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제국 1
우영수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를 되짚어 본다는 것은 단지 과거의 일이나 사건이 아닌 한 나라의 오래된 맥락을 짚으면서 그 시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박 겉핥기식의 역사가 아닌 진정한 역사의 깊이를 이해하고 공부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겠지만, 역사라는 학문은 더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아마도 사실적 역사와 기록적 역사로 분류하고 있고 역사를 배울 때 그렇게 분류하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난 후에 역사 학문에 접근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를 나열해보면 싸움이나 전투에서 승리하고 왕위 계승이나 특정 왕의 이름만 언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우리는 그렇게 배워왔다. 즉 역사는 ‘승리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소설 「태양의 제국」의 저자 《우영수》 박사는 백제의 기록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작가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본다면 작가이기 이전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왜 고구려나 신라도 있는데 굳이 백제에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아도 백제에 관련된 것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백제의 역사는 패자의 역사로 기록되어 진실은 깊숙이 가라앉아 버리고 왜곡만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으로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패자의 역사로 기록되어 있는 백제에 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이 소설을 펴냈다고 한다. 역사를 들여다보기 전에 역사를 구분하는 사실적 역사와 기록적 역사에 대해 몇 자 적어본다면 사실적 역사는 말 그대로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역사상의 사실 그대로를 의미한다. 반면에 기록적 역사는 어떤 일이나 일어난 사건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기록하여 남기거나 역사가가 역사에 대한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역사관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역사의 일부분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의자왕’의 이야기를 소설로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의자왕’ 하면 함께 떠오르는 것은 ‘삼천궁녀’다. 내가 알고 있던 ‘의자왕’은 궁녀 삼천 명을 거느린 방탄한 왕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삼천궁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의자왕’ 대신 당나라로 많은 궁녀가 포로로 잡혀갔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의자왕’ 하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단어인 ‘삼천궁녀’가 떠오른다. 이 소설에서는 백제의 멸망 이후에 일본 탄생을 팩션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책을 읽으면서도 허구인지 사실인지 헷갈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만큼 사실처럼 잘 묘사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백제를 해상연합제국으로 둔갑시키고 ‘의자왕’의 방탄한 생활로 멸망까지 이르게 한 그는 이 소설에서는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하면 결국 자신을 견제하는 귀족 때문에 자신의 꿈은 추락하게 된다. 

 역사 소설에 팩션이 가미되어 이야기는 재미있게 흘러간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권력’이었다. 크나큰 ‘권력’ 앞에서 힘없이 무릎을 꿇어야 했고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조아리며 살아남기 위한 모습은 강자 앞에서는 그러해야 한다는 공식이 생김과 동시에 지금 현재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비록 소설이지만 ‘의자왕’도 나당연합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비춰주었고 어디까지 사실인지 허구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었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의자왕’의 다른 모습을 소설을 통해서 사실과 팩션의 절묘한 조합으로 더욱 사실적인 느낌을 풍겼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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