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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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필사는 도끼다 – 삶을 조각하는 문장의 힘

책을 읽고 흘려보내는 것과, 한 문장을 붙잡아 되새기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필사는 도끼다>는 ‘필사의 힘’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책이다.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얻은 지성들의 단순한 명언집이 아니라 ‘성장형 필사책’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책 한 권이 아닌, 한 문장부터 시작하는 필사

이 책이 기존의 필사책과 차별화되는 점은 ‘인터뷰 필사’라는 개념이다. 국내외 석학과 명사 100인의 명언을 큐레이션해 제공하며, 필사 과정에서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사고의 확장을 유도한다. 특히, 각 페이지마다 제공되는 QR 코드를 통해 원문 인터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는 단편적인 문장을 넘어서 맥락을 이해하고, 더욱 깊이 있는 필사를 가능하게 만든다.

따라 쓰기에서 나아가 나만의 생각을 확장하는 과정

책은 단순히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지수 기자의 에세이, 필사할 문장, 그리고 독자가 직접 글을 써보는 3단계 구조를 통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글쓰기 연습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과정이다. 가령, ‘모건 하우절’의 경제적 통찰이나 ‘이어령’의 깊이 있는 사유를 따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시각이 형성된다.

일상의 루틴으로 자리 잡는 필사의 가치

필사는 감성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순간적으로 감동받은 문장도 적어두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 이 책은 이러한 아쉬움을 해결해 주면서, 동시에 ‘한 문장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준다. 책을 넘기며 필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더 깊이 사고하고,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필사를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부터

기존에 필사를 해왔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기존 필사 노트와는 다른 형식으로 신선한 경험을 줄 것이다. 한편, 필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단순한 문장 따라 쓰기가 아니라, 나만의 인생 문장을 찾아가는 여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단순한 글쓰기 훈련을 넘어,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필사는 도끼다》를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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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의 차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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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기억되기’에 대한 애도의 서사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이상기후, 세계대전을 거쳐 인류는 생존 자체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24세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공지능 '모세'의 제안들 받아들여 '생애한도'에 도달하면 존엄을 소거하는 시스템 속에서 인류는 '실무자'로 균형제를 먹으며 상상, 감정, 꿈조차 금지된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중재도시'에서 인간의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조건과 삶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간이 흘러 27세기를 배경으로 '존엄 소거'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는 세인과, 체제에 의문을 품고 벽 너머로 나아가려는 레드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중재자(인공지능)의 합리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당연시되는 세계에서, 레드는 생존을 넘어선 ‘삶’을 꿈꾸는 존재다. 두 인물의 대립과 소통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본질과 감정, 상상의 가치를 성찰하게 만든다.


특히, 소거된 감정을 끌어올리는 세인의 내면 변화와 레드의 결단은 생존과 삶의 의미에 대해 무거운 질문을 한다. 작품은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타인을 상상하고 기억하며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내는 일임을 역설한다.


작가는 “기억하고 기억되기”를 씨앗 삼아 타인의 처지를 상상하는 용기가 삶을 이어간다고 말한다. 이는 곧 『부적격자의 차트』가 ‘부적격자’라 불리는 이들의 삶을 애도하고, 그들을 기억하는 기록임을 암시한다. 문학평론가 문지혁이 “아프지만 아름답게 가닿는다"라고 평했듯, 오늘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생존을 넘어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연여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생존이 전부가 아니라, 두려움을 딛고 삶을 선택하고 기억하며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이는 단순한 SF의 범주를 넘어, 현대문학의 성찰적 과제를 담아낸 멋진 디스토피아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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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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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20년 전 작품 <반짝반짝 빛나는>을 좋아한다.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과 관계의 복잡함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담아내는 청아한 그녀의 문체가 좋았다. 오랜만에 읽어본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은 속 시끄러운 요즘의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신경안정제 같이, 이제 곧 30년 된 동창생들을 만나게 되면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펼쳐진다.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은 57세의 대학 동창 세 여성의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학 시절 늘 함께했던 세 친구, 소위 "쓰리 걸스"라 불리던 리에, 다미코, 사키는 졸업 후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이 리에의 귀국을 계기로 다시 모이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리에는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다미코는 글을 쓰며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싱글 여성이고, 사키는 남편, 아들과 함께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돌보는 주부다. 이들의 재회는 과거의 추억을 환기시키며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셔닐"과 "캔털루프 멜론" 같은 단어들은 30년 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상과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대학 시절 그녀들에게 특별했던 이 단어들은 현실과 상상 간의 괴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 그렸던 멋지고 이상적인 미래가 현실에서는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허탈함과 안도감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에쿠니 가오리의 문장은 단순히 여성들의 과거를 추억하거나 현재의 일상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미코의 어머니 가오루, 사키의 아들, 그리고 다미코의 친구 마도카 같은 조연들 또한 이야기의 중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결혼과 연애, 이혼과 사별, 그리고 우정과 가족 관계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세심하게 조명한다.



