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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맨 앤드 블랙
다이앤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다이앤 세터필드의 <열세 번째 이야기>에서 대저택을 배경으로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서서히 밝혀질때의 잔잔하게 전해지는 두려움이 기억나는데 죽음에 관련된 벨맨&블랙 에서도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놀라운 이야기가 전개될것 같다는 예상을 하면서 읽게 된다.
벨맨&블랙은 죽음에 대해 잠재된 공포와 두려움이 가족의 죽음으로 더 이상 숨기고 있을수 없었던 벨맨이 죽음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되지만 여전히 자신이 가진 두려움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데 그가 두려워하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까지의 그의 삶을 살펴보면 부는 가질수 있었지만 그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는지 아무것도 가질수 없었던 그의 삶이 미스터리하게 전개된다. 무엇보다 이야기 중간 중간 떼까마귀와 까마귀의 등장이 더욱더 스산한 분위기를 느끼게 만들어 벨맨의 공포를 극대화 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엄마와 살고 있는 윌리엄 벨맨은 열살 생일을 지난지 며칠 지나지 않은 날 사촌 찰스와 친구인 프레드와 루크와 놀면서 또래의 우정과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윌리엄은 그때 친구들이 부러워할만한 새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새총으로 멀리 참나무에 있는 떼까마귀 혹은 까마귀를 맞출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 윌리엄은 친구들 엎에서 자신의 실력을 뽑내고 싶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새총으로 돌멩이를 날렸는데 새가 풀밭 위에 죽어 있었다. 검은 어린새의 죽음에 아이들은 윌리엄을 영웅이라고 말했지만 자신 때문에 죽은 새에 대해 윌리엄은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윌리엄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함께 있는 것처럼 누군가가 곁에 머물고 있었다.
벨맨가는 방직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백부 폴이 공장을 이어받았고 그의 아들 찰스에게 상속될 예정이었지만 찰스는 공장에 관심이 없었다. 폴은 아들이 공장을 이어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조카 윌리엄에게 공장 일을 가르치고 싶었다. 백부의 뜻대로 방직공장에서 일하게 된 윌리엄은 공정의 모든 공정에 참여해서 공장의 체계를 배우면서 일에 대해 배웠고 탁월한 능력과 성실함을 가진 윌리엄은 금방 방직공장에 적응할수 있었다. 그리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염색에 대해서도 공부해서 더 좋은 염색을 만들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한 윌리엄의 노력으로 방직공장은 예전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게 되었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의 열정이 잠시 멈추었지만 삼촌의 농장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만나게 된 로즈와 결혼 이후 윌리엄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행복한 가정에서 다시 안정을 얻을수 있었고 또 다시 방직공장 일에 몰두할수 있었다. 백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윌리엄에게 또 다른 아픔으로 다가왔는데 장례식날 윌리엄은 누군가를 알아보고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윌리엄의 어머니 장례식에도 왔던 사람이지만 그에 대해 알지 못하는 윌리엄은 계속해서 그 사실이 마음에 남아 있었다.
불행은 갑자기 윌리엄을 찾아왔다. 세 아이가 열병에 걸려 죽고 로즈도 열병으로 잃은 윌리엄에게 딸 도라마저 열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한순간에 일어난 비극적인 일에 절망한 윌리엄은 술에 취해 묘지에 갔고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장례식에 왔던 의문의 남자가 묘지에 있었다. 누구냐고 묻는 윌리엄에게 그는 친구라고 말한다. 윌리엄을 도우러 왔다는 블랙이라는 남자는 이것이 하나의 기회 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 순간 윌리엄은 딸 도라를 떠올리게 된다. 마치 블랙이 자신에게 뭔가를 제안한 것처럼 생각한 윌리엄은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갈수 있었다. 도라가 죽음에서 살아났을때 윌리엄은 큰 결심을 하고 있었다. 방직공장은 이제부터 벨맨없이 운영하게 하고 그는 다른 사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월리엄은 부유한 바느질 도구 판매상들을 만나고 부지를 매입하고 그곳에 건물을 지었다. 5층 건물이 지어지고 상점 이름은 벨맨&블랙 이라고 정하게 되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이 사업은 어디까지나 블랙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출에 대해 묘지에서 봤던 그날 이후 다시 나타나지 않는 불랙에게 어떻게 전해야할지 고민도 하고 있었다.
장례용품을 파는 엠포리엄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벨맨은 자신이 블랙과 거래를 했고 그 결과 도라가 살아남을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완전히 건강했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도라를 볼때마다 죽음이 물러난 것이 아니라 단지 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과 자신이 장확하게 블랙과 무슨 거래를 했는지 알수없었다. 그렇게 점점 윌리엄은 블랙과의 계약과 죽음에 집착하게 되었다. 벨맨&블랙이 성공할수록 딸 도라가 안전해질것이라는 믿음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블랙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렵고 자신과의 관계가 나중에 사업에 어떻게 영향을 마치게 될지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상점이지만 블랙은 단 한번도 가게에 나타나지 않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하는 벨맨은 사업이 번창할수록 더욱더 블랙에 대한 생각으로 불면증과 건강을 잃어 가고 있었다. 자신이 하는 사업이 분명 블랙이 말한 아이디어라고 믿고 있는 벨맨 앞에 나타난 블랙은 기억하라고 말한다.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 것인가? 오랜 세월동안 마음 깊숙이 묻어 두었던 죽음에는 가족의 죽음에 대한 기억도 있지만 열살 어린 소년이 친구들 앞에서 새총으로 어린 새를 죽인 그 기억도 있었다. 그 모든 죽음에 대한 기억이 끝나고 나면 만나게 되는 기억들은 자신의 삶에 있었던 기쁨과 슬픔에 대한 기억들이다. 수많은 기억들을 떠올리는 윌리엄을 보면서 죽음에 이르게 되는 순간 우리 삶에 일어난 모든 희로애락에 관련된 일들을 기억하게 될지 모른다. 마지막 순간 그 기억이 결코 두렵거나 공포를 느끼지 않게 삶을 잘 아끌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월리엄이 평생 마음의 짐을 가지게 된 그 사건이 그의 인생에 무엇을 남기게 되었는지를 지켜보면서 평생 블랙이라는 존재가 월리엄 곁에 머물면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낄수밖에 없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공포보다 마음 깊숙하게 울리는 미스터리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벨맨의 삶을 따라 다닌 두려움이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해서 생각나는데 음산하게 울리는 공포를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