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식 똥, 재래식 똥 - 반짝이는 유년의 강가에서
윤중목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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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사는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우리나라의 된장찌개나 김치가 그립다고는 말이다. 그리고 외국에서만 홀연히 찾아오는 향수병을 극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향수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옛 기억에 먼지 쌓여 있는 추억을 들여다보게 해주고 빛바랜 흑백 사진이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였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한 아이는 과거의 유년 시절에 입었던 교복과 까까머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표지의 아이는 이 책의 저자가 유년시절을 보냈을 때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없었던 과거의 유년 시절에는 어떤 놀이를 하고 자랐는지 어디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얻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즉, 유년기의 단상에 대한 기억을 모아놓은 책이었다. 「수세식 똥, 재래식 똥」이라는 책이었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수세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년기와 요즘처럼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뀐 것처럼 재래식의 유년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오래된 흑백 필름이 돌아가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저자 《윤중목》 씨의 유년기 시절의 에피소드 16편 담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 자신도 순수한 마음으로 이 책의 저자처럼 순수했던 유년기 시절의 모습이 절로 생각나게 한다. 학교 다닐 때 성적표에 표기 되어 있는 ‘수우미양가’의 이야기와 ‘아, 초코파이!’ 등 마치 옛날의 모습을 하나둘씩 꺼내보는 달콤한 각설탕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과거의 유년시절을 그립게 만드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과거로의 시간여행과 긴 시간 동안 묵혀두었던 묵은 김치를 꺼내며 그 깊은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에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만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모두 똑같이 교복을 입고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하고 학교 교문을 들어서던 기억은 결코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점점 메말라가는 감정과 어느덧 성인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순수했던 감정의 기억을 떠올리고 잃어버리고 있었던 기억의 여행을 하게 해준 책이었기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의 실제 에피소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지어지게 하는 반짝이는 유년의 강가에서 하얀 조약돌을 발견하며 즐거워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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