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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의 아기발달 백과 - 0~5세 집에서 하는 성장발달 검사 & 발달놀이
김수연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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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루아를 낳기 전엔,

육아에 대한 엄마들의 자잘한 질문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조금 느릴 수도 있고 조금 빠를 수도 있는 거고,

큰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면,

아이의 패턴에 맞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일텐데

왜들 그리 조급해하고 걱정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내가 엄마가 되고나니,

육아는 그런 것이었다.

작은 감기에 재채기를 해도,

혹시 감기가 심해져 폐렴이 걸리는건 아닐까 걱정되어

계속해서 열을 체크하며 마음을 놓지 못하고,

내 아기보다 개월수가 늦은데도

내 아기보다 더 다양한 개인기를 펼치는 동영상이라도 보면

당장에라도 그러한 개인기를 가르치고 싶어 안달이 난다.

난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낙천적인 느긋한 엄마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근심, 걱정, 염려들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애써 아닌척 느긋하게 생각하며 그런 생각들을 외면하려 하기도 했지만,

엄마에게 여쭤보거나,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책을 찾아보며

그러한 나의 걱정들이 단지 '지나친 염려'임을 확인하게 되길 간절히 바랄 때가 더 많았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책, <김수연의 아기 발달 백과>.

'0~5세 집에서 하는 성장발달 검사&발달놀이' 라는 소제목도 맘에 쏙 들었다.

 

 

 

 

 

 

 

 

 

 

​이 책은 제목대로 '아기발달'에 대한 모든 것이 실려 있다.

아기의 개월수에 따라 출생~3개월, 4~6개월, 7~10개월, 11~16개월,

17~24개월, 25~36개월, 37~60개월로 나뉘어져 있고,

각 단계별로 운동발달, 언어발달, 인지능력, 감정조절력 등과 함께

시기별로 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Q&A, 저자의 칼럼이 들어있는 아주 알찬 구성이다.

 

 

 

 

 

 

 

 

 

루아가 태어났을 때 바로 이 책을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루아는 이번달에 돌을 맞이하는 아가이므로,

나는 루아가 해당하는 단계인 11~16개월의 내용을 먼저 펼쳐 보았다.

 

 

 

 

 

 

 

 

 

 

​먼저, 시기별 주요 발달 목표가 나와 있다.

 

엄마들은 보통 아주 작은 문제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별 문제 아닌 경우가 많다.

"아이가 A를 잘 못해요~" 라고 말하면,

"B만 할 수 있으면 A는 못해도 상관없어요.

그건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에요." 하는 식이다.

이 책엔 그 B에 초점이 맞추어져 정리되어 있었다.

 

이 시기에 꼭 필요한 발달 내용들,

이 시기에 하지 못하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야 하는 내용들.

 

 

 

 

 

 

 

 

 

 

​보통 아이들은 돌 전후로 걷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늦어도 16개월까진 기다려도 된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걷는 것이 느린 아이들의 케이스의 종류와 함께

대처방안도 함께 설명되어 있었다.

 

 

 

 

 

 

 

 

 

 

​또한 아기의 운동발달에 대한 내용은,

이렇게 자세한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루아도, 언제부턴가 이렇게 한 쪽 무릎을 구부려서 일어나던데,

이것이 큰 근육이 잘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였다니!

새삼 기특하고 고마웠다는.

 

 

 

 

 

 

 

 

 

 

​또한 우리집에 소파는 없지만,

루아는 침대건 의자건 책장이건

뭐든 잡고 마치 게처럼, 옆으로 아주 잘 걷는다.

 

 

 

 

 

 

 

 

 

 

​또한 시기별 아기들의 발달을 돕기 위한 놀이들도 실려 있어서

아주아주 좋았다.

소개 되어 있는 내용들 중에는

어쩌다보니 루아가 스스로 하고 있는 것들도 있었고,

어쩌다보니 엄마아빠인 우리가 도와줘서 함께 하고 있는 놀이들도 있어서 신기했다는.

 

 

 

 

 

 

 

 

 ​상세한 그림 뿐만 아니라 글로도 잘 설명되어 있고,

 

 

 

 

 

 

 

 

 

 

​간단히 집에서 할 수 있는 검사 내용들도 실려 있었다.

 

사진으로 찍은 부분은 16개월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기저귀 가져오세요." 라고 하면

기저귀를 찾으러 갈 수 있다니!

