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의심은 사건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정황밖에 없다면 법은 어떤 선고를 내려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판사로서의 양심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죄가 확정되기전 까지 무죄이고 의심할수없는 증거를 토대로 선고를 해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판사의 역할이지만 판사라는 직업윤리 의식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대해 완전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수만 없었던 판사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것 같았다. 부장판사 현민우와 배석판사 민지욱을 보면서 여러 사건들 중에 그들은 왜 그토록 소위 젤리 살인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장 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판사이지만 그래서 더 법이 가지고 있는 헛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법의 헛점을 이용해서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가해자 김유선을 보면서 자신들의 한계를 알게 되어 피해자와 가족의 아픔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현민우 부장판사는 자신이 맡게 된 여러 사건 중에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젤리 살인사건을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사건의 피해자가 20대 초반의 남성으로 젤리를 먹다가 목에 걸린 후 사망했고 모텔에 같이 투숙한 김유선이 의도적으로 보험에 가입 후에 수익자를 자신으로 바꾸고 보험금을 노리고 피해자 이준호를 살해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김유선이 사망 보험금 3억원으로 빚을 갚았다는 사실과 이준호의 누나 이소윤이 동생이 김유선과 헤어질려고 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김유선의 범행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부검도 없이 화장을 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해 명확한 증거가 남아 있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았고 의사와 법의학자들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아 검사나 변호사 모두에게 결정적인 증언을 하지 못했다.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 대해 개인적인 의심을 드러낼수는 없었지만 감정적으로 김유선이 재판내에 보였던 태도와 행적을 토대로 그녀가 이준호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말을 믿을수 없었고 피해자와 그의 누나 이소윤의 증언에서 그들이 순진하고 어리숙해서 김유선이 의도적으로 접근한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신경 쓰이는 사건으로 배석판사 정남희와 민지욱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사와 법의학자는 이 사건에서 김유선이 이준호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을 경우와 김유선의 주장대로 젤리가 목에 걸려 사망한 경우에 대해 증언했지만 만족스러운 결론을 내릴수는 없었다. 김유선은 사건에 대해 계속해서 말을 바꾸어 증언했고 무엇보다 이소윤은 동생이 김유선과의 관계를 정리할려고 했는데 보험 수익자를 바꾸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고 김유선이 직접 보험 담당자에게 이준호의 도장을 찍어 서류를 가져 갔고 보험 모집인은 가입할때에 이준호를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에 치아가 좋지 않아 젤리를 먹지 않는다는 누나의 증언에 이 사건은 증거만 없을뿐 정황상으로 김유선이 이준호의 보험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실행한 사건이라는 사실을 예측할수 있었지만 사건에 대해 선고해야 할 판사의 입장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에 고심할수밖에 없었다. 합리적 의심이란 의심이 전혀없는 수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유죄로 선고할수 있지만 정황과 증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판사들은 망설일수밖에 없었는데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수 없었다. 부장판사를 비롯해 두명의 배석판사가 사건에 대해 합의된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들이 내리게 될 판단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 지을수 있는 중요한 판단이기 때문에 심사숙고 할수밖에 없다. 사건에 대해 가해자에게 법의 심판을 내려 정의를 알려주고 싶고 그 결과를 토대로 죄와 법에 대해 명확하게 결론내리고 싶지만 결국 증거가 확실하지 않을때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고 그럴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을것 같다. 전직 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판사라는 직업이 가진 분위기를 잘 알고 일에 대해서 그들이 말과 행동을 얼마나 조심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수 있었고 사법부에서 독립적인 일을 하지만 나름대로 판사로서 정치적으로나 중립을 유지하고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고충을 엿볼수 있었고 판사가 하나의 사건에 대해 결정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에 자유로울수 없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