년 전 지구가 아닌 다른행성에 사람의 출현으로 (지금으로 치자면 외계인이다) 인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한 가설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이 방대한 양의 내용을 정리했을 저자의 끈기에 한번 놀랬고, 본인의 무지함에 사실 한번 더 놀랐다.

이 대단한 양의 음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내용에 관한 지식이 조금 더 필요 할 것 같다. 또한 그림설명까지 곁들였더라면 이해를

하는데 조금 더 쉽게 접근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

 

미스터리, 음모, 비밀에 대해 궁굼함을 풀고자 한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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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살림Biz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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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더 시크릿!!!!

오프라쇼에 등장했던 감탄과 탄복의 소문이 무성했던 바로 그 책이다.

 

이 세상 어느 누가 부와 성공의 비밀을 거부 할수 있겠는가?

나 또한 어디 그 성공의 비밀을 나도 좀!! 이라는 마음으로 책을 구입했다.

그전에 이 책에 대한 리뷰를 검사했더라면 혹은 서점에서 단 몇줄이라도 읽었더라면 나는 절대로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비밀은 여지껏  여러가지 자기계발서에서 같은 방식으로 다뤄왔던 "긍정의 힘" 이다.

이 책의 다른점은 이 긍정의 힘을 종교화 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이 책의 긍정의 힘은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다른옷을 입고 있다.

여기서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당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과물은 당신 스스로 끌어당겨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이는 나는 왜이렇게 돈이 없지? 라던가, 나는 뚱뚱해, 나는 운이 없어 등등의 말들이 우주에 전달해

돈이 없고, 뚱뚱하고, 운이 없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나는 이뻐, 나는 재력가가 될꺼야, 나는 언제나 행운이 따르지!! 라는 말들 또한 우주에 전달해

이쁘고 돈이 많고 언제나 행운이 가득한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거야 말고 긍정의 힘이 아니면 무어란 말인가 ....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내용을 위에서 언급했듯이

종교적으로 반응한다.

 

비밀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구하라, 믿어라, 받아라 이다.

일단 우주의 기운이 미치도록 본인이 가지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곤 그것을 마치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

그러면 이루어진다 . 이다.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당신 스스로 안될꺼같아 이루어지지 않을꺼같아 라는 생각을 더 크게 하고 있었기때문이란다 책에서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말만 한다 진짜다 ㅡㅡ

적어도 이 책속의 세계에서는 "이 책 뭐 이러냐" 라고 말한다면 감동과 비밀을 발견해 내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버리는거다.

 

하지만 똑같은 음악, 책, 영화 에서 얻어지는 반응이 모든 사람이 같지 않듯이 이 책에 이런 끌어당김의 법칙을 강력히 믿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본인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시간이 아깝다거나 보기 싫다거나만 했던 것은 아니다.

정말 끌어당김의 법칙이 있는 것일까? 손해볼일 없는데 나도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니까

어느정도 비밀에 다가간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좋았던 것은 단 한가지 였다. 바로 자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라는 이야기 이다.

당신 인생의 주인공은 당신이며 운명의 애꿎은 장난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다 오직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 당신이 만들고자 한

당신이 만들어 낸 인생만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맹목적인 책의 내용은 조금은 아니 사실 많이 황당했지만 그래 내 인생은 내가 만드는 거자나!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나쁠거 없자나 !! 라며 스스로를 다시 다져볼 기회가 되었던 거 같다.

 

본문중에

신이 당신 인생의 사명과 목적을 기록한 칠판 같은 건 하늘에 없다.

당신의 목적은 당신이 정하는 것이다. 당신의 사명은 당신이 스스로 제시하는 것이다. 당신 인생은 당신이

창조하는 대로 펼쳐질 테고, 누구도 그것을 심판할 수 없다. 지금도,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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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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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따뜻했다.  이 책과의 만남과 그의 후기는 정말로 따뜻했다.

 

듣기만 해도 힘이 솟을 것 같은 책 제목과 내가 좋아하는 파스톤 색상의 일러스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겉표지만으로도

이 책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쳤었다.

 

책은 공지영 작가의 딸 위녕이 고3이 되던해에 작가가 딸에게 썼던 편지를 엮은 산문집이다.

한편의 편지마다 작가가 직접 읽은 책이야기를 들려주며 책을 통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고 있다.