그럼 "응가한 기저귀 버리고 오세요."도 알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엄마 ^^;;

 

 

 

 

 

 

 

 

 

 

 

아기들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엄마들은 자신이 육아를 잘못해서

아이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기의 사회성이 애착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아기와의 애착관계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생후 11~16개월에 아기가 보이는 낯선 환경에의 반응은

대부분 아기의 타고난 기질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보이는 반응을 통해서

아기의 타고난 기질을 크게 사고형과 다람쥐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6p

 

 

 

 

 

​아기가 낯선 환경에서 보이는 반응에 따라

아기의 기질을 '사고형'과 '다람쥐형'으로 분류했는데,

아직 루아는 또래들이 많은 낯선 환경에 가본 적이 없지만,

지금까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사고형'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우리는 문화센터에도 다니지 않고 있어서,

조만간 베이비카페에 한번 다녀와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그럼 또 다른 루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대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들도 있었는데,

내가 궁금했던 부분들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시기별 적절한 저자의 칼럼까지.

루아와 비슷한 개월수 아가를 둔 엄마들의 화두는,

'돌잔치', 그리고 '걷기'가 아닐까.


돌잔치는 엄마가 고생해서(!!) 준비하기만 하면 되지만,

'걷기'는, 엄마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엄마들이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루아가 혼자 걷지 않고 있고,

지금 걷지 않는다고 루아가 느린 편에 속하는건 아니지만,

나도 루아가 언제 걷게 될지 궁금하므로,

이 부분을 특히 주의깊게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마음을 다시 고쳐먹게 되었다.

 

 

 

 

 

아기가 성격이 급해서 걷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해야 걷게 되느냐고 물어오는 엄마들이 있다.

걷지 않고 기는 아기들에게는

집에서도 딱딱한 운동화를 신겨

기는 것을 불편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늦게 걷는다고 해서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충분히 기어 다니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엄마나 할머니의 기쁨이나 욕심을 위해서

두 달 먼저 걷게 만들 필요는 없다.

230p

 

 

 

 

 

루아는 지금, 한쪽 손만 잡고도 걸을 수 있지만​

그럼 속도가 느려지므로,

차라리 기는 것을 더 편해한다.

아니면 양손 다 잡고 빠르게 걷거나.​

그러니, 미리,

루아는 늦게 걸을거다... 생각하고 있어야겠다.

​그래야 내가 덜 조급해 할 것 같으니. 

 

 

 

 

 

 

 


또한 이 책에는 아기의 성장곡선이

여아, 남아용으로 나뉘어서 수록되어 있는데

체중, 신장  뿐만 아니라 머리둘레까지 체크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집에서 '영유아 검진 놀이'를 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실제 이 책은 남편과 루아의 '병원놀이'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아픈 곳을 체크하고 약을 주는 병원놀이가 아니라,

루아의 체중을 제고, 키를 재고, 머리둘레를 재며 성장곡선을 확인하고,

책 본문 속의 아기 발달 검사를 실제로 하 보며

영유아 검진 놀이를 하는 것.

 

엄마들도 그렇지만 특히 아빠들은

아이들과 뭘 하며 놀아줘야할지 잘 모르는데,

그런 엄마아빠들에게,

이 책은 아기의 성장발달을 체크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 줄 뿐만 아니라

발달을 자극할 수 있는 놀이도 알려준다.



지금 루아의 시기 뿐만 아니라,

60개월까지 활용하며 체크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두고두고 우리 부부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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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는 말보다 그림을 먼저 배운다 - 생각하는 아이를 만드는 프랑스 교육의 비밀
신유미.시도니 벤칙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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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유대인식~ 블라블라.

육아서를 보다보면 참으로 다양한 무슨무슨식 교육이 존재한다는걸 알게 된다.


그 중 가장 자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랑스식'인데,

프랑스식 육아를 소개한 책 몇 권을 읽고

프랑스식 육아를 전부 이해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것이 맞는지 틀렸는지 나는 감히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육아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프랑스의 문화 만큼은 꼭 배우고 싶고,

또 루아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게 딱 필요한 책을 만났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

예술의 도시 파리.


'피아노의'도 아니고, '음악의'도 아니고, '미술의'도 아닌,

'예술의'라는 수식어를  통째로 붙여도

그 누가 뭐라 할 사람 없는 나라, 프랑스.


