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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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산다는 것은 어떤 모습으로 사는 것일까? 혼자서 여유롭게 자유를 누리면서 사는 모습이 우아한 것인지 아니면 일콩달콩 둘이서 살아가면서 함께 우아하게 살아야 하는지 정답은 없지만 결혼한 사람에게는 혼자서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우아하게 살고 있다 라고 생각할수도 있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노년에 혼자서 외롭게 지내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에 결코 자신의 생활이 우아하다는 말을 하지 못할것이다. 결국 자신이 가지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사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카다 다다시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알게된 스가와라 가나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녀와 사귀었지만 결혼을 하지 않았던 가나는 어느날 이별을 통보했고 가나와 헤어진 이후에 아내와도 이혼을 하게 되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때쯤 이사 와서 15년을 살았던 아파트는 오카다가 원하는 방식으로 실내장식이 꾸며져 있었다. 내부에 있는 가구는 덴마크 빈티지 가구들로 꾸미면서 그 집에서 아들이 자라고 부부는 행복하게 오랫동안 살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가고 자신은 아파트와 가구를 모두 남겨 두고 집을 나오게 되었다. 
오카다는 새로운 집을 구하고 있었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으로 가까이에 공원이 있는 낡은 집을 구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수리해서 살고 싶었다. 오카다에게는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장작난로에 불을 떼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아파트에 살때는 그럴수가 없었다. 포기할려고 할때 그가 생각했던 단독주택을 구할수 있게 되었다. 단독주택의 집 주인인 노부인 소노다씨는 집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지켜줄수 있는 사람에게 세를 놓겠다고 했고 그 조건에 맞는 오카다가 살게 되었다. 소노다씨는 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가게 되었고 오카다에게 근본을 바꾸지 않고 집을 수리해도 좋지만 만약 자신이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다시 집을 돌려 달라는 말을 한다. 그때는 집 수리비의 반값과 이사비를 돌려 준다는 조건과 자신의 집에 자주 찾아오는 길고양이 후미를 오카다에게 부탁한다.
낡은 집으로 이사 온 오카다는 그 집에서 소노다씨처럼 오랫동안 살수 있기를 바라면서 조금씩 고쳐 나간다. 소노다씨의 집은 오래되고 낡은 집이었지만 집을 지을 당시에 튼튼하게 지은 집이었고 뼈대는 훌륭했다. 낡았지만 그 집은 오래된 집이 가진 아름다운 운치가 남아 있었다. 
미국으로 떠난 소노다씨에게는 집이 수리되어진 모습과 후미의 모습을 메일로 보내 변화되어지는 집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내와 함께 살때 책을 좋아해 모아둔 많은 책들 때문에 아내의 잔소리를 들었는데 혼자가 된 지금에는 자신만의 서가를 따로 만들수 있어 더 이상 책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하루일이 끝나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찍 들어와 집을 돌보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언제가는 자신도 소노다씨처럼 이 집에서 나이가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제는 더 이상 자신에게 가족이라는 의미는 찾을수 없이 출판사 일이 끝나면 혼자서 저녁을 먹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 생활이 이어지고 그렇게 나이가 들어갈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쓸쓸한 마음이 드는데 일본도 노년 인구의 급증으로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소설속에서도 이런 현실이 드러나 오카다가 왜 그렇게 혼자서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걱정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낡은 집을 수리하면서 자신에게도 변화가 찾아왔고 조금씩 혼자만의 생활에 적응하게 되었을때 뜻밖의 장소에서 전 여자친구와의 만남은 그에게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는 것처럼 설레이는 일이었다. 가나는 운명처럼 자신이 이사 온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다시 한번 더 그녀와 사귈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가나와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자신에게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게 된다. 
가나는 오카다에게 질문을 한다. 왜 낡은 집을 구했는지 그녀의 물음에 망설이던 오카다는 오래된 것을 손보면서 수명이 다해가던게 되살아나는 것을 보는 즐거움 때문에 유독 낡은 주택을 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카다의 밀차럼 닑았지만 조금만 손보고 돌보면 가치를 찾을수 있는게 낡은 집과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카다에게 낡고 오래된 집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우연히 만나게 된 가나가 또 다른 변화를 가져다 주게 될지 지켜보게 된다. 
노부인 소노다씨가 오카다를 처음 만난 날 혼자 사는 삶은 쓸쓸하다 마음은 편하지만 라는 말을 하는데 모든 삶에는 장단점이 있는것 같다. 결혼은 친척을 두배로 늘리고 짐을 두배로 늘리고 싸움은 네 배로 늘린다. 라는 본문의 말이 너무나 와 닿는것 같다. 겉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된 집처럼 그 속에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살아가는 모습이 진정한 우아하게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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