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브루언의 런던 대로는 한번쯤 영화에서 봤을것 같은 범죄자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감옥에서 나온 주인공이 범죄에서 발을 빼고 살아가고 싶어 하지만 그 주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인생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작고 힘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하드보일드적인 이야기는 그래서 보고 나면 우울해지는 느낌이고 런던 대로의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일반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범죄자의 길을 원하지 않았으면서도 그렇게 흘러가는 결말이 물론 하나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것 처럼 마음 아프게 다가 옵니다. 런던 대로는 선셋 대로에 대한 오마주 형식으로 아일랜드적인 느낌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것 같습니다. 폭력으로 3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막 출소한 미첼을 찾아온 노턴은 미첼에게 다시 범죄자의 길을 가기를 설득하고 방금 감옥에서 나왔기 때문에 미첼은 범죄를 저지르기가 조금은 어색하고 또 교도소장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올것 이라고 한 말도 있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기분입니다. 우연히 도와준 여자를 통해 알게 된 집에서 일하게 된 미첼은 그 집이 은퇴한 여배우가 살고 있는 집으로 여배우와 집사 조던을 알게 됩니다. 여배우 릴리언에 대한 조던의 이상한 행동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서 지켜보게 되었고 그런 미첼에게서 색다른 매력을 발견한 릴리언의 집착은 감옥에서 나와 일상 생활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미첼에게 생각하지 못한 일들로 연결되고 그토록 빠져 나오고 싶은 범죄자의 삶이 자신을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어 차츰 차츰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범죄 소설과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하지만 과거가 끝까지 쫓아와서 결국에는 다시 돌아가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끔찍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런던 대로에서 느껴지는 암울한 기분은 아마 느와르 스릴러 소설에서 느낄수 있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부터 행복한 결말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할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하드보일드적인 결말에 만족할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