더이상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래식하며 고급스러운

명품 브랜드가 태어난 나라,

그러한 브랜드를 자랑스러워하지만,

우리 나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그러한 명품백을 찾기는,

우리나라 보다 더 어려운 나라.


그에 반해 우리 나라는 멀리 바다 건너 온 브랜드 로고가 새겨져 있는

명품백을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고,

그래서 삐까번쩍한 호텔 로비나 음악회, 결혼식장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지하철에서도

프랑스가 고향인 브랜드들의 로고를 흔히 만날 수 있다.


그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하는건,

의외로, 그런 브랜드같은 명품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따라서, 잘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우리나라의 물건들은 '품질이 좋다'고 한다.

무엇을 만들든, 좋은 재료로, 꼼꼼하고 튼튼하게 열심히 만드는걸 잘한다는 얘기.


물론 품질이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건

엄청난 경쟁력이긴 하지만

그보다 그러한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디자인 할 수 있는 능력이 부러운건 비단 나 뿐일까.


우리 나라와 프랑스의 이러한 차이가,

어려서부터 받아 온 예술에 대한 교육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말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인 한국의 '쏠림 현상'은

자기의 소득 수준과 일정 사회적 계층에의 소속감,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려는

상징적인 모습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아기 때부터 시작된다.

아기들은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단 장난감, 육아용품에서부터

TV를 통해 접하는 애니메이션까지 거의 동일한 물건과 콘텐츠를 수용하고,

비슷한 자극을 받으며 성장한다.


 18p


 

 

 

책의 첫 부분부터, 지극히 공감했던 부분.

어려서부터 똑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똑같은 모빌을 보고,

똑같은 옷을 입고 자라는데,

어떻게, 다른 아이와 다른,

창의성 있는 아이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요즘은 아기가 태어나는 동시에 바로 소비자가 된다.

육아용품은 물론이고,

장난감 등을 모두 사야만 한다.

아이가 직접 장난감을 만들어 가지고 놀거나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인형을 만드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누가 봐도 어디 브랜드인지 금방 알 수 있는

고가의 장난감과 인형을 사줘야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2p

 

 

 

 

역시나 너무 속이 시원해서,

요즘말로, 사이다였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 나라의 교육 현실을 분명히 짚어주는 데에서 나아가,

방향까지 제시해 주고 있다.

 

 

 

 

현실이 이럴수록 부모의 육아방식은 아이에게 중요해진다.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에 따라

창의적이고 특별한 아이가 될 수도 있고,

무난하고 평범한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우리네 양육 방식과 교육 방식은

남들 하는 대로 좇아가기 바빴다.

 

아이가 창의적이고 다양한 표현력을 갖길 원한다면

우리 부모 역시 깨어 있는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18p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내 아이가 창의적이고 다양한 표현력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엄마아빠가 먼저 그래야 할 것이고,

또한 아이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의 프리미엄 아트브랜드 쥬트의 가치에 반해,

현재는 쥬트를 한국에 론칭,

서울 프랑스 학교, ECLC 국제유치원,

프란체스칸 외국인 유치원 등 국내 외국인 교육기관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등에서 클래스를 진행하며

다양한 루트로 한국에 프랑스 미술교육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쓰여졌다.


 

 

 

 

 

저자의 딸, 40개월의 수리가 활동한 것을,

오감의 영역별로 나누어 체크한 것이다.


'오감발달' 하면 흔히 문화센터의 강좌 제목이 연상될 정도로,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의 오감발달교육(?!) 또한 획일화 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아이의 일상생활에서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활동들을 체크한다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오감을 발달시킬 수 있지 않을까.

 

 

 

 

 

 

 

​까이에 드 바캉스.

일명 바캉스 노트.

 

아이가 보고, 만지고, 경험한 것들과 그 정보 등을 기록하는 노트.

이렇게 프랑스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경험들을

기억하고 간직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는 바인더를 쓰고 있으므로,

루아의 까이에 드 바캉스도, 바인더에 만들어줘야지 생각했다는.

 

 

 

 

 

 

 

 

 

책에는 프랑스식 유아 미술 교육에 대한 팁 뿐만 아니라

엄마가 직접 집에서 활용해 볼 수 있는 내용들도 들어 있었다.