삶은 종종 우리가 그리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는 이를 비극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삶의 다채로움으로 승화시킨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상상과 현실을 교차하며, 세 친구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과 관계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쓰리 걸스의 삶을 통해, 나와 친구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준 이번 작품은 에쿠니 가오리가 보내는 삶의 고단함과 따스함이 어우러진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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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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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지만 여운이 깊은 작가 특유의 문체와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걸어온 세명의 동창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서사 구조를 통해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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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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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 이비 우즈 / 인플루엔셜

"재미있는 이야기는 언제나 차와 함께 시작되는 법이니까. p.15"

책 이야기하는 책은 또 못 참죠!
저만 그런가요??? 설마요~~

요즘 서점가에 아일랜드 출생 작가의 책이 많이 보인다. 클레어 키건의 영향일까? 이비 우즈는 캐나다와 프랑스 등 해외에서 20대를 보낸 후 고향 아일랜드 골웨이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본명은 이비 고헌(Evie Gauhan)으로,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면서 환상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마술적 사실주의로 주목받고 있다.

<워더링 하이츠>를 쓴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 원고는 어디에 있는가? 실제로 존재하긴 하는가?

사라진 서점은 1921년의 오펄린과 현재의 마서와 헨리가 100년이란 시간을 두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1921년 오펄린은 집안의 강제 결혼을 피해 런던에서 파리로 도망을 치게 된다. 파리에서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견습직원이 되어 서적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현재의 마서는 남편의 폭력에서 도망쳐 더블린에서 가정부로 일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마서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다. 어떤 능력인지는 책을 직접 읽어 보시길.

현재의 헨리는 고서를 사랑하는 남자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희귀본을 찾다가 경매장에서 잃어버린 원고를 언급한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되고, 아무도 못 들어본 책과 이 세상에 없는 서점을 찾기 위해 더블린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마서를 만나게 된다.

과연, 헨리와 마서는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 원고를 찾을 수 있을까?

오펄린의 이야기를 통해 100년 전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강제 결혼과 정신 병동 강제 입원 등등. 참으로 팍팍한 삶이었다. 하지만 오펄린은 시간의 수호자이면서 이야기의 안내자였고 서점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뻔한 말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책은 읽으면서 과거의 나와 조우하게 만드는 시간이자 공간일 것이다. 동네책방에서 우연히 만나는 책으로 과거의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게 되기도 하는 곳, 현실 세계에서도 동네책방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책방 지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펄린의 서점은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일 동네책방의 문을 열어주는 책방 지기로 재탄생되고 있다.

"발견된다
것들이
기묘한
곳에서
길 잃은"

※ 주의사항 : 로맨스는 기대하지 마세요. 금사빠와 고구마 100개 먹는 사랑 이야기.

"길을 잃었다고 절망하지 말아요. 길 잃은 곳에서 인내하고 기다리세요. 길을 잃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길 잃은 곳에서 다른 세계가 시작되고, 과거의 아픔이 힘으로 바뀔 수 있답니다. p.465"

☆ 출판사 지원도서

#사라진서점 #이비우즈 #인플루엔셜 #워더링하이츠 #폭풍의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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