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들려주는 아버지에 대한 에세이는 아버지의 삶이 한 개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흘려가면서 불우했던 기억들에 의해 아버지와 관계가 소홀해진 이유를 밝히면서 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고통을 잔잔하게 말하고 있는 글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도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고 아버지가 지니고 있었던 역사적인 아픔을 아들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느끼는 쓸쓸함과 고통이 아버지 자신뿐만 아니라 아들에게도 고통이 되었다는 사실을 끝내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남겨 두었던 진심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야 말할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러번의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남긴 어두운 그림자는 자산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벗어날수 없는 고통으로 이어지면서 자신과 가족들도 힘든 시간을 보낼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전쟁이 남긴 상처의 의미를 깨달을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의 삶에서 일어난 전쟁에 대한 역사적인 사건들과 연관되어 있었고 어린시절 아버지가 중국 병사를 처형 했을수도 있었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 의심이 트라우마로 남아 아버지를 오해하게 만들었고 오랜 시간 괴롭히는 두려움으로 남아 있었다.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아버지에게 확인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을 간직해야만 했던 아들의 슬픔을 엿볼수 있었다. 아버지가 바라는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실망감은 결국 사이가 좋지 않은 부자관계를 만들었다고 작가는 고백하고 있다.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살지는 않았지만 작가로서 성공했다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여전히 아버지와 아들은 완벽하게 화해하지 못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자신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이상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아버지의 삶을 글로 남기게 된 이유였고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갈수 없었던 아버지의 삶에 대해 알아가면서 조금이나마 더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을것 같다. 아버지의 삶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그 진실을 찾을려고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뿌리가 되는 아버지를 외면할수 없었고 결국 미루고 있었던 에세이를 쓰게 되지만 머뭇거리면서 조심스럽게 다가가게 되는 자신의 마음이 솔직하게 표현된 글을 통해 작가에게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글로 옮긴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에서 고민을 보게 되고 그동안의 작품과는 다르게 가족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어렵고 쉽지 않은 결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와 고양이를 버릴려고 해변으로 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시작하고 있다. 당시에는 고양이를 버리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아직 전쟁의 상처가 남겨진 모습도 곳곳에 남아 있었던 시절로 전쟁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던 그 시절에 아버지는 아들에 대해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폐허가 된 도시가 다시 재건할수 있는 것처럼 전쟁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아나가지 못했던 아버지는 아들만은 아픔을 겪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기대를 이어갈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불우한 어린시절과 세번의 전쟁을 겪어야만 했던 아버지의 삶을 전쟁을 겪지 않은 아들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룰수 있는 것들이 많은 미래를 아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버지는 이해할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전쟁에 참전해야만 했고 그 결과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던 아버지에게 아들이 자신의 삶을 닮지 않고 잘 살아가는 것을 원했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면 더 이상 전쟁의 고통을 겪지 않으면서 원하는 삶을 살아갈수 있는데 아들은 자신의 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아버지는 생각했을 것이고 그런 아버지의 강압이 아들에게는 고통이 되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멀어질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어줄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어느 부모와 다르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특히 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처럼 불우한 시대적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아들을 보면서 화가 나고 불만도 쌓여 가면서 아버지와 아들은 각자 마음의 벽을 만들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과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게 되면서 확인하기 두려운 진실에 대해 의심을 하면서 어른이 되었고 끝내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 들을수 없었다. 아버지는 세번의 참전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만 했고 전쟁의 참혹한 기억들이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었을 것이다. 고통스러운 기억은 스스로를 병들게 하면서 점점 거칠어지는 성격으로 이어지게 되고 가족은 그 사실을 원망하면서 살았을 것이다. 내면의 고통을 말할수 없었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아들은 글을 쓰면서 진실을 알아가게 되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다른듯이 보이지만 비슷했던 아버지와 아들은 갈등하고 외면하지만 아버지가 지나온 발자국 속에서 자신을 보게 되는것 같다. 험난했던 삶을 헤쳐나오면서 시대가 개인의 삶을 온전하게 지켜주지 못했고 전쟁을 통해 겪게 된 아픔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아버지를 알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모든 것을 다 알게 된 이후에 그 진실이 두려웠던 작가의 마음을 보면서 아들이기 때문에 두려웠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나이가 어느덧 70이 되고 더 이상 아버지의 삶을 외면할수 없었기에 조심스럽게 아버지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실을 마주보면서 아버지의 기억을 되돌아보는 에세이는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