 

 

 

 

 

 

 

 

 

 

​우리 나라와는 사뭇 다른

프랑스 유아학교의 일과도 인상적이었다.

 

 

 

 

 

 

 

 

 

 

어른 기준으로 아이의 미술을 평가하지 않는 사람들.

덕분에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이 얼마나 잘 그려진 그림인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다양한 색'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림을 '잘'그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들.

하지만 프랑스 아이들은,

한 가지 색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를 제안 받는다.

 

'한 가지 색에 집중함으로써 색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는 한 줄 설명.

이제 우리의 미술 교육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순수 회화와 미술사를 가르치는 필립은,

선생님이자 아빠이자 화가이다.


그는 집에 있는 벽난로가 아이에게 위험할 것 같아

자신의 작품 '늑대'로 가려놓았는데

그의 아들 가스파가 그림 앞으로 걸어가더니

눈 깜짝할 새에 형형색색의 크레용으로 낙서를 했다고 한다.


벽난로를 막기 위해 맞췄던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을 라세큐에서 전시 했고,

전시가 끝난 후 그림을 다시 벽난로 앞에 가져다 놓았는데

순식간에 아들의 낙서로 엉망이 되어 버린 것.

하지만 아빠 필립은 보통의 부모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두 살배기 가스파와 함께 공동작업을 하기 시작한 것.

가스파가 낙서를 하면 필립은 그 위에 그림을 그리며,

아들과의 공동작업을 즐겼고,

관련 논문도 발표했으며,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영감도 얻었다고 한다.


아들이 자라고, 점점 그림을 잘 그리게 되면서

현재는 공동작업을 더는 하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내겐 그의 이러한 태도가 충격스러우리만큼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시까지 한 작품은 커녕

책이나 벽에 낙서라도 하면 아이를 혼내고

낙서를 지우는 데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우리네가 아닌가.

 

 

 

 

 

 

 

 

 

 

 하지만 그런 우리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미리 준비된 '창의적인 부모'란 없다.

예술가 엄마, 아빠가 아니어도 괜찮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찾으면 된다.

한번 엄마, 아빠 스스로 자신을 믿고, 즐겨보자.

지구상에 똑같은 부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고

각자만의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자.

78p​

 

 

 

 

 

​나도, 남편도,

특히 미술은 '못한다'고 생각하고 늘 말해왔는데,

미술은 '잘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즐길 줄 알면 되는 것.

 

즐길 수 있을만큼 미술을 접해 볼 시간, 기회가 없었다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미술을 다르게 생각해봐야지 다짐하게 되었다.

 

 

 

 

 

 

 

 

엄마 아빠가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고,

그 의견을 존중하듯,

아이도 엄마아빠의 의견을 들어주고,

그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


그러면 이 책 속의 아이들처럼,

엄마아빠가 오붓하게 브런치를 즐길 동안,

루아는 조용히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

상상만 해도 행복한 장면.

 

 

 

 

 

 

 

 

 

 

보통은 싸인펜의 얇은 부분으로 밑줄을 긋는데,

형광펜으로 주욱 그어둔 부분.

'아이들에게 자유로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평가에 대한 걱정 없이 창조적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우리 나라 교육이 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러면서도 어른을,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아이로 크는 것.

 

부모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는 미술 교육에 대한 팁 뿐만 아니라

이렇게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정리되어 있었다.

 

 

 

 

 

 

 

 

 

 

​'애착인형'이라는 제목이 붙은 인형들이 판매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은 서양 아이들만큼 애착인형에 애착이 크지 않다.

 

나도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 책에는 그 이유까지 설명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한국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 가정,

프랑스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 가정,

프랑스에 살고 있는 한국인 엄마 + 프랑스인 아빠가 있는 가정 등

다양한 케이스의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의 생활패턴과 가족의 활동 등을 관찰하고 인터뷰한 내용도 실려 있다.

 

 

 

 

 

 

 

 

 

 

 

​가정마다 생활환경이 다르므로,

당연히 제각각의 특징이 있었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엄마아빠가 창의성을 높인다는 목적 하에

미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미술 활동이 온 가족의 생활의 일부가 되어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고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며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는 수단으로 톡톡히 활용되고 있다는 것만은

이 책 속의 모든 가정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었다.

 

 

 

 

 

 

 

 

 

 

 

 

또한 아이들과 해볼 수 있는 미술놀이들도 수록되어 있어서,

나도 루아가 조금만 더 크면 이런 활동들을 같이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나하나 자세히 보며 눈에, 머리에, 담아 두었다.

