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
천경환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나 어떤 것에 더욱 관심을 두고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은 누구나가 그럴 것이다.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분야는 많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는 몇 가지로 축소되거나 몇 개로 정해지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기에 음악, 미술, 디자인처럼 예술관련 계통이나 장르의 책이나 영화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다. 디자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건물이나 사소한 제품에 대한 디자인을 그냥 지나쳐서 보는 일이 없는 것처럼 나에게 관심분야는 그만큼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나 자신만의 관심분야라는 점이다. 

 디자인을 비롯한 예술분야에는 창조적인 것을 요구한다. 창조성이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눈에 보이는 대부분은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 디자인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실감하게 해준 책을 만났다.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표지부터 인상적이다. 책을 보면서 ‘디자인 책 답다.’라는 생각마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단어는 ‘게으르다’라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역시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을 나열하지만, 결과적으로 ‘게으르다’의 의미는 1. 당장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부질없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 애정과 노력을 과도하게 투자하려는 성향이 있다. 2. 결과보다 과정에 더 신경을 쓰려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 3. 고민 없이 달려가는 것보다는 멈추어 쉬거나 차라리 몇 발자국 물러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믿는다. 라고 저자는 정의하고 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게으르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디자인은 사용자나 이용자가 그 용도나 의미 혹은 사용처에 대해서 명확해야 한다. 어떤 것을 디자인했지만 어디에 사용하는지에 대한 추측조차 할 수 없다면 그 디자인은 실패에 가깝다. 그리고 공공시설에 대한 디자인 혹은 부분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그 포인트를 설명해주는 저자는 디자인을 색다르게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건축가로 일하고 있지만,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보는 시각도 다르기에 건축가임에도 디자인 책을 펴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책은 누구나 봐도 무방하다는 점이다. 디자인이나 건축 전공을 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것들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오히려 일상적인 물건이나 소지품으로 전해주는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잊고 있던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짚어주는 느낌이 들기에 사소함에서 특별한 것을 발견하고 그 특별함을 진지함으로 전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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