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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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작가 페터 빅셀은 나에겐 참 생소한 작가이다. 1935년생이라는데 그러면 우리나라 나이로 대체 몇살인고, 1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그는 이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 스위스 문학상, 요한 페터 헤벨 문학상, 고트프리트 켈러 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그의 작품이 스위스의 모든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스위스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이다. 그런 그의 글이 궁굼하다. 무엇이 그를 존경 받게 했을까?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슈바이처 일루스트리어테>라는 스위스 유력 주간지에 실렸던 칼럼들을 모아 만든 그의 산문집이다. 짧은 이야기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그의 글들은 어쩌면 정말 마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롭다. 길지 않은 그의 이야기들은 강한 교훈을 남겨 준다거나 미치도록 흥미진진 하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의 글들을 읽고나면 한동안 마법에 걸린 것처럼 멍하니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기다림을 기다리며
기다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기다리기를 싫어 하면서도 우리는 왜 그렇게 열심히 기다릴까? 스물한 밤만 더 자면 오는 생일 기다리기, 크리스마스 기다리기 학교 입학 기다리기, 스무살이 되기를 기다리기 그리고 또 기다리기. -P15- 

우리는 항상 매번 무언가를 기다린다. 심지어 우리집 개인 별님이까지도 음식을 먹을 때 마다 나에게 "기다려!!기다려!!" 소리를 들으며 기다림의 인내를 겪어야만 한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우리는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다리고 또기다린다. 아마 작가는 기다림에 대해 시간이 쓰임에 대해 말하려 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불필요한 기다림, 설렘이 없는 쓰디 쓴 기다림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그 불필요한 기다림에 대한 집착은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작은 세상, 큰 세상 
어쩌면 사람들은 텔레비전이 세상을 자기 집 안으로 가져다준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텔레비전이 그들에게 큰 세상을 열어 보이는 듯이 속이는 동안 그들의 세상은 아주 작아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은 여기 술집에서도 작아졌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점점 더 작아진다. -P83-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생활기록부에는 장래희망란이라는 것이 있다. 아마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고등학교 때의 꿈이 동일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은 대통령을 여자 아이들은 선생님을 적었을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 이라는 직업은 알다시피 TO가 많은 자리가 아니며 선생님이라는 직업 또한 요즘같은 공무원 선호시대에 쉽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 벽앞에 우리의 가능성과 희망은 점점 작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서의 문제는 우리의 마음가짐 일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도 감사하며 기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투정 부리고 불평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요는 당신 스스로의 작은 세상과 큰 세상은 당신의 상황이 아닌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거다.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는 전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하루가 어찌 그리도 길었던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여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줄만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정말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많고 싶다는 것은 아마 여유를 찾고 싶다는 것일 것이다.  인생을 한참 더 사신 75세의 작가 펙터 빅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삶을 잠시 쉬어가는 기분이 든다. 여유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노작가의 사는 이야기를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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