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초등학교만 다닌 치과의사 무용가 통역가 입니다
김형희 지음 / 가나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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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은 후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참 많아졌다.

신랑과 나는 성실하게 정규교육과정을 잘 이수하며 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아서인지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으면 홈스쿨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자고 얘기

했었다. 학생 개개인의 기질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교육, 모두에게 똑같은 것만

가르치고 줄세우기를 위한 성적중심만의 교육, 인성을 키우기보다는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게

만들어 행복한 학창시절을 떠올릴 수 없게 만드는 교육, 이러저러한 이유때문에 내 아이에게 맞

는, 내 아이가 원하는 교육을 맞춤으로 시키고 싶어서 홈스쿨링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4년후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를 보며 고민을 하니 새삼 현실이 다가왔다.

분명 예전보다는 홈스쿨링을 하는 가정이 많아졌고,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가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지인들의 시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홈스쿨링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 나와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홈스쿨링을하며 세 자녀를 치과의사, 무용가, 통역가로 멋지게 키워냈다.

저자와 자녀들이 홈스쿨링을 하던때는 지금처럼 홈스쿨링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을 때가 아니

라 남들이 가지않는 곳을 가는데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너무나도 잘 되었지만 그 당시엔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 자녀가 모두 홈스쿨링을 하는 조금은 특별했던 기억을 저자는 덤덤하게 이야기로 풀어냈다.

책을 읽어보니 홈스쿨링을 준비하는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찰' 과 믿음에 기반한 '자율성'

인 것 같다. 저자는 자녀들에게 '네가 알아서 해' 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학교를 가지 않으니 긴긴 하루를 더욱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자녀들은 계획을 하고 시간표를 짜고

본인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즐겁게 했다.

엄마는 옆에서 믿음을 심어줄 뿐이었다. 그리고 자녀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관찰하고

올바른 길로 가도록 방향만 설정해 줄 뿐이었다.

저자인 엄마의 기억속에 오롯이 담긴 세 자녀와의 기억과 성장과정이 참 아름다고 예뻤다.

특히나 책을 읽다보니 아빠의 직업이 치과의사여서 속으로는 물질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가정

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물질보다는 봉사를 열심히 하시는 사랑이 많은 분이었다.

이 가정의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유산보다는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지식을 물려주고 싶다는

말을 듣곤, 멋진 가치관을 지닌 분들이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으면 아이는 더 잘 자랍니다'

책의 표지에 나오는 문구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많은걸 강요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글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글자를 익히길 강요했고,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보단

아이에게 좋을만한 클래식같은 음악을 들려주며 음악적인 소양을 가지길 강요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러한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홈스쿨링에 성공할 수 있는지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저 홈스쿨링을 했던 한 가정의 멋지고 특별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들려준다.

아이들이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자유를 허락해준다는 거,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런저런 고민들이 참 많았는데 책을 통해 홈스쿨링에 대한 저자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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