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자신에 대한 기억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예전에 일어났던 일들과 혼돈해서 생각하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때 가족들은 그런 상황에 절망하고 자신도 그렇게 기억을 잃어가는 것을 인지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두려울텐데 그렇게 조금씩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가는 것을 슬퍼하기 보다는 마지막까지 가족들에게 자신과의 이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묵묵히 할아버지를 지켜주는 가족들의 따뜻함이 느껴져 읽는 동안 마음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던 할아버지는 원주율을 외우고 수학과 관련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아들 테드와 손자 노아를 헷갈려 하고 죽은 아내와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시간과 공간이 뒤죽박죽되어 가족과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이해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언제가 자신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것을 알았기 때문에 가족들과 완벽한 작별을 하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는 손자 노아에게 자신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는 손자에게 상처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자신과 다르게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들보다는 수학을 좋아하고 자신을 따르던 손자 노아와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었던 할아버지의 기억속에는 노아는 자신과 같이 앉아 있는 벤치에 발끝이 땅에 닿지 않은 아이로 남아 있었다. 할아버지의 기억은 노아의 어린시절의 모습에서 멈추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에게 할아버지와의 작별은 힘들었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이별에 대해 연습을 하고 마지막에 완벽한 이별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할아버지는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가족들은 할아버지 곁에 있었다. 아들 테드는 노아에게 할아버지 곁에서 같이 길을 걸어드리고 같이 있어드리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테드의 말처럼 할아버지에게 가족들이 할수 있는 일들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함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아는 할아버지에게 기억을 잃어가는 것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할아버지는 노아에게 완벽한 작별인사를 할수 있게 된다며 할아버지를 떠나서 돌아보지 말아라고 하지만 노아는 그렇게 할아버지가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다시 할아버지와 친해지면 된다고 할아버지를 안심 시킨다. 노아의 말처럼 할아버지의 기억에서 노아가 사라지게 된다고 해도 언제가 곁에서 다시 다가가 인사하고 친해질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노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은 자신보다 서로의 마음을 걱정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무서워하지 말라고 위로하는데 그런 모습에서 가족의 의미를 느낄수 있었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 옆에서 완벽한 작별을 연습하는 가족들은 완벽한 작별을 하게 된다고 해도 언제나 할아버지의 아들과 손자로 남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겪게 되는 아픔을 느낄수 있었고 그런 가족에게 사랑으로 되돌려주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다. 치매로 인해 서서히 가족과 작별해야하는 할아버지와 가족들이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엮어가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완벽한 작별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모든 것을 잃고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가족들은 그것을 작별로 생가하지 않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아버지이고 할아버지로 가족들 곁에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가족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해결할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지만 할아버지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에 대한 행복한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