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심장을 쳐라

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넌 살고 싶은 거니, 아니면 죽고 싶은 거니?"

역시 마지막에 반전을 날려 주는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은 군더더기 없는 작품이랄까? 스피디한 전개는 20년 전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름다운 마리는 스무 살에 엄마가 되었다. 하지만 자기보다 아름답다고 주목을 받는 첫 딸 디안을 질투하게 되면서 냉랭하게 대할 뿐이었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 딱 한 번 디안을 안아 주었을 뿐이었다.

외조부모의 집에서 성장하게 되는 디안은 동생들에게는 자신에게 주지 않았던 사랑을 듬뿍 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괴로워하게 된다. 열한 살에 만난 의사의 단 하나의 질문에 디안은 삶의 목표를 발견하고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선택하게 된다.

엄마의 질투로 디안은 다시 가족과 떨어져 친구 엘리자베스의 집에서 지내게 되고 의대에 진학해 심장외과를 전공하면서 만난 올리비아 교수를 존경하면서 논문 작성을 도와주게 된다. 올리비아 교수와 함께 작업하면서 올리비아가 자기 딸 마리엘을 무시하는 모습에 엄마 마리의 모습이 겹쳐지고 어린 시절의 상처가 떠올라 마리엘을 돌봐주기 시작한다.

마리는 아름다움을 질투하고, 올리비아는 자신의 평판만을 생각하는 엄마들이었다. 그녀들의 주변에 있는 아빠들도 가족들을 돌보지 못했다. 모성이 본능은 아니라지만 가족을 자신을 빛내줄 장식품쯤으로 생각하는 마리와 올리비아의 마지막 모습에 쌤통이란 생각이 드는 건 너무한가?

애정 결핍의 삶도 힘들고, 애정 과잉의 삶도 마찬가지로 힘들다. 나는 어떤 엄마인지, 어떤 딸이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100자평] 마담 보바리

마담 보바리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0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발표 당시 풍기문란이라는 이유로 문장 삭제요청과 소송을 당한 작품. 아름답고 매력적인 에마 보바리를 다시 만나러 갑니다.

흑백의 패싱

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패싱이 뭐지? 백인 행세하기? 누가? 왜? 많은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한 패싱!

여기서 패싱이란 백인과 비슷한 외모와 피부색을 가진 혼혈 흑인이 정체성을 탈바꿈하여 백인 행세를 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 <패싱>의 두 주인공

태양이 작열하는 8월의 시카고 드레이튼 호텔 루프탑에서 아이린과 클레어는 조우한다.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자랐지만 클레어는 무성한 소문만 남기고 떠났었다. 백인 남자와 함께 있던 클레어가 먼저 아이린을 알아보게 되고 클레어의 집에 아이린을 초대하게 된다.

완벽하게 패싱에 성공한 클레어는 인종차별주의자인 백인 사업가 남성과 결혼해 딸아이를 낳고 살고 있었으나 본인이 선택한 백인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아이린을 만나게 된다.

아이린은 흑인 의사 남편과 두 아들을 두고 안정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었다. 남편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인종차별이 없는 곳으로 가자고 하지만 아이린은 그런 남편을 설득해 위태위태한 삶을 살고 있었다.

클레어는 다시 흑인의 삶에 편안함을 느끼고 파티와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린에게 계속 연락을 하지만 자신의 가정이 깨질 것 같은 불안함을 느낀 아이린은 클레어의 패싱이 들통나길 은근히 바라고 있던 어느 날, 고층 아파트에서 파티가 열리고 그곳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방문으로 클레어에게 사고가 발생하고 아이린은 비겁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는 비극적 결말로 끝이 난다.

요즘 미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종 차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유색인종이지만 미국 내에 거주하고 있는 유색인과 흑인의 차별은 엄연히 그 성격이 다르다. 영화 <히든 피겨스>를 보면 60년대에도 유색인종 화장실(Colored Ladies Room)이 따로 있었으니 흑인에 대한 차별은 그 뿌리가 깊다.

인종차별은 미국 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에도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여기에도 하얀 피부는 우대하고 다른 유색 피부는 하대하는 분위기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피부색으로 차별하는 편견이 자리 잡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클레어가 선택했던 일들이 내 주변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100자평]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불꽃처럼 살다간 천경자의 전설 같은 삶과 고독과 한을 예술로 승화시킨 영혼의 화가 천경자의 예술세계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100자평] 상처로 숨 쉬는 법

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김진영선생님의 안내로 아도르노의 철학으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