서두에 말했듯,

육아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 활동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배려 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엄마아빠인 우리 부부가 먼저,

틀을 깨고, 다양하게 생각하고 다양하게 표현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미술을 접하고 활용해 봐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다.


그리고,

뜬금 없을지 모르지만,

크지 않더라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작은 텃밭이나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우리 부부가 먼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미술활동이 무엇일지,

조금 더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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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남미.

내겐 '언젠가' 라는 부사가 붙어 있는 여행지이다.

 

그래서 틈틈히 남미 여행서적을 보기도 했고,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서라도,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지난 겨울,

무척이나 아끼는 J가 미국 교환학생을 마치고

남미를 여행할 예정이라기에,

난 당장 가지 못하니 너라도 가서 많이 보고 오라고,

우리 집에 있는 남미 여행서적 중 특히 좋아하는 책 몇 권을

바리바리 싸주기까지 했었다.

 

그러다 얼마전, J가 계획이 바뀌어 남미 대신

미국을 좀 더 여행하고 귀국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왔고,

"거봐. 남미는 우리랑 같이 가야 한다니까?" 하며,

언젠가, 함께 남미 여행을 떠나자고,

의기투합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손미나작가님의 신간,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만났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무려 고등학생일 시절부터 손미나 작가님의 팬이었다.

강연회나 공개녹음 현장에서 직접 만나뵌 것만 해도 세 번.

작가님이 쓰신 책은 물론 모조리 다 읽었고,

지금도 가끔 다시 읽고 있는터라

다음 책은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려, 페루라니!!!

정말 흥분된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여행은 리마에서 시작되었다.

스페인에서 석사과정을 함께 하고,

파리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오랜 친구 이야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밀린 이야기들을 잔뜩 나누고,

마추픽추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는 아마존으로 향했다.

아마존에서는 지상 30미터 높이의 망루들을 연결한 흔들다리를 건너면서

아마존의 밀림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카누를 타고 아마존 강을 거슬러 올라가 정글을 더 깊이 들여다보며

자연 앞에 '고작' 인간으로서 겸손해지는 경험을 했으며,

쿠스코에서는 '페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마추픽추에도 올랐다.

티티카카 호수에서는 갈대의 일종인 토토라로 섬을 '엮어'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고,

콜카캐니언에서는 쏟아지는 듯한 밤하늘 아래의 노천온천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밖에도 하늘과 땅의 중개자로 여겨지는 콘도르를 만나기도 하고,

새똥으로 뒤덮인 섬 바예스타스에 가기도 했다.

 

 

그러한 이야기 중간중간엔 잊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많았는데,

고산증세 때문에 호텔에서 '산소통 룸서비스'를 받았던 부분에서는

여행예능 프로그램 '꽃보다청춘'에서,

똑같이 페루를 여행하다 고산증세로 힘들어했던 윤상님이 생각났고,

실험용 쥐의 일종인 '쿠이'라고 하는 기니피그로 만든 음식을

'테이크아웃'해서 먹었던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기도 했으며,

사진 속의 동물이 알파카이냐 양이냐에 대한 의견차이로

여행메이트인 일본인 친구와 다투었던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화가 나기도 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여행기에서도 그러했듯,

이번 페루 여행기에도,

따뜻한 사람 냄새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오랜 친구를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반가움,

그 친구의 집에서 친구의 어린시절 앨범을 함께 볼 때의 즐거움,

또 친구의 가족들을 만날 때의 기쁨도 당연히 들어 있었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들과의 이야기는 정말 감격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우연히 만나 급하게 헤어졌다

기적적으로(?!) 다시 만난 그레고리와의 이야기는 너무도 따뜻했는데,

택시 운전기사인 그와의 의미 있었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여행을 가면 택시를 좀 타고 다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교통등 기본적인 기반 시절이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에서는

택시가 꽤 비싼 교통수단이므로,

그리고 굳이 택시를 이용하지 않아도

대중교통으로도 원하는 목적지에 쉽게 갈 수 있으므로

택시를 잘 타지 않는 편이고,

교통 수단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는 나라에서는

택시를 타면 너무 심한 바가지를 쓸 수 있으므로,

요금을 적절한 금액까지 깎는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걸어다니는 편이었는데.


