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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스
에마 클라인 지음, 정주연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혼란과 방항심 그리고 불안감은 청소년 시기에 자신도 모르게 주위의 많은 것들에 화를 내고 이유도없이 짜증을 내고 자신이 가진것 이외에 다른 것들을 동경면서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때로는 그런 일들이 의외의 결과로 이어지고 너무나 큰 상처를 받을때도 있습니다. <더 걸스>의 주인공 이비도 혼란스러웠던 청소년시절 외로운 마음에 동경했던 일들이 세월이 지나 중년이 되었을때 그날의 일들이 얼마나 잘못 되었고 자신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는 모습에서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어린소녀의 힘들었던 성장통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겪게되는 질풍노도의 시기 열네살소녀 이비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더 힘들고 우울한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비가 외로움과 관심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어린 이비를 보살펴 주고 위로해줄 어른은 곁에 없었습니다.
외롭고 혼란스러운 이비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탈출구가 필요했고 그때 우연히 만나게 된 열아홉살 수전은 이비에게 우상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고 수전이 하는 행동과 자유와 방종이 부러웠던 이비는 그녀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살면서 자신을 돌보지 않는 엄마보다는 수전과 히피무리가 보여주는 자유스러운 생각과 말들이 이비를 위로해 주었고 상처받고 외로운 이비를 받다들여주는 그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함께하는 동안 이비는 외롭지 않았고 행복했기 때문에 목장에서 소녀들과 집단생활을 하면서 지내는것도 좋았습니다. 그들 중 누구보다 수전에게 빠져있었던 이비는 맹목적으로 소녀들이 하는 행동과 말을 듣고 믿었습니다. 그런 이비의 모습이 때로는 이해되지 않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만큼 외롭고 혼란스러운 어린소녀가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 그들 무리를 따르는 것이 당연한 것도 같았습니다.
공동생활을 하는 소녀들의 리더 러셀은 소녀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했지만 어린 소녀들에게 그의 말은 너무나 달콤한 말로 다가왔고 수전 무리와 함께 지내면서 그들처럼 모든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이비는 새롭게 만나게 된 우정을 깨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집단생활 속에서 자신도 그들과 한편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이비는 러셀과 소녀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받아들였고 소녀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따르고 특히 수전을 동경하고 사랑했습니다.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어린 이비에게 처음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준 무리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고 그들을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믿고 동경하던 수전과 함께 하고 싶었지만 마지막까지 이비는 그들과 함께 할수 없었고 그 상황이 어른이 되어서도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게 된 이비는 그 당시를 떠올리면서 그날의 일을 회상하게 됩니다. 물론 수전 무리가 생각했던 일에 가담하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는 잘한 일이었지만 그 당시 이비가 품었던 수전과 무리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무참히 깨져버려 심한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일은 이비에게는 사회적 지탄을 받지 않게 했지만 자신이 그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이비에게 또 다른 아픔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히피문화와 집단범죄 그리고 그것을 추종하는 소녀들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왜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는지 그 상황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외롭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진 이비를 러셀같은 인물이 교묘하게 약한 마음을 이용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찰스 맨슨에 대한 실화를 바탕이 된 이야기에서 그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지만 그를 믿고 따르는 추종자들을 보면서 무엇이 그를 믿게 만들었는지 그렇게 빠져들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외로움과 상처가 마음에 와닿았고 그것을 알아보고 이용한 찰스 맨슨과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믿고 따르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끔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실화와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외롭고 힘들때 누군가가 그 외로운 마음을 파고들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교묘하게 접근해 빠져들게 만들어 맹목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과정이 섬뜩하게 다가왔습니다.
외롭고 혼란스러운 어린 소녀를 이용하지만 소녀들은 그들이 자신을 위해주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또 그것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소녀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집단에서 떨어져 혼자 남겨졌을때의 두려운 마음 그리고 좌절감 그것이 나쁜 일이라도 함께 할때의 자신감과 외롭지 않다는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일들이 어른이 된 이비에게는 그날의 끔찍한 기억들이 너무나 아픔 성장통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