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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이선배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2월
평점 :
제목을 처음 보자마자 "하하"하고 웃음이 먼저 났던 책이다. 왜 웃음이 먼저 났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알수가 없다.
제목을 보면서 내 나이 서른 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 보니 난 서른에 뭐라도 되어 있었다. 그럼 성공한셈인건가? 다른사람들이 들으면 "에이 겨우?" 하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난 서른에 임신을 해서 정확하게 서른 한살이 시작되고 며칠 후에 [엄마] 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서른이 되기 전에 나는 남들이 보기엔 나름 괜챦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만 두었고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대책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며, 심지어 남자친구조차도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골드미스는 아예 꿈꾸지도 못했고 솔직히 결혼은 나와는 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중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 당시 나는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사표를 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마다 왜 그런 직장을 그만 두었냐고 한마디씩 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거창한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서른이 되기전에 이 책을 읽었었다면 그렇게 쉽게 사표를 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그렇게 하지 못했을것이다. 하다못해 어떤 대책이라도 세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는 작가의 말처럼 치열하고 열정적인 서른을 보내진 못했던것 같다. 커리어를 쌓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데로 지내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이를 먹고 이제 마흔을 넘어 서고 있다.
어른과 아이의 중간단계 물론 스물살 성년의 날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거야!"라고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는 단계는 서른이 아닐까? 적당한 책임의식도 생기기 시작하고 적어도 자신은 책임 질 수 있는 나이 아니 책임지도록 해야하는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20대를 보낸 사람이 현명한 서른의 생활을 선택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물은 약관이라고 하고 서른은 이립이라고도 한다. 네이버 지식인을 찾아보니 이립에 대해 이렇게 나와있었다.
이립 (而立) -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며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둔 공자의 말이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而立),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不惑),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았으며(知命), 60세가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耳順),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벗어나지 않았다(從心)"고 하였다.
나는 서른에 이립을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후회하진 않겠다. 나름 엄마로써의 역할과 아내로써의 역할을 잘해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였음으로 스스로를 깍아내리는 못난짓은 하지 않겠다. 작가의 말처럼 진짜 긍정은 '이제부터 다시 해보자. 이제라도 다시 시작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백세시대에 아직 나는 반도 오지 않았으니 말이야' 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중요한 건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있다는것이다.
<본문 p139>
내가 종종 우리아이한테도 하는 말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난 직장과 내 경력을 잃은 대신 남편과 아이을 얻었다. 이렇게 말을 하면 사람들은 날 좀 이상한 사람으로 보곤 한다. 무슨 말도 되지 않는소리야? 하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어릴적부터 두가지를 한꺼번에 잘 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물론 직장생활을 잘 하면서 아이도 잘 키우고 남편 내조도 잘 하는 슈퍼우먼 같은 사람들이 종종 출연하고 있긴 해도 그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거지 내것이 아니기에 난 솔직히 지금 내 생활에 만족을 한다. 남들처럼 럭서리하고 우아한 삶이 아니더라도 말이다.모든것을 다 가지고 다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할 진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나 서른이 시작된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하면서 읽기 좋은 책이라고 본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해주는 조언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란 한 판의 나이 서른에 대한 자신의 자세에 대해 좀 더 심사숙고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서른을 넘어 아직은 서른 초반인 막내동생에게 이 책을 권해줘야겠다.
언니가 잘 해주지 못하는 말이 이 책에 내 마음처럼 씌여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