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김없이 남김없이> - 김태용

숨김없이 남김없이
김태용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책을 읽을 때 제목이나 표지를 보면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종종 어떤 소재인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작품도 있지만 말이다. 그만큼 제목이나 표지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는 것이다. 대부분 책을 선택할 때 작가를 우선으로 보고 책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책의 제목과 표지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책에 대한 의미나 느낌이 전달되기도 한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처음 접하는 작가였다. 작가 《김태용》 씨의 작품을 아직 한 번도 읽은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풀밭 위의 돼지’를 출간한 작가였다. 제목만 들어보았던 작품이었고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책을 통해서 그의 첫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소설이지만 소설처럼 느껴지지 않고 ‘소설’이라고 일반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숨김없이 남김없이」라는 제목이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에세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떤 단어가 의미하는 그 틀이 있다면 이 작품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틀을 벗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목록도 남달랐다. 목차에 있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단어는 독특했고 주인공 역시 기존의 소설이라는 틀을 벗어난 이름이었다. 그리고 단편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지막에는 다시 주인공이 등장한다. 처음에 ‘그’와 ‘그녀’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도 ‘그’와 ‘그녀’의 등장으로 끝났다. 하지만, 중간에는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어렵기도 했고 난해하기도 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단어는 새로웠다. 기존의 소설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었던 단어와 의미를 담고 있었다. 개의 언덕, 미친 노파, 녹색 광선, 언어의 덫 등 자주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닌 낯선 단어의 등장으로 당황이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소설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에 대해 또 다른 생각과 시선으로 기존의 틀을 깨어버린 소설의 또 다른 장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작품은 생각보다 내용이 넓었다. 등장하는 단어만 보아도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단어의 반복과 낯선 단어의 등장으로 새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단어의 선택이나 이야기의 흐름에 있어서 전적으로 작가의 생각으로 흘러가는 것이 책이고 소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소설에 대해서 단어에 대해서 기존에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특별한 느낌의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아직도 이어질 것 같은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이 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