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진링의 13소녀
옌거링 지음, 김이경 옮김 / 뿔(웅진) / 2012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전쟁으로 인해 포성 소리가 끊이지 않는 난징에서 일어났던 1937년 12월의 사건은 역사의 한 장에 남아 지금까지도 사람들 마음 속에는 그때의 비극적인 일들을 떠올리게 되는것 같습니다.

중국 작가의 입장에서 본 난징 대학살은 너무나 잔인한 역사의 한 장면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그 마음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쟁 속에서도 어떤 것이 진정 아름다운 삶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고 한편으로는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변해 가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게도 다가와 가슴이 아픈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멍수쥐안은 전쟁이 끝난 후 1946년에 일본 전범 재판에서 자오위모를 만났지만 그녀는 윌슨 성당에서 본 얼굴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고 이름 또한 달라서 처음에는 그녀가 아닌줄 알았지만 목소를 듣은 후에는 자신들을 구해준 기녀 자오위모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윌슨 성당에서 자신들을 구한 열세명의 자매들의 행방을 찾는 일이 멍수쥐안에게는 자신의 삶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에 영원히 잊어버리고 싶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난징 대학살이 일어났을때 멍수쥐안은 열세살이었고 윌슨 성당에서 열여섯명의 소녀들과 잉글먼 신부님 그리고 밥 아도나르도 부신부님이 있었습니다.

멍수쥐안은 대포 소리가 요란하게 울러 퍼지던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공포스러운 날이었지만 하늘은 정말 맑았고 화창했던 그날 윌슨 성당의 담을 넣어 피신한 자오위모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곳으로 피난을 떠날수가 없었다면서 자신들의 비천한 몸을 윌슨 성당에서 머물수 있도록 부탁을 했고 성당 안의 음식과 물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 싫었지만 신부님은 그들에게 조용하게 지내라는 당부와 함께 받아 들였습니다.

윌슨 성당 밖에서는 일본군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 당했고 거리마다 시체들이 널려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윌슨 성당에는 멍수쥐안과 같이 부모님이 잠시 맡겨 놓은 소녀들과 고아들이 있었습니다. 쉬샤오위의 아버지는 대단한 부자로 윌슨 성당에 많은 기부를 했습니다. 쉬샤오위와 멍수쥐안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으면도 서로를 의지했던 친구였습니다.

부신부인 밥 아도나르도는 양저우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은 서양인으로 파란눈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사람들은 양저우 밥이라고 불렀습니다. 밥은 완전한 양저우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가 외조부님이 살고 있는 서양에서의 삶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잉글먼 신부님과 함께 윌슨 성당에서 어린 소녀들을 지키는 일이 자신의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를 기녀들은 서양 중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침마다 총성이 끊이지 않았고 윌슨 성당 밖으로 상황을 보러 나갔던 밥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윌슨 성당에는 그들이 모르는 또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중국 군인이 담장을 넘었고 그는 성당 묘지에 숨어서 성당에서 들려오는 여자들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젊은 군인은 스물아홉살의 소령으로 그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윌슨 성당은 그들이 원하지 않았지만 전쟁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습니다.

순진한 어린 학생들은 그들 앞에 나타난 기녀들이 자신들과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기녀들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 보여 주는 행동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전쟁은 사람을 위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비겁한 겁쟁이로 만들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남긴 비극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피어난 열세명의 기녀들과 열세명의 소녀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랫동안 가슴 속에 남아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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