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그레이스 페일리의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을 읽기 전에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작가에 대한 글을 먼저 읽어 보았다.
하루키는 그녀의 글이 가진 독특한 문체 속에는 거칠지만 서민적인 따뜻함을 엿볼수 있다는 점과 소박한 웃음이 담긴 글들을 통해서 독자들을 사로잡는 놀라운 솜씨에 대한 칭찬에 처음 읽게되는 그레이스 페일리의 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1974년에 쓴 단편집은 시대적으로 지금과는 차이가 나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의 사회상과 생활상이 흥미롭게 전해져서 잔잔한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
이야기의 도입부에 작가가 쓴 인생은 어렵다 라는 글이 보인다. 이렇게 어려운 인생에 대해 작가는 무슨말로 인생에 대해 말하고 또 위로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단편집에는 여러편의 인생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개개인의 삶에서는 자신들이 겪고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소박하지만 잔잔한 내용으로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던 독자에게 그 시대가 가진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가의 의도가 곳곳에 드러나는데 그런 문제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있지만 달라진 것도 있다는 사실을 통해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것 같다. 무엇보다 시대가 달라져 지금은 여성들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성장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수있게 된다. 단편집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어떤 평가를 했는지 알수 있었고 불합리한 상황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리고 불과 몇년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와 그들의 고통이 책을 통해 전달되는것 같다.
남자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이것은 곧 남자에게 무거운 짐이 된다. 자신이 돈을 벌어야만 가족이 생활을 할수있는 현실은 고통이었다. 남자는 매일매일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점점 지쳐가고 아내와 아들은 그런 남자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낭비만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남자는 화가 난다.
자신이 아내와 아들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한 남자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날 더 이상 불행하다고 남자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남자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에게 일어난 특별한 일 때문에 더 이상 불행하지 않게되어 다행이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은 그를 여전히 따라다니고 있었다. 집안 경제를 혼자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내와 아들이 하는 일들이 못마땅했던 남자에게 찾아온 변화를 보면서 잠깐의 일탈이 가져온 변화를 통해 앞으로는 조금은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게 된다.
중년의 여자 알렉산드라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결혼관과 부녀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수 있었다. 아픈 아버지를 돌보는 알렉산드라에게 젊은 택시기사 데니스가 유혹을 한다. 그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데니스가 알렉산드라도 싫지는 않았고 그의 아이를 가지게 된 알렉산드라에게 아버지는 임신을 했으니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애당초 알렉산드라는 데니스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알렉산드라의 아버지는 중년의 딸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을 이해할수가 없었지만 오히려 딸은 남자와 헤어져 당당하게 아이를 낳고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알렉산드라는 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그 일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수 있었다.
남자도 여자도 자신의 삶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와 자식간에도 소통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냉소적인 비판을 곁들인 이야기를 통해 지금과 달랐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짐과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남자들이 생각하는 사회와 가족관계 그리고 여자들이 생각하는 사회와 가족관계의 차이가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차이가 많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하루키의 소개글에 이미 작가의 글이 거친 표현과 비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거침없는 표현이 담긴 글들을 읽으면서 그 시절의 삶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좌절 그리고 소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들의 삶에서 뭔가 빠진 것처럼 허전한 마음이 채워지기를 원해서 자신의 자존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시대가 원하는대로 살아가면서 어느날 문득 자신이 소망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고 깨달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대는 달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노력할때 비로소 원하는 것을 가질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레이스 페일리는 여성들이 더 당당하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이제는 작가가 생각한 당당한 여성들이 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는데 여성운동가로서 변화된 여성의 사회활동을 보게 된다면 그녀도 만족하고 웃을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