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이라고 하면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어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마음으로 맺어진 좀도둑 가족의 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좀도둑 가족에 등장하는 할머니 하쓰에 아빠 오사무 엄마 노부요 엄마의 이복여동생 아키 그리고 아들 쇼타 다섯명의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은 여러 평범한 가족과 다를바가 없었지만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가족과 다른 무엇인가가 더 있었다. 아빠 오사무는 열살 아들 쇼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슈퍼에서 일을 시킨다. 그 일이란 것은 컵라면이나 샴퓨를 몰래 훔치는 좀도둑질이다. 그렇게 훔친 물건을 집으로 가져와서 먹었고 어린 쇼타는 가족의 일원으로 그 일을 더 잘하고 싶었다. 그날도 슈퍼에서 컵라면을 훔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서 여러번 마주친 여자아이가 추운날씨에 아파트 앞에 앉아 있었고 안쓰러운 마음에 집으로 데려온 오사무의 행동은 노부요를 화나게 만들었다.
유리라는 이름을 가진 다섯살 아이를 부모 몰래 집에 데리고 있을수 없었던 부부는 아이를 돌려보낼려고 했지만 유리의 부모가 싸우는 소리에서 부모가 유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미 집에서 유리가 학대 받으면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노부요는 도저히 아이를 그 집에 다시 돌려보낼수가 없었다. 그렇게 유리는 쇼타의 여동생이 되어 좀도둑 가족의 집에 살게 되었다.
무능력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오사무와 세탁 공장에서 일하면서 옷에서 나오는 물건을 가져가는 노부요 윤락업소에서 일하는 아키 그리고 남편의 연금을 받는 하쓰에의 연금은 가족의 유용한 생활비가 되어 주었다.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일을 하다가 다친 오사무 대신 쇼타는 소위 일을 했고 그 일을 자신의 여동생이 된 유리에게도 가르쳐 주었다. 쇼타에게 그 일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가족은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쇼타가 가져오는 것들이 가족에게 필요했기 때문에 쇼타는 자신이 하는 그 일이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리의 집은 멀지 않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수도 있었지만 학대와 심한 말에 상처받은 다섯살 어린아이는 쇼타의 집에서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조금씩 자신의 의견을 말할 정도로 마음의 문을 열었고 그런 유리의 모습에 가족들은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그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떠나서 혼자 아들을 키웠지만 아들은 결혼을 하고 다른 지역에 살면서 연락도 잘하지 않아 외롭게 살고 있었던 하쓰에와 어렸을적에 유리처럼 부모님의 학대와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도망친 노부요 그런 노부요를 도울수밖에 없었던 오사무 그리고 동생에게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해서 집을 나온 아키 그 모두에게 사연이 있었다. 그리고 쇼타는 자신의 진짜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유리가 예전에 할머니와의 기억을 말할때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좀도둑 가족의 일원이 된 유리까지 그들은 선택된 가족이었다. 평범한 가족처럼 살고 싶었던 가족은 유리의 행방불명 사건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위기를 맞게 되지만 유리가 아닌 주리가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학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린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쇼타의 여동생으로 함께 살려고 했다. 
세탁공장에서 일을 했던 노부요는 어려운 회사 사정으로 일을 그만 두어야 했고 가족에게는 이제 하쓰에의 연금만이 유일한 수입이었지만 바다에 가고 싶은 가족을 위해 가족 여행으로 바다로 가게 된다. 바다에서 놀고 있는 가족들을 보면서 노부요는 행복을 느꼈고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하쓰에가 자신에게 더 기대고 딸처럼 대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바다 여행은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었지만 행복은 그렇게 오래 계속되지 않았다. 
오사무는 쇼타를 아들처럼 생각했지만 쇼타에게서 아빠라는 말을 듣지는 못했다. 노부요도 엄마라고 불러 달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속마음은 쇼타와 주리의 엄마가 되고 싶었고 하쓰에의 딸이 되고 싶었다. 그들은 평범한 가족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진짜 가족이 되어 가고 있었다. 
가족은 피를 나누어야만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이해하고 감싸주게 될때 가족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좀도둑 가족은 말하고 있다. 결코 정상적인 가족은 아니었지만 그들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복한 순간과 슬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