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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빙하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좋은생각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SF영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 자주 이용되는 소재인
지구종말에 관한 이야기일까요?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충
분히 이런 내용이진 않을까 싶은 떡밥성 향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그래서였을까 띠지에서 성장소설이라는 소개와 함께 주인공 와타루
의 성장과정이라는, 제목에서 착각하지 말라는 친절한 덧붙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표지에서 한 소년이 북극처럼 보이는
배경을 앞으로 반팔하나 달랑 입은 다소 황당한 그림을 접할 수 있
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머릿속 한가득 물음부호를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백여페이지나 되는 책을 다 읽은 후 왜 이런 제목이었나. 작가의
제목센스가 참 그럴듯하구나싶은게 그제서야 작가가 누군가 알아보
니 벽장속의 치요라는 단편묶음집을 낸 좀 유명한 사람이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혼혈인이라는 주변인 이야기를 이처럼 친근하고도 재미
있게 펼쳐내며 감동까지 남겨주는 솜씨는 역시 이름값하는 작가구나
감탄스럽더군요. 두께가 꽤 되기 때문에 첫장면부터 별로였으면 읽
어가기 참 힘들었을텐데, 일인칭시점으로 전개되는 첫장면은 주인공
'나'의 회상으로 시작합니다. 얘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궁금한
맘에 읽다보니 이 책이 두꺼웠나? 의아할 정도로 금새 읽게 되더군요.
일기장을 읽는 기분? 딱 책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사
건들과 주인공의 자아찾기를 보면서 내 어린시절을 회상해본달까요?
그래서 더 빠져들어 읽었는지도 모릅니다.
책은 성장소설이라는 소개를 달고 있지만 저같이 다 성장해버린(;)
어른이 읽기에도 재미있을 정도로 쉽고 유쾌하지만, 성장소설 대개가
그렇듯 엔딩이 힐링계열이라 안심하고 읽어도 좋을.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이 작가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