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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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 최고권위상 부커상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은 백오십여년의 시간속에서 열두명의 여성들이 살아오면서 겪어야 했던 편견과 차별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이다. 숨겨야 했던 비밀과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사화적 환경과 가치관의 혼란으로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이 살아오면서 삶을 지탱하게 만들어준 빛이 무엇이었는지를 일깨워주는 이야기는 흑인과 여성 그리고 성정체성으로 고통받았던 그녀들의 여러가지 삶의 빛깔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영국에서 흑인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억압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갔던 그녀들의 노력에 감동하게 된다. 열두 명의 여자들이 알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흑인에 대한 편견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들어낸 고통에서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던 여성들이 자신을 억압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편견에 맞서야만 했는지를 보면서 그 결과 지금은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도 편견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수있다. 사회적 편견과 더불어서 성정체성에 대한 갈등은 가족과 사회에서 그녀들을 더 힘들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열정이 빛나는 이야기를 보면서 진정한 삶의 의지와 희망을 보게 된다.
90대 할머니와 10대 소녀 연극연출가, 은행 부사장,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직업이 다르지만 그들에게는 공감되는 사실이 있었고 편견속에서 사회에서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들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갈등 상황이 열두 명의 주인공들의 삶에서 엿볼수 있었고 무엇보다 19세기와 21세기의 달라진 시대상황을 비교하면서 점점 편견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인식을 엿볼수 있었다.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희생과 열정으로 삶을 살았던 당시의 여성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을 알수 있을것 같다. 작가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할수 있을것 같은 이야기에서 억울하고 아픔도 남아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게 되고 할수있다는 용기를 받을수 있었다.
혈연, 지연으로 얽힌 열두명의 여자들이 이끌어나가는 삶속에서 시대적 고통을 엿볼수 있었고 지금이라면 좀 더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과거에 그들이 자신들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세상을 바꾸었기 때문에 그들이 겪었던 편견을 벗어나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회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수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꿈을 향해 공부하고 일할수 있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몇십년 전에는 흑인이고 여자이기 때문에 일과 공부를 한다는 것이 차별을 받았고 가정에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할수없는 일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달라진 시대만큼이나 그런 사회적 편견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 그들이 얻을수 있었던 지위와 명예를 보면서 흡족해하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에 감동받게 된다.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열두 명의 여자들을 보면서 각자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모두 자신의 삶을 온전히 원하는데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회의 시선이나 기대감이 아닌 지신이 꿈꾸는 삶을 살아가면서 성공하고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압박하고 사회적 가치관으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면서 판단하는 사실에 갈등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속내를 숨겨야만 한다는 사실은 여성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완전히 사회적 편견을 무시할수만은 없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엠마는 레즈비언으로 흑인 여성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다호메이의 마지막 여전사>를 내셔널 시어터에서 공연한다는 사실은 그녀를 긴장하게 하지만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을 생각하면 오늘의 성공이 그저 기쁘지만은 않다. 엠마는 연극연출가로 성공했지만 처음부터 연극연출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배우가 꿈이었지만 당시에는 자신이 맡을수 있는 배역은 노예, 하녀, 범죄자로 편견에 사로잡힌 연출가들은 엠마의 겉모습만 보고 배역을 정했고 오디션에서 만났던 도미니크도 그런 상황에 절망하고 있었다. 도미니크는 사춘기 시절에 자신이 성적으로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사실은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었다. 배우를 꿈 꾸면서 런던으로 왔지만 배역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연출가들의 편견에 자신이 맡을수 있는 배역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독학으로 흑인 역사와 정치, 문학을 공부하면서 연극학교에 들어가지만 유일한 유색인으로 학교에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나 독립 운동을 위해 활동했던 기자 출신 아버지와 혼혈인 엄마를 두고 있는 엠마는 엄마가 주변에 혼혈인이 드물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끌리었고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엄마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살면서 자신의 의지가 아닌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딸에게는 결혼과 자녀문제에만 관심이 있었고 혁명가적인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사회주의에 대해 말하면서 집에서는 대통령처럼 행동했고 그런 아버지에 대해 엄마는 순종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엄마는 자신이 억압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아버지와 그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엄마에게서 벗어나서 자신이 레즈비언으로 변호사와 의사가 된 오빠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것이라고 엠마는 생각했다.
비슷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엠마와 도미니크는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판에 박힌 연극계를 조롱헸고 그런 행동들이 더욱더 그들이 연극을 할수있는 기회를 사라자게 만들었다. 배우 경력을 쌓기 위해 극단 '부시 위민'을 만들었지만 엠마와 도미니크는 친구로서는 완벽하지만 일을 같이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도미니크는 새로운 삶을 위해 미국으로 가지만 레즈비언들의 공동체에서 살아가지만 그 삶이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고 그곳을 벗어나서 자신을 삶을 살아가게 된다.
게이 커플의 정자를 기증받아 태어난 야즈는 평범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나서 대학에 가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특별하고 개성이 강하다. 엄마 엠마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평범한 엄마들처럼 단정하게 옷을 입고 다니기를 바라지만 엠마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옷을 입었고 그런 것에 대해 언제나 당당하고 자유로웠다.
연극연출가로 성공했지만 엠마는 여전히 기득권층과는 거리가 멀었고 50대에 이르러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직접 연출할수 있었지만 첫 공연을 앞두고는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열다섯 편의 희곡과 마흔 편의 작품을 연출했지만 내셔널 시어터 무대에서 첫공연을 앞두고는 두려웠는데 예전이라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는 사실에 평단의 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캐럴은 큰 고통을 겪은 후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은행 부사장으로 성공하지만 결혼문제로 엄마와 갈등하게 된다. 셜리는 선생님으로 열정적으로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 자신에게서 그 열정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셜리의 엄마 윈섬은 사위에 대해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노년의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사랑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구십여년의 삶을 살아가면서 라이듬데일가의 버팀목이 된 해티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여성으로서의 삶에서 차별과 편견을 보았고 그리고 조금씩 변해가는 사회를 보고 있는 증인으로 흑인 문화와 정치, 페미니즘을 누구보다 직접 겪은 인물로 시련과 고통의 비밀을 숨기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방식은 달랐지만 저마다 흑인이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편견의 아픔을 겪으면서 자신이 스스로 강해져야만 그 사회에서 이겨낼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조금씩 사회를 변하게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수놓는 세상은 이전보다 더 밝은 세상으로 여러가지 차별과 편견을 넘어서 사회의 빛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 감동받게 된다.
해티가 살아온 세상과 엠마가 겪은 시대에서도 차별은 있었고 지금도 곳곳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세상은 달라지게 된다는 것을 여러 빛깔을 가진 열두 명의 삶에서 찾을수 있었다.
긴 여정을 이어가면서 유럽에서 흑인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과 성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것을 인정하는 마음의 포용력을 배우고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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