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 -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
이명석 지음 / 궁리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봤을 때, 살아남아야 하는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 줄 알았으나 소설은 아니고 진짜 서바이벌을 해야만 하는 상황들의 예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은 책이었다.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서바이벌에 놓일 만 한 상황을 크게 7가지로 나누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전염병과 좀비로부터의 생존이었다. 이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상반되었기 때문이었다. 좀비 바이러스는 일어날 일이 가장 희박했기 때문이고 전염병은 지금 현 시국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좀비 바이러스. 인간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어떻게 좀비라는 생명체? 아니 생명체도 아니다. 좀비라는 걸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마냥 판타지같은 얘기지만 이 책에선 전염병과 같이 언급되고 있다. 만약 좀비가 그냥 판타지가 아니라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라면? 그때부터는 아마 대재앙이 시작된다. 사람이 아니라 이성이 없는 괴물인 걸 알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제거해야 한다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차라리 좀비를 택하는 사람들도 더러 생길 것이고 그렇게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신된다.


지금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게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이다. 세계화에 발맞춰 전염병 또한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2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이다. 아마 작가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 것이고 예상했다 하더라도 본인의 예상에 대해 놀랐을 것이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우리는 코로나의 확산세가 무서울 무렵 집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무시무시한 전파력에 치사율도 낮다고 할 수 없는 바이러스는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고 머지않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래서 왠지 이 대목을 읽을 때 많은 공감과 공포를 함께 느끼며 읽게 되었다. 


앞서 작가가 미리 언급한 것처럼 실제 서바이벌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질 대 유용한 도움을 줄 실질적 가이드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서바이벌에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그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명쾌한 해답을 알려주기 보다는 많은 질문을 제시하면서 독자들이 직접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 지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여러 영화, 드라마 그리고 책을 통해 파국의 상황을 묘사하고 설명해준다. 상당히 실감나서 여느 소설책처럼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읽으면서 갑자기 모든 것이 걱정되긴 한다.)


그래서 서바이벌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책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편안한 일상에서 한 번 쯤 이런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똑같은 나날이 반복되던 때 갑자기 코로나 사태가 일어났다. 온 세계 사람들은 당황했다. 자신들의 일상이 뒤틀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을 맞닥뜨리게 될지 모른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보고 파국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절대 이런 파국은 앞으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데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