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쓰치의 첫사랑 낙원은 실화 소설이다. 첫장에 이 소설이 실화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성폭행 사건으로 그 이후 겪어야 했던 피해자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소설이 발표되고 두달 후 자신의 집에서 자살한 작가 린이한이 소설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그녀가 죽은 후에 가족에 의해 밝혀지게 된다. 문학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작가에게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이웃의 학원강사 리궈화가 성폭행을 한 가해자이지만 오히려 피해자에게 등을 돌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비뚤어진 사회의 한단면을 엿볼수 있었다. 류이팅과 팡쓰치는 같은 아파트의 한층에 살고 있는 이웃으로 그들은 영혼의 동반자처럼 친하게 지내는 친구이다. 아파트에는 부자집 막내아들로 잘생긴 첸이웨이와 부인 쉬이원이 살고 있었는데 신혼인 그들의 집에는 문학을 좋아하는 이원이 가지고 있는 책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팅과 쓰치는 자주 놀러가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학원강사 리 선생님이 부인과 딸 시시를 데리고 이사왔는데 리 선생은 문학, 철학, 역사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팅과 쓰치는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 리 선생님의 우수에 찬 모습은 어린 소녀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아이들은 이원과 리 선생님을 통해 문학에 대해 더 깊이있게 배울수 있었다. 고입고사가 끝나고 이팅과 쓰치는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학교에 자취를 하면서 다니기로 결정하였다. 부모와 떨어져 영혼의 동반자인 이팅과 쓰치는 그렇게 고등학생이 되었다. 얼마후 이팅은 쓰치가 리 선생님과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인과 딸이 있는 남자 그리고 서른 일곱살의 나이 차이가 있는 리 선생님과 사귄다는 친구의 말이 이팅은 자신에 대한 배신처럼 다가왔다. 쓰치는 누구보다 예쁜 얼굴로 자라면서 많은 고백을 들었다. 반면 이팅은 그런 쓰치에 비해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둘은 영혼의 쌍둥이라고 생각할만큼 가까웠는데 어느새 쓰치는 자신에게 비밀을 만들었고 그 사실에 우정이 무너져버리는 것을 느낀 이팅과 방황으로 이어지는 쓰치는 학교에 오지 않았고 쓰치의 방황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산에서 쓰치를 발견했다는 경찰의 전화에 너무 놀라 급하게 찾아간 경찰서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쓰치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의사의 진단으로 쓰치는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쓰치의 가족은 딸을 요양원에 보내고 집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영혼의 쌍둥이라고 생각한 이팅과 쓰치는 헤어졌고 쓰치의 방에서 친구가 쓰고 있었던 일기장을 보게 되었다. 5년전 가을에 시작된 그 일에 대한 쓰치의 아픔은 일기장에 담겨 있었다. 그때 쓰치는 열세살이었다. 리 선생은 쓰치의 작문을 고쳐준다는 식으로 집으로 불려 성폭행을 했지만 쓰치는 그것에 대해 죄송해요 라고 말한다. 마치 자신이 잘못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 왜 거부하지 못했는지 후회가 되었다. 리 선생은 이팅과 쓰치에게는 우상같은 존재였다. 그런 리 선생은 쓰치에게 자신이 하는 것은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말하는데 쓰치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이 리 선생님을 진짜 사랑하게 된다면 고통스러운 이 상황이 나아질것이라고 혼자 다짐하고 리 선생을 사랑한다고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도 친구 이팅 그리고 이원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자신이 동경하는 리 선생님에게 열세살 소녀는 성폭행을 당했지만 만약 그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리고 쓰치의 두려움을 리 선생님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에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리궈화가 쓰치에게 했던 범죄는 다른 소녀들에게도 일어났고 피해자의 고백에 대해 사람들은 오히려 소녀의 잘못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피해자는 죽음 보다 더한 고통을 받게 되었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한 학생들의 마음을 이용해 소녀들을 성폭행하고 그 행동에 대해 사랑이라고 말하는 유명 학원 강사의 비뚤어진 욕망에 어린 소녀의 삶이 무너졌지만 가족도 사회도 그것을 보호할수 없었다. 그리고 팡쓰치처럼 무너진 또 한명의 여자가 있었다. 첸이웨이와 결혼해 행복한 삶을 시작했던 쉬이원은 명문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다 결혼을 하게 되었다. 첸이웨이는 아파트 사람들에게 그의 부모가 부자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폭력적인 그는 이원에게 폭행을 했고 이원은 상처 때문에 짧은 옷을 입지 못했다. 첸이웨이가 부인을 폭행한다는 것을 이웃은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 임신한 이원은 폭행으로 아기를 잃게되는 아픔도 겪었다. 남편의 폭행에 속수무책인 이원과 리 선생님의 성폭행으로 미쳐가고 있었던 쓰치는 우연히도 외모상으로 무척 닮아 있었다. 자신의 멘토였던 이원에게도 리 선생에 대해 말하지 못했던 쓰치는 정신병원에 있었고 그런 쓰치를 찾아가는 이원은 이팅을 만나 선택을 할수 있다고 말한다. 대학을 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질수도 있고 이혼을 할수 있다면서 쓰치는 경험할수 없는 일들을 이팅은 할수 있다고 말한다. 쓰치의 생각과 감정, 기억, 사랑, 마음 등 모든 것을 기억하면서 쓰치의 몫까지 살아가라고 말한다. 분노하면서 사는 인생 대신 거기에서 벗어나서 쓰치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쓰치는 비록 자기 자신을 잃었지만 쓰치 대신 살아가라고 위로한다. 이원은 이팅에게 주저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고 말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화가 나고 마음 아프지만 희망 또한 생각할수 있었다. 쓰치는 구하지 못했지만 언제가는 여자라는 이유로 피해자가 되고 그것에 대해 비난 받지 않고 진정한 진실을 이야기할수 있는 그날이 찾아올것이라고 믿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