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자극되기도 하지만 때론 역사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채로 읽다 보면 그 맥을 끊을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슨 책이든 그렇겠지만, 기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채로 읽는 것과 그렇지 않은 채로 읽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난다. 바로 내용 이해 면에서의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좋아하고 깊이 있게는 알지 못하지만, 역사 추리 소설의 장르는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고 그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한 때 역사를 꺼릴 정도로 싫어했지만 역사 소설을 통해서 재미와 역사를 알아가는 배움을 알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 역사 소설이나 역사 추리 소설을 좋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역사 추리 소설을 접하다 보면 때로는 허구인지 사실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책을 읽다가도 헷갈리는 역사적 사실로 검색이나 역사책을 찾아볼 때도 있다. 그만큼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사실적으로 혹은 현실적으로 표현이나 내용 전개의 구성면에서 그만큼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역사를 배경으로 소설로 재탄생하는 작품은 많다. 하지만, 그런 역사 추리 소설의 장르에서 색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하나의 이야기, 두 가지 결말’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신예작가 《이인애》 씨의 첫 작품이었다. 「百(백)」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2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1권의 두께는 상당히 얇았지만 2권의 두께는 1권의 2배가량의 두께다. 또한, 지금까지 읽었던 책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2권이 파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2-1’, ‘2-2’로 두 가지의 결말을 2권으로 모두 묶어놓았고 책 속의 형태도 뒤집어 놓은 모습이기에 파본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이다. 어찌 됐든 독특한 책의 구성에 어떤 내용과 결말을 담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대학생들이었고 다섯 명의 학생이 모두 지하 공간에서 만난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며 지하 공간에서 서로서로 발견하고 놀라면서 무슨 학과인지와 통성명을 하게 된다. 그렇게 모인 다섯 명의 학생은 자신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를 전혀 알 수 없었으며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이후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로부터 이 공간에 타의 적으로 끌려온 것처럼 말이다. 그들이 지하 공간을 탈출하기 위해서 의견을 모으던 중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 자신들에게 지시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서로가 처음 본 상태이고 이유도 모르는 체 지하 공간에 있는 그들은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가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네 명 중 한 명이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 생각으로 서로서로 의심하게 된다. 처음으로 들려온 목소리가 지시하는 대로 행동을 하던 중 문을 발견하게 되고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1권에서는 역사적인 부분 보다는 사건의 동기가 부여되고 있는 전개로 다섯 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한 공간에서 모인 다섯 명의 이야기로 공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 지하 공간은 궁 아래에 있는 지하 공간이었다. 1권의 마지막에 그들이 탈출했음을 알리는 문장은 2권의 내용을 더욱 궁금하게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것은 외국 영화 《큐브》가 생각났다. 하지만, 영화처럼 그들이 탈출을 시도하기 위한 동기는 같을지 모르지만, 이 작품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2권에서는 어떤 내용 전개와 어떤 두 가지의 결말로 재미를 안겨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