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에 마사시의 잔잔하게 흐르는 문체의 글을 읽고 있으면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의 한 단면을 보는 것처럼 사람의 향기가 나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급박하게 흘러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빠른 전개와는 다른 조용하면서 마음의 울림이 가득해서 위안을 받게 되고 등장인물의 삶을 더 공감하면서 지켜보게 되고 일상에서 마주치게 되는 삶의 모습이라 진심이 느껴진다. 훗카이도의 가상의 작은 마을 에다루에 살고 있는 소에지마 가족 삼대와 그 곁을 지키는 훗카이도 견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집이가지고 있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집이라고 하면 편히 쉴수있는 따뜻하고 안정적인 공간으로 지치고 힘들때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집으로 돌아가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것을 따뜻하게 품어 줄수있는 공간으로 돌아가 그곳을 지키고 있는 가족과 친구와의 만남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달게 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차분하게 풀어나가면서 자신과 가족이라는 의미를 잔잔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에서 우리의 삶을 엿볼수 있었다. 조산부 요네를 중심으로 한 소에지마 가족 삼대의 삶과 죽음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조산부 요네와 남편 신조는 장남 신지로와 도요코가 낳은 아유미와 하지메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 훗카이도 견을 중심으로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의 삶에서 집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신지로의 누나와 두명의 여동생은 독신으로 에다루에서 가까이 살고 있었다. 집을 떠나서 천문대와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아유미와 하지메 남매의 삶은 고향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살고있지만 마음속으로 그리는 집에 대한 향수는 잔잔하면서도 여운을 남기고 있다. 대학교수 하지메는 오십중반으로 언제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살아오면서 어렸을때의 일들을 생각하면서 학교 도서실에서 화집을 꺼내 보게 되는데 대출카드에 적힌 에다루 교회 목사 아들인 이치이의 이름을 보고는 그의 모습을 그려보고 에다루에서의 일을 떠올리게 된다. 조산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태어난 하지메는 소에지마씨댁의 손자라는 이유로 읍내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할머니가 조산사로 일하고 있었던 시절에는 에다루 서쪽에 사는 여자들은 소에지마 조산원에서 낳거나 할머니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신 아후에 점차 병원에서 아이를 낳게 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메는 대학을 그만두고 훗카이도의 에다루로 돌아가기로 결정했고 아내 구미코가 함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미코는 뇌조의 생태를 연구하는 촬영으로 바쁘고 부부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익숙했다. 집으로 돌아오게 된 하지메는 부모님을 비롯해서 독신으로 살고 있는 고모들을 돌보아야 하고 노견 하루의 산책도 자신의 일이 되었다. 자신도 오십을 넘기고 있지만 보살펴야 하는 가족에 대한 생각들과 자신의 노년 삶을 고민해야 하는 하지메의 일상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치매에 걸린 고모들을 돌보는 것이 쉽지 않았고 어쩔수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음이 아프지만 받아들여야만 했고 병과 죽음을 앞두고 있는 쓸쓸한 상황이 결코 소설속 이야기만 아니라는 사실이 공감이 가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담담한 현실이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영원할것 같은 삶에도 죽음이 다가오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삶의 연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방황속에서도 자신의 길로 되돌아올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다른 길로 되돌아가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기 때문에 다시 돌아오게 되는 그곳에는 집이 있는것 같다. 지치고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따뜻하게 받아주는 곳으로 잊고 지내던 지난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가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게 된다. 삶과 죽음의 순환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결국 인간의 삶이고 숙명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이다. 조용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소에지마 가족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그 모든 이야기가 공감하게 된다는 사실에서 그들이 들려주는 삶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의 삶에서 큰 울림을 주는 에다루의 소에지마 가족을 통해 삶과 죽음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