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 우울을 벗어나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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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전부터 제목이 참 와닿아서인지 그만큼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다.

현실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며 우울증을 극복하려했던 작가님의 삶이 지금 내가 처한 현실과 참 많이도 닮아있었다. 나도 육아우울증인지, 뭔지모를 우울한 날이 가득해져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파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잠시나마 눈에 보이는 현실의 문제를 잊고 회피하고 싶었던 마음이 큰 것 같았다. 그런데 하루종일 내 손길이 닿아야 하는 아이들을 두고는 그 어디도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방책이 아이들을 데리고 제주도나 해외로 가서 한달살기를 하는 것이었다. 몸은 힘들겠지만 그곳에서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그런데 다녀와서는? 다녀오면 예전의 밝은 나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현실의 문제가 다 해결이 되어있을까? 결론은 '아니다' 였다. 결국 내가 지금 있는 '여기'에서 오롯이 내 문제를 해결해야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실천한 것이 바로 미니멀라이프와 공간바꾸기, 집 고치기였다.

작가님은 이 모든것을 실천하며 비로소 온전한 행복을 누리고 계셨다.


이 책은 작가님 개인의 삶의 이야기를 아주 담백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오래되고 낡은 집을 사서 완벽히 '내 위주'로 고쳐내며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찾게되었다.

미완성의 집은 그녀의 삶의 방식대로, 그녀의 취향대로 고쳐지며 비로소 완성된 틀을 갖추게 되었다. 책에는 집을 구하는 시작단계부터 공사를 하고, 집의 곳곳이 어떻게 고쳐지는지 자세하게 글로 설명되어있는데, 머릿속에 공간감각능력이 없는 나는 글로 적혀진 공간들을 상상으로 그려 내느라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인지 공간의 미학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반려견 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아침부터, 살림을 쉽게하는 요령, 내 속의 허영을 들어내는 책장 비우기, 군더더기였던 짐을 비워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우는 미니멀라이프, 내 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건강한 식생활, 책을 읽을수록 내가 닮고싶은 삶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나도 소박하지만 마음은 풍요로운 삶을 꿈꾸는데 작가님의 책을 읽으니 빨리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도전받았던 부분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않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였다. 나는 사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당장 주방에 있는 전등이 나갔는데, 전구보다 기술자를 부르는 비용이 더 비싸 몇 달 째 어두컴컴한 주방에서 요리를 해야했다. 안방에는 아이들이 벽지에 낙서를 해놓고 뜯어놔서 보는 사람들마다 놀랄정도다. 커텐은 잘못 설치해서인지 자꾸 떨어져서 그냥 떨어진채로 방치해놓고 있다. 그런 걸 볼때마다 괜시리 우울했다. 그런데 그리 힘들이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집을 하나하나 고쳐가며, 내 취향에 맞게, 온전히 내 위주로 꾸며가며, 집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몇일전까지만 해도 예쁜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이제는 지금 내가 있는 이 집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책만 읽었을 뿐인데 벌써 마음이 고쳐진 기분이다. 정재은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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