 

남자친구와 심하게 말다툼을 하고 마치 꼭 해주어야 하는 멘트처럼 "우리 진지하게 다시 생각하자"라는 무책임한 말을 토해냈다.

폭발할듯한 감정에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하늘과 같았다. 그날 밤 공지영의 [네가 어떤.....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읽기 위해

읽고 있던 시크릿을 단숨에 훑터 버리고선 이 책을  눈앞에 가져왔다. 어서 날 응원해줘 와 같은 심정이었을까

작가는 내가 남자친구와 싸웠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인가?

책의 순서는 "잘 헤어질 남자를 만나라" "그게 사랑인 줄 알았던 거야" 순으로 시작했다.

작가는 위녕!!!하며 딸의 이름을 불러 이야기를 하지만 난 그 위녕!! 이란 이름에 내 이름을 집어 넣었다. 물론 작가도 그것을

바랬던 거겠지?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내 삶을 사는 것. 그건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남에게 살도록

요구하는 것. 그것이 이기적인 것입니다. 이기심은 남들이 나의 취향, 나의 자존심, 나의 이득, 나의 기쁨에 맞추어 살도록

요구하는 데 있습니다. (35p)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마음이 평온해 졌다. 우리가 싸웠던 이유도 너는 왜이래?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 이렇게 좀 하면안되니?

너의 안녕을 위해서가 아닌 나의 이기심 때문에 너를 나에게 맞추려 했던 추함.

내일 일어나면 화해를 해야겠다. 생각했지만 역시 인간은 신이 아닌가 보다 ㅡㅡ 전날 저녁 그렇게 감명을 받았던 나는 

어디있었던 걸까? 문자 한통 오지않는 핸드폰을 보고선 "쳇 문자한통 없다 이거지" 라는 생각을 하곤 나또한 아무런 연락도

취하려 하지 않았으니까. 오후 4시쯤이 되었나? 그에게 문자가 왔다. "화해할까" 단 네 글자!! 나도 답장을 보냈다 "응"

그렇게 우린 화해했다. 그는 멋진놈이고 나보다 훨씬 어른이었다.  어쩌면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 응원 하는 것이 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딸을 향한 작가의 응원은 끊임없었으며 누구보다 솔직했고 어른스러웠다.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 라는 마지막 편지는 나에게 더 없는 용기를 주었다.

 

신이 처음 세상을 지어 내고 우리를 지어 낼때 우리에게 하나씩 짝을 지워 준 천사가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수호천사'라고

부른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천사가 있다는 것도 솔직히 놀라운데, 풀잎 하나에까지 천사가 있어서 날마다 속삭인다는 말(242p)

 

마지막까지 너무 아름다운 이 책은 미움,불만,싫증,두려움 온갖 쓰레기들로 체해있는 내 마음과 영혼에게 쉬는시간을 허락해

주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어쩌면 평생 이 책은 나에게 휴식이 되어줄 것 같다.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두려운 당신에게 보내는 응원메세지 당신도 받아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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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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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책을 펼치기전까지 그녀의 이름은 그저 여느 소설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책의 주인공 이름일 뿐이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그녀는 단순한 소설속의 주인공이 아니었고, 작가인 공지영만의 사람이 아닌 나의 언니이고 나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제 난  그녀의 가여운 삶을 침대에 누워 책장을 넘기며 짬짬이 내가 원할 때마다 훔쳐 본 그런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녀의 가여운 삶을 넋놓고 구경만한 그런 나쁜사람이 되어버린 터라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 시키기가 어렵다.

 

1960년 무렵 우리네 한국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살았던 걸까? 작가와 20여년 가까운 나이텀이 있는 나는 tv문학관에서나 볼법한

이 이야기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분명 오래도록 존재했으나 계급으로 자리매김 하지 못한 과도적인 계급 식모 라는 것이

집마다 존재 했었다는 사실 자체가 참 생소하다. 주종관계가 확실했던 노예나 머슴시절이 아닌 혹은 요즘과 같은 파출부가 아닌 식모라는 단어. 가족도 남도 아닌 그런 관계. 그렇다 봉순이 언니는 아현동 언저리의 중산층 가정의 식모였다. 또한 책속의 나인 짱아의 보모이자 친구이자 언니이자 첫사람, 첫세계였다.