작가님의 페루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오스카 아저씨 같은,

그레고리 아저씨 같은 택시 기사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실 페루는 한국인들에게 '흔한' 여행지는 아닐 것이다.

유럽은, 신혼여행으로라도 한번쯤 꿈 꿔 보지만,

페루가 있는 남미는,

회사를 그만두고 지구 한바퀴를 돌아야지 - 하고 결심하지 않는 이상,

여행 목적지로 결정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일단 지구 반대편에 있으므로,

만 하루를 꼬박 채우는 비행 시간을 견뎌야 하고,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들이 즐길 수 있는

단 며칠의 휴가에서 만 이틀을 비행시간으로 빼고 나면

남는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선뜻 용기가 나지 않고,

유럽처럼 교통, 통신 등이 갖춰진 곳이 아니라 겁나고,

게다가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니

익숙하지 않은 지구 반대편에서 혹여나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싶어

망설이게 되는 곳이 남미이고, 페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루에는 자신들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들이 있고,

수십가지 종류의 감자로 만드는 음식들을 포함,

맛있는 음식들이 있고,

한번도 본 적 없지만 친숙한 동물 야마와 알파카가 있고,

그저 입이 떡 - 하고 벌어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장엄한 자연이 있고,

아마존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추픽추가 있다.

 


나는 인도의 사막에서,

밤하늘을 이불 삼아 담요 하나 깔고 하룻밤을 보내 본 이후로,

그 어떤 인공물의 우수함이나 아름다움이 주는 황홀함도,

자연의 장엄함이 가져다주는 황홀함에 비할 수 없다 생각하는데,

비록 내 두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마추픽추는 인간이 손으로 만든 것들의 위대함과

자연의 장엄함 그 사이 어디쯤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루에 가고 싶다. 언젠가는 페루에 갈 것이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더니

정말로 기회가 찾아왔다는 미나 작가님처럼,

나도 이제 '페루에 가고 싶다. 언젠가는 페루에 갈 것이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겠다.

그러면 내게도 언젠가, 기회가 찾아오겠지.


그리고 그 곳에서 오스카 아저씨 같은,

그레고리 아저씨 같은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해 달라고,

지금부터 미리 기도해야겠다.

 

 

 

 

 

 

여행은 그 자체가 꿈이며,
우리를 끝없이 꿈꾸게 하고
때로는 꿈이 현실로 바뀌는 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행은 인간이 가슴에 품고 사는 우주룰 확장시키고
내면의 성장을 도와주는 `길 위의 학교`다.
단언컨대, 한 번 여행을 할 때마다 당신의 영혼은 깊어지고 넓어지고
모난 부분이 깎여 부드러워질 수 있다.

6p

젊은 아가씨, 우리의 땀이 곧 우리의 삶이에요.
인생은 그런 거지요.
어디에서 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똑같아요.
중요한 건 가슴에, 그리고 우리의 영혼에 있죠.
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당신도 부디 행복하세요.


92p



페루 여행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한 시간이었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한없이 낮아지던 경험.
때로는 그저 겸허하게 받아들이거나 포기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는 깨달음.
인간 능력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교만함을 버릴수록
영혼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
이것이 바로 페루 여행에서 얻은 첫 번째 가르침이었다.

115p



아마 수아 아마 율라 아마 킬라
(훔치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게으르게 살지 말라)

180p


많은 것을 가지고도 오만과 질투, 불만과 짜증으로 얼룩져 불평하는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토록 완벽하게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 때가 언제였던가.
하얀 물거품을 만들어내며 세차게 달리는 뱃머리에 앉아
아주머니에게 산 봉제 인형을 손에 쥐고 멀어지는 섬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내가 일상으로 돌아가고,
다시금 스트레스를 받아 휴가 타령을 하고,
친구와 나의 삶을 비교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일들을 뒤로 하는 동안에도
저 섬에는 어제와 같은 평화와 단순하기에 명확한 행복,
자연과 인생에 대한 겸허함이 가득할 테지.
잠시나마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해준 티티카카 호수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더불어 그들에게 세상 가장 고귀한 신의 가호와 축복이 내려지기를...

182p

그때가 참 좋았지. 근데 지금도 좋아.
미나야,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생은 모든 순간이 그 고유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겉으로 보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과 상관없이
의지를 가지고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며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
늘 행복해라.

2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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