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숨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6
유즈키 유코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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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달콤한 숨결은 범죄 미스터리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관의 기준을 생각해보게 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성들이 느끼는 외모에 대한 평가와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거나 자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면서 현대 사회에서 외모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이 무엇인지를 알수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사건을 쫓는 형사콤비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게 진행되지만 조금씩 맞추어지는 사건을 통해 결국 하나의 사건이 되고 그 과정에서 반전의 재미와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추어지는 것처럼 진실을 알게될때의 짜릿한 긴장감과 형사콤비의 활약도 기대되었다.
외모에 대한 집착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고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사회현상일것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외모가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요즘 지나친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이 만들어낸 파국은 달콤하면서 씁쓸하다.
후미에는 오후 세시가 되면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둘째 미사키를 데리러 나간다. 고요 유치원은 부모의 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신조가 후미에는 부담스러웠다. 매일 도시락을 싸야 하고 행사 참여도 많은 유치원이라 미사키는 다른 유치원에 보내고 싶었지만 언니 미키가 다닌 유치원을 다니고 싶다는 미사키와 남편 때문에 고요 유치원을 보내고 있지만 행사참여는 즐겁지 않았다. 첫째 미키의 학교 참관수업날 후미에는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다음날 뚱뚱한 자신의 외모 때문에 미키가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미키를 돼지라고 놀렸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는데 딸의 학교생활을 보면서 후미에는 자신도 초등학교때 아이들에게 백돼지라는 별명으로 놀림을 받았던 기억을 하게 된다. 그 당시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 문제에 대해 담임에게 알려서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후미에는 일상생활에 지쳐 있었고 아이들의 육아에도 힘들어 하고 있었다.
어린시절 후미에는 출장이 많았던 아버지와 딸보다는 노는 것이 좋았던 어머니의 무관심속에서 자랐고 부모님의 관심을 받지 못한 어린나이에 친구를 사귀는 방법도 자기자신을 가꾸는 방법도 몰랐다. 어머니는 딸을 냄새나는 옷과 위생적이지 않는 환경에 방치했고 그런 후미에는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없었고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지만 부모님에게도 학교에도 그 사실을 알릴수 없었다. 후미에가 자신의 삶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아버지의 전근이 결정되면서이다. 새롭게 시작할수 있다는 믿음은 자신을 바꾸어서 친구도 사귀고 외모도 바꾸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살을 빼면서 주위 반응도 달라지고 있었다. 백돼지라는 별명에서 백로가 되어가고 있는 후미에는 예쁘다는 말을 들으면서 주변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것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일을 다시 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그만두어야 했고 살이 찌면서 초등학교 시절의 자신감 없는 후미에로 돌아가 있었다. 유일한 취미인 이벤트 응모가 후미에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는데 당첨된 이벤트 행사에서 동창생 가나코를 만나면서 후미에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오고 있었다.
아이들의 양육에서도 지치고 자신의 외모에도 자신감을 잃은 후미에에게 가나코는 뜻밖의 일자리를 제안하고 그 일을 잘 하게 되면서 수입이 늘어나게 되자 후미에는 자신을 가꾸어 나간다. 넉넉한 수입으로 브랜드 옷을 사고 또 한번 백조가 될수있는 기회가 찾아왔는데 형사가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말한다.
가마쿠라 경찰서의 하타와 나쓰키는 별장에서 죽은 화장품 관련 피해자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하타는 아름다운 외모로 모두의 관심을 받는 나쓰키의 실력을 의심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나코는 후미에에게 이 일을 할수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 라고 말한다. 자신감 없는 후미에가 그 말을 듣고 얼마나 행복하고 기분좋았을지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았지만 가나코는 자신을 믿고 있다는 사실에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었을 것이다. 가나코는 후미에가 생각하는 것처럼 착한 친구인가 아니면 교묘하게 절망에 빠진 친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데 모든 것에 의욕이 사라진 후미에를 찾아온 달콤한 유혹을 쉽게 뿌리칠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유혹에 빠지고 변화를 꿈꾸던 그 순간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버린 후미에를 보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외모도 경쟁력이다. 라는 말이 있었다. 자신을 가꾸면서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름답지만 모든 것을 외모로 평가한다면 결국에는 집착이 될 것이다.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될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외모에 대한 집착은 마음을 병들게 하고 지치고 자신감 없는 사람들을 더욱 빠져나오기 힘든 욕망에 사로잡히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스스로를 가꾸어 나간다면 남들에 의한 평가가 아닌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아갈수 있을 것이다. 범죄 미스터리속에서 사회의 아픔을 목격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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