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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와 철학자들 ㅣ 클래식 보물창고 16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4월
평점 :
1920년대, 재즈시대를 이끌어간 청춘들의 삶을 작가의 눈으로 재기발랄하게 그려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신여성으로 사회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플래퍼들,20대 여성들의 당당한 삶과 이와 대조적으로 쇠락의길을 걷고 있었던 젊은 남성들의 고뇌가 단편 여기저기 묻어나 있다.이 소설이 피츠제럴드의 작가 성향이라면?이 단편만으로 제대로 그의 스타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까지 했다.다소 의외성이 존재하나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흐름(재미)을 조성한다.추리도 아니거니와 의외성이 작품 전반에 걸쳐 그럴 듯 하게 묘사된다.이런 반전들이 소설에 주는 묘미는 특이한 이색적인 맛을 내었다. 작가 자신이 여성이 아니고서야, 이토록이나 놀랍도록 여성의 심리를 과감하게 기술해 나갈 수 있었을까. 시대를 주의깊게 관찰한 그의 노력이 생활 속에서 교묘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실제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가 이 춤바람난 재즈시대의 격변을 대변하는 대표격이었기에 수월했던 것이다. 작품중의 대다수 엘리트 남성들의 방황도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듯해 보이고, 아내를 닮은 부류 여성들이움직이는 패턴들이 작품을 형성하는데 나름의 내조 역할을 했던 것일 것이다. 남성 작가가 표현한 여성의 내면이 이토록 교활하게,앙증맞게 딱 맞아 떨어질 수 있을까 싶었단 말이다. 때로는 가련해 보이는 남성들은, 시대 때문에 피곤한 인생을 선택하게 된 것일까. 아니면, 순전히 그 자신의 캐릭터대로 살다간 것일까. 대담한 풋내기 신여성들에게 이끌리도록 태초에 조작되어 버린 유전자를 그들은 어쩌면 타고난 것일지도.
젊음 자체의 장점은 그것이 머무는 동안만이다. 발산하는 매력에 한계가 있기에. 때'를 이용한 남녀 쟁탈전이인류가 존재하는한, 사라지지 않겠다. 다양한 형태로 현대의 플래퍼들이 속출하고, 이들을 보는 시선도 각양각색이다.때를 노려랴,의 때는 해석에 따라 달라지겠지.순간 순간들을 누리는 부류,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부류,안간힘을 쏟으며 자신들만의 방식을 생성하려든다.
누구라고 할 것없이, 인생은 시간에 따라 자연스런 모습으로 회귀하는 변화를 거친다.한때의 그 풋풋함이란.본능적으로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감탄이 자연스레 표출되고, 또 반대로 이를 보강하기 위한 현명함이 새롭게생겨난다.新'은 이미 입에 올린 이상 더이상 새로움이 아니다. 유행처럼, 언젠가 다시 반복될지라도 다른 형태로 재부각되어 버린다.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작가의 책 제목은 여전히 머리속에서 아른거렸다.앞서 힌트를 건넷듯이, 이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드라마에서 혹은 현실에서, 노화에 대한 관심이 초고속 진행되고 동안이란 신언어가 고개를 든 즈음에 만난 이 책과 작가는 어리석음과 충동에 휩싸인 노련한 한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을 준다.
미국 3대 작가의 하나인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와는 완전히 상이한 작품 성격을 드러내며 그의 재능을 선보였다.불안한 시대를 산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내면적인 몸부림은 오늘을 사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다만,좀 더 독특하게 빠른 재즈스타일을 고수하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반전스타일을 풍류(風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