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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TV를 통해 아버지에서 아들로 가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때면 다른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가업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부모님 곁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에서 감동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의 주인공들이 백년 동안 이어져온 가업에 대한 마음의 짐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향에서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 가업을 잇는다는 의미는 남다른 일이고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데 자신의 꿈을 위해 도시로 떠났지만 고향의 포근한 정과 가업에 대한 생각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고향과 가업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벚꽃 향기 가득한 고향에는 백년을 이어져온 오모리 식당이 있었습니다. 메밀 국수집 오모리 식당의 3대 주인인 데쓰오는 매일 아침 일을 시작하기전 오늘 하루도 무사하게 잘 지내는 것을 제일 먼저 기도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 오모리 겐지에 의해 만들어진 오모리 식당의 대표 메뉴는 쓰가루 메밀국수 였습니다.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태어날때부터 오른쪽 발가락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에게서 놀림을 받았지만 할아버지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었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발가락이 없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주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겐지는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했습니다.
어린 겐지는 마찻길 교차로에 메밀국수 노점상을 차렸는데 마차 정차장이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에 장사는 잘 되었습니다. 장사 수완이 좋았던 겐지는 메밀국수와 함께 술도 팔았는데 지역의 발전과 함께 장사는 나날이 번창했습니다. 그렇게 노점상으로 시작한 메밀국수집이 지금은 벚꽃 향기 가득한 오모리 식당으로 바뀌어 백년으로 이어져 오게 되었습니다.
데쓰오의 아버지는 방탕한 생활을 했지만 선대로부터 내려온 음식의 맛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고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서 데쓰오는 맛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데쓰오의 아버지는 너무 빨리 돌아가셨고 데쓰오는 집안 가업을 잇기 위해 어릴때부터 가게에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전통의 맛을 이어가기 위해 국물의 맛을 내는 것은 아내의 역할이었고 면을 뽑는 역할은 남편의 일이었습니다. 전통의 맛을 내기 위해 고생하는 아내를 볼때마다 데쓰오는 자신의 아들에게 가게를 물러줄지 말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들 요이치가 도쿄에서 내려와 선대로부터 내려온 메밀국수집을 하게 된다면 너무나 고생이 많을 것이고 시골 국수집을 운영할려고 하면 수지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도쿄에서 피에로 복장으로 풍선쇼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요이치는 분장을 한 자신의 모습이 분장을 하지 않을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피에로 분장을 하며서 수줍음 많던 성격까지 달라졌습니다.
도쿄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체 아르바이트를 하던 요이치는 우연히 자신과 같은 고향의 학교 후배 나나미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도쿄에서 생활 속에서도 고향의 메밀국수집의 가업을 이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요이치와 자신의 꿈을 위해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싶은 나나미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복잡한 도시에서 지친 요이치에게 고향은 포근하게 다가오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슴 답답한 곳이기도 합니다. 100년을 이어져온 가업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요이치와 전통의 맛을 지켜온 백년 식당을 자신의 대에서 버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들에게 자신처럼 많은 것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말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가업을 이어 전통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수 있었습니다.
식당 앞 벚꽃이 지고 피기를 반복하는 동안 백년 식당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전해지고 100년의 시간 속에 이어져온 소중한 인연은 시간을 지나서도 소중하게 전해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