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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기억의 파괴 - 흙먼지가 되어 사라진 세계 건축 유산의 운명을 추적한다
로버트 베번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복잡한 역사를 가진 이웃 집단간에는 불가피한 대립이 있어왔다.이는 곧 일부 장소로 테러가 자행되고 또한 엄청난 파괴를 초래하는 전쟁을 낳았다. 이데올로기의 문제에서 시작해서,이데올로기의 문제로 끝맺음짓는 이 파괴의 파도는 지나간 역사의 한 단면이라고 일컫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실례로, 20세기 후반 1994년 발칸 반도의 보스니아 내전이 그러했고 가까이 2001년 미국 무역 센터의 알카이다 테러를 지목할 수 있다.전자는 우리와 상대적으로 동떨어진 지정학적 거리 때문인지 뉴스매체의 웅성거림에도 실생활에 큰 동요가 없었던 기억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상징인 쌍둥이 빌딩이 파괴되었을 때 그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았다. 세계적인 주가 붕괴가 삽시간에 여진으로 나타났었다.
그들(테러단체)이 노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특정 건축물을 폭파시키면 대상 민족의 두려움, 공포심을 유발하게 된다. 그 안에 고스한히 담긴 그 민족 고유 특성이 말살되기까지 한다.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에는 유고한 전통을 자랑하는 민족의 자부심이 있다. 그런 당당함은 가격되어 파편이 된 피사체와 함께 조각조각 흩어지게 되고, 기억의 저편으로 그것이 서서히 망각되기를 바라는 것에 테러의 목적이 있다.
오늘 날,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문화재 관광이다.유럽으로는 특히 중세 건축물이 잘 보존된 이탈리아 관광이 세계적으로도 인기다. 그곳의 문화는 일찌기 르네상스의 발전과 더불어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의 요람이다. 그렇다고해도 유난히 잘 보존된 이탈리아 문화재를 보면서 피상적으로 의문을 가져왔던 건 사실이다. 바로 그 이면에는 타자의 문화 유산을 존중한 또 다른 타자의 깨우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대전 당시 나치는 몰지각한 파괴를 일삼았다.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이 유럽이라는 땅 일부임을 잊지 않았고 그가 지도했던 이 곳(이태리) 문화재 보호를 염두에 두었다. 반면에 폴란드는 몰지각한 또 다른 나치 간부탓에 전면적인 유산 손실을 입었고, 지금은 대개가 복원된 건축물들이다.2차 세계 대전의 영향으로 파괴된 문화재 손실을 잇다르자, 1954년에 헤이그 협약이 탄생했다.
전쟁은 주로 다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발발했다. 같은 민족이지만 피(계통)가 다르기에, 종교가 다르기에, 아예 다른 민족이기에 분쟁이 영속화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쇠락과 멸망으로 재탄생했다. 분쟁 지역 내 문화 협약(헤이그 협약)은 그런 파괴의 잿더미 속에서 문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체결되어졌다. 안타깝게도 가입국은 일부이고, 이 협약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시시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실된 문화재는 다시 재건의 움직임이 반드시 있다. 복원화 과정에서, 역사의 왜곡이 가미될 수도 있는 문제점도 <집단 기억의 파괴>는 지적한다. 게다가, 완전 복원이 아닌 민족 고유의 문화를 지키되 소실된 기억까지도 망각하지 말자는 '비판적인 복원'의 사례도 들고 있다. 형체를 지닌 인간이라는 몸을 보듬고, 무형의 민족얼과 고유성을 표출하는 거대한 파사드를 지닌 건축 유산이 어떤 식으로 반복적으로 파괴도를 걸어왔는지 진실의 길을 되추적하게 만드는 보고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