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새 - 하 - 이승과 저승을 잇는 새 Nobless Club 9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판타지 소설은 읽는 이에게 무한 상상력과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렇기에 나는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 영화로의 판타지는 눈의 즐거움을 주기에 판타지 장르의 한계가 느껴짐을 간혹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소설에서의 판타지는 말 그대로 무한 상상력을 안겨주기에 내가 만든 상상력의 소설을 읽는 데에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판타지의 매력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 읽게 된 작품은 ‘피리새’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소설이었다. 제목만큼이나 내용이 궁금했기에, 그리고 피리새가 무엇인지 궁금했기에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갔다. 이 소설은 바리데기의 설화가 배경이 되어서 만들어진 소설이다. 그렇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비록 바리데기의 설화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대충의 줄거리는 알기에 바리데기의 배경을 살짝 언급해 본다면, 바리데기의 ‘바리’는 불락국(佛樂國)의 일곱 번째 공주로 태어나자마자 버려진다. 그러나 바닷가에 사는 노부부에게 발견되어 길러지게 된다. 바리데기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인 대왕이 병에 걸려 점치는 이가 서천 서역국의 약물을 구해 먹어야 낫는다고 하여 그의 여섯 딸에게 부탁하지만, 모두 가기 싫어한다. 이때 부모를 찾아 헤매던 바리데기가 서천 서역국으로 떠난다.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그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약물의 주인인 무장승의 청을 들어주고 결혼까지 한 뒤 약물을 가지고 돌아온다. 하지만, 이미 죽어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다. 바리데기는 가지고 온 약물을 입에 넣었더니, 다시 소생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바리데기는 죽은 이의 죄를 씻어 극락으로 인도하는 인로왕 보살이 된다는 설화이다. 

 ‘피리새’의 모티브가 된 바리데기 설화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십이월에 나루터에 사람들이 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사람 중 ‘하누벌’ 사람 두 명이 있었다. 바로 ‘두르내 마휼’과 ‘모솔 서다함’이다. 두 사람은 하누벌 사람이지만, 수도 시설 파손을 점검하기 위해서 ‘다라벌’까지 오게 된 것이다. 둘의 직업은 수도관리국 시설관리과에서 일하고 있지만, 다라벌에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수도 시설이 파손된 게 없는지 점검을 하러 온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의 임무는 바오 가문과 토지 매매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배 안에서 ‘바오 가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금의 종손인 그는 ‘화랑님’이라 불린다. 바오 가문이 몰락하자, 화랑이 되어 ‘화랑님’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둘은 배에서 내려 커다란 종이에 적힌 자신들의 이름을 들고 있는 소녀를 발견한다. 여관 주인 ‘노달박 솔새’가 보낸 잡역부로 일하는 소녀 ‘피리새’가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이 둘은 여관으로 향한다. 소녀에게 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소녀가 쪽지를 건네 보이며,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피리새’는 말을 할 수 있으나,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글을 쓸 줄 알았으며, 하는 말도 알아들었다. 그리고 마휼은 피리새는 겨울 철새인데, 이름 그대로 꼭 피리 같은 소리로 울어서 피리새라고 한다는 의미를 말해주었다. 

 그 둘이 여관에 오기 전, 배에 내려 나루터 앞에서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눠준 것을 내밀었다. 그것은 부적이었다. 그 부적을 만든 무당은 ‘무두 가라심’인데, 붉은 물감으로 그린 잎은 하나도 없고 가지와 몸통만 있는 나무 그림이었다. 그리고 무두 가라심은 그게 신단수(神壇樹)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피리새’는 원래의 피리새와 이름만 같을 뿐 자유롭게 울지 못한다. 그리고 바리데기와 피리새의 비슷한 부분은 피리새는 서야국의 왕비의 일곱 번째 딸이다. 그리고 국왕을 구하려고 떠나야 한다는 것은 비슷하다. ‘바오 가람’은 나무를 죽이는 것이 숙명인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첫인상은 인간, 개 그리고 돌고래를 하나의 그물 속에 넣고 끌고 가는 장면이었다. 그리고‘피리새’는 귀신과 대화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바오 가람의 시녀였고, 서야국 왕비의 일곱 번째 공주이다. 그리고 이들은 죽음에 놓여 있는 국왕과 왕비를 구하려고 떠난다. 그리고 수상한 인물이 등장한다. 서역국에서 온 ‘가리 박사’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움과 궁금증을 일으켰다. 

 이 소설은 바리데기의 설화를 김근우 작가의 재해석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삼국시대에 등장하는 처용과 화랑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소설에서의 삼국시대는 서야, 두려, 사리온의 이름으로 설정하여 이야기는 전개된다.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이야기가 짧게 느껴졌다. 그만큼 이 소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바리데기 설화를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여, 한국형 판타지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상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화에서 전개되는 한국형 판타지를 접할 수 있어서 판타지의 또 다른 매력과 느낌을 전달해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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