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열쇠 열린책들 세계문학 265
대실 해밋 지음, 홍성영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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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유리열쇠는 투명하게 빛나지만 깨지기 쉬운 연약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비정하고 폭력적인 정치세계의 이면을 보여주는 이야기의 제목이 유리 열쇠인 이유는 겉으로는 단단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깨지기 쉬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람들의 추악한 내면을 들어내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비겁하고 나약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소설 중에서 최고의 걸작이라고 소개한 유리열쇠가 발표된 시기는 지금과 다른 시대였지만 권력을 향한 욕심과 질주는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것과 그 욕심이 만들어낸 인간의 추악함을 엿보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사랑과 우정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하드보일드 스릴러는 유난히 어두운 색채와 마지막 결말에 대한 긴 여운이 남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을때 더 긴장하면서 읽게 되는데 비정한 정치세계에서 살아남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불법적인 일에도 눈을 감아야 하고 폭력적인 일에도 당연시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정치와 권력이 가진 힘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고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그들이 할수있는 일들을 보면서 놀랄수밖에 없었다. 
네드 보몬트는 정치가 폴 매드빅의 보좌관이지만 그들 사이는 특별한 관계이다. 친형제처럼 가깝고 폴에게 많은 조언을 하는 네드는 정치가와 보좌관의 관계를 넘어서 진한 우정으로 이어져 있었다. 도박중독인 네드는 폴을 위해서 위험한 일과 폭력을 사용해야 하는 일에도 기꺼이 나서지만 정치적인 조언도 하고 있었다. 폴은 상원위원 재선을 도와주고 그의 딸과 결혼하게 된다면 정치인으로 자신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해 나아갈수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네드는 그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원위원 딸 재닛을 좋아하는 폴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닛과 결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딸 오팔이 상원위원의 아들 테일러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재닛과 결혼할려는 계획이 어긋나게 될까 오팔과 테일러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상원위원 아들 테일러가 살해되고 현장을 목격한 네드는 테일러를 살해한 범인을 추적하지만 그럴수록 범인의 윤곽은 폴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오빠의 죽음을 밝히고 싶은 재닛과 연인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은 오팔 그리고 네드는 그날의 진실이 궁금했고 그들이 알지 못하는 진실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폴이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성공할수 있었던 이면에는 네드의 역할이 있었고 위기의 순간에 항상 그를 도와주는 네드는 불법적인 일에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쟁자를 추락시키기 위해 함정을 파고 기자를 매수해서 가짜 뉴스를 퍼뜨려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려는 정치가와 비리를 알면서도 나서지 않는 검찰과 경찰의 이중적인 행동을 보면서 정의는 사라진것 같았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수있는 추악한 권력의 세계이지만 그것에서도 지켜야 할 사랑과 우정은 존재하고 있었다. 살인과 음모가 가득하고 권력과 부에 대한 욕심으로 상대방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키고 싶은 사람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씁쓸하게 다가오는데 어긋난 방향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네드와 권력을 향한 탐욕으로  추악하게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잡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득을 위해 권력을 이용하고 불법적인 일에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면서 더 힘을 키우고 싶은 야망이 불러오는 비극을 보면서 하드보일드적인 아픔이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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