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문지 스펙트럼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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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에 처음 책에 취미를 두고 읽게 시작한 책이 인간 실격이었다. 그때는 왜인지 스물이라는 나이가 어수선하게만 느껴졌고,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기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웃기게도 우울한 문학만이 손에 잡혔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았습니다.’ 라는 책의 첫 문장이 나는 왜 그렇게도 마음에 들었을까? 스물에 읽었던 인간 실격은 내게 허무와 암울을 안겨 줬는데, 8년이 지난 지금 읽은 인간 실격은 내게 올바른 자기 객관화와 자기 연민에 빠져선 안 된다는 되새김을 주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면 나는 스물 뽕에 취해 있었던 것 같다. 다시금 읽게 되니 작가의 생애가 그저 한심하게 느껴졌다.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까. 나이를 들어 감에 따라 책의 소감이 달라진다는 게 어떤 건지 잘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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