 

봉순이 언니는 원래가 주인집 식모였다. 짱아네 집이 냉천동에서 아현동으로 이사올 때 그 집에서 도망쳐 짱아네를 따라왔던

것이다. 얼굴도 몸매도 이쁘지 않은 그녀는 둔하디 둔한 어쩌면 미련한 19살 소녀이다. 그녀는 고아이며, 19살 그 이전부터 식모였다. 어쩌면 태어날때부터 이 모든것이 낙인처럼 정해져 있었을지도 몰랐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게 이런종류의 한없이 

안쓰러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분명 존재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짱아의 아버지의 귀국으로 짱아네는 셋방살이에서 넓은 마당을 가진 집으로 이사를 하며, 점점 집의 규모가

커질수록  봉순이 언니를 대하던 가족들의 태도 또한 서서히 변해 간다.

 

이 책에서 짱아네를 60년대 한국의 중산층이라 말하지만 그다지 부유하고 넉넉하지 못했던 본인은 이것이 정말 중산층인가? 싶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책중반쯤 그때 당시만해도 귀하디 귀했던 케익을 먹으며 분홍색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주인집 딸

5살 짱아와 허름한 옷차림에 셋방살이 꼬마아이들의 구조적인 대립은 어른들의 사회못지 않게 치열했다. 셋방 꼬마아이들과의

술래잡기 놀이에서 온종일 술래만  해야했던 짱아는 그런 부당한 대우 속에서도 친구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단지 주인집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인또한 전혀 가엽지가 않았다. 셋방살이의 어린시절을 보낸 나 또한 주인집 딸이란 이유없이 질시해야 했던 대상이었으니까. 나름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낸 공지영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10대를 어두운 외딴방에서 보냈던 비슷한 또래의

신경숙 작가가 생각난건 왜일까?

 

봉순이 언니는 5살 짱아와 같은 방을 썼으며, 짱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생각이 들면 요아래 세탁소집 총각을 만나러 몰래 나가곤

했다. 그녀에게 세탁소집 총각은 첫 남자였으며 잘못 꿰어진 첫 단추와 같았다. 그 후로도 병으로 죽은 첫 남편, 떠돌이 목수

개장수 까지... 잘못 꿰어진 첫단추 때문에 마치 마지막 단추가 혼란을 겪어야 했던 것처럼 그녀의 남자들은  그녀가 간절히

소망했을지 모르는 가정에 대한 희망을 무참히 짓이겨 내동댕이 쳐 버렸다.

 

그녀는 짱아네 식구의 가족이 되길 무언으로 희망했으며, 그녀를 거쳐간 어렷 남자들이 그녀의 울타리가 되어주기를 희망했던

거였으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10년 전쯤 우리집 빌라 아랫층에 4살배기 꼬마 아이와 이혼한 그 아이의 아빠가 살았다. 엄마 없이 자라게 된 뽀얀 피부의 천사같은 꼬마아이는 우리 세자매의 동정과 아낌속에 가까이 지냈고, 아랫집이 우리집에서 한시간 거리쯤으로 이사를 간 후에도 계속 왕래를 해왔었다. 어느날 그 아이의 아빠는 아이를 우리집에서 하루정도 보살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는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날 아빠와 떨어지게 된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기 위한 내가 아는 모든 동요를 총동원해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일주일에 한번은 우리집에서 꼭 자야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더 시간이 지나 일주일에 한번이 두번이 되어가던 무렵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를 위해 일주일에 5일을 우리집에서 지내며 유치원에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 도가 지나쳤다. 싶었고

아이의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하며 아이와의 관계까지 자동으로 정리가 되어버렸다. 보고싶은 마음 또한 컸지만 거기까지였다.

더는 연락을 해선 안될 것 같았다.

얘기가 길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봉순이 언니를 끝까지 보듬어 주지 못한 짱아네 가족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불연듯 생각난

나의 과거 경험으로 인해 이해할수밖에 없게 되었다.  

 

공지영 작가의 "나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응원할 것이다"의 책 구절이 생각난다.

[그녀도 잘못은 있었다.]

 

그래 그녀도 잘못은 있었다

그녀는 고아였으며, 어려운 시대에 태어났으며, 남자를 대할 때 조금 더 똑똑하지 못했으며

조금더 악착같지 못했으며, 그녀는 너무 미련하리만큼 착했다.

그래 그녀도 잘못은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가슴이 묵직한 것은 어쩔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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