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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아름다움은 많은 시간동안 숭배의 대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그 아름다움이 죽음을 부르는 치명적인 이유가 될수 있다는 말처럼 예쁜 여자들에서는 예쁘다는 이유로 범죄의 표적이 될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아름다운 외모가 불러온 비극을 심리 스릴러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에서는 사건의 당사자인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건에 대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오는 내용으로 범죄자가 사건을 일으킨 내막 뒤에 피해자와 그 가족이 느끼는 고통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24년전 세자매의 큰언니 19살 줄리아는 바에서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줄리아의 실종은 그녀의 가족에게도 커다란 비극으로 남게 되었다.
줄리아의 아버지 샘은 대학교수이고 수의사로 동물 보호에 헌신하면서 이제까지 살아왔지만 줄리아의 실종은 그에게서 더 이상 이전의 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딸의 실종을 받아들일수 없었던 아버지는 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사가 진전이 없자 그는 직접 탐정을 고용해 딸의 흔적을 찾았지만 줄리아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수가 없었다. 수사를 담당하는 보안관은 수사의 단서를 찾지 못하자 줄리아가 실종된 것이 아니라 가출을 한것이라고 말해 딸의 사건은 실종에서 가출로 바뀌어 버렸고 줄리아의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했다. 줄리아가 바에 간 이유와 그녀의 남자관계 등 가족들에게 상처가 될 이야기들이 흘려 나왔고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던 남은 가족들에게는 사람들의 그런 말들이 더 괴로웠고 힘들게 했다.
줄리아에 대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딸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아버지 샘은 좌절할수밖에 없었고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엄마는 딸의 실종에만 집착하는 남편과 이혼하게 되었다. 샘은 이혼 후에도 마음을 잡지 못했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줄리아의 동생 리디아는 언니가 실종되고 나서 술과 약에 빠져 방황하다가 아이를 낳았고 혼자서 생활하면서 애견 미용 사업을 하면서 옆집에 살고 있는 릭과 딸 디를 키우고 있었다. 막내인 클레어는 대학때 만난 폴과 결혼했다. 건축가 폴은 부자로 어렸을때 부모님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클레어는 폴이 아이를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피임을 하면서 폴의 아이를 낳지 않았다.
줄리아의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24년이 지났지만 리디아와 클레어는 사건을 잊을수가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도 줄리아에 대한 아픔이 더 깊이 새겨지는것 같았다. 그리고 백인소녀의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 자매는 그 사건이 언니의 실종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었다. 클레어는 소녀의 실종 사건에 관심이 없는척 했고 리디아는 그 사건에 대한 신문기사를 모두 스크랩하면서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소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매는 언니의 실종 이후에 사이가 멀어졌다. 서로를 외면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클레어와 폴은 집으로 가던 중에 강도를 만나게 되었고 강도가 휘두른 칼에 폴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장면을 목격한 클레어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장례식이 있던 날 집에 강도가 들어와 또 한번 클레어를 놀라게 하는데 두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이유가 폴의 사건이 단순한 강도 사건이 아니라 뭔가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건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이 사건의 계기로 서로 연락하지 않고 지내던 자매는 만나게 되고 언니의 실종은 24년이 지나 그들의 가슴속에 묻어 둔 아픔을 드러내게 한다. 그리고 폴의 죽음과 10대 소녀의 실종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갑자기 사라진 언니의 실종이 가져온 가족의 비극은 그동안 말하지 못하고 숨기고 있었던 자매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언니의 실종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면서 자매가 만나게 될 실종에 관한 단서는 그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자매를 이어지게 만들고 가족이어서 더 고통스럽고 아팠던 서로의 상처를 볼수 있게 된다. 24년전 실종된 언니 사건은 가족에게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시간이 지나고 그 고통은 끝이 나지 않고 가족을 뿔뿔히 흩어지게 만들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고통을 이해할수 있게 하는것 같다.
사람들은 예쁘다는 이유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예쁘기 때문이라는 편견 속에 우리가 알지 못하고 했던 말들이 비수가 되기도 하고 심각한 오해를 불러와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아프게 하는지를 알수 있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