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존 그리샴
존 그리샴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흉악범의 고백과 무고한 흑인의 자백이란 끈'으로 사법체계의 끈끈한 비리를 밝히다.

 

2007년 켄자스주에 거주하고 있는 가석방수, 보이엇의 머리에는 달걀만한 종양이 있었다.사형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는 그는 40대의 강간 흉악범으로 거짓말을 밥먹듯 해 왔기에 믿을 수 없는 인물이다. 동일 시간 텍사스주에는 강간 살해범 혐의를 뒤집어 쓰고 자그마치 9년형을 산 20대 흑인 청년, 돈테 드럼이 사형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두 죄수는 하나같이 풍전등화에 놓인 목숨이다. 그렇지만 진범과 오범이 뒤바뀐 운명 둘이다. 불의를 못 본 체 할 수 없는 정의의 눈 앞에서 후자의 운명은 기구하기 짝이 없다. 누가 둘의 운명을 날조했을까.란 진실 물음에서 시작해서, 누가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자격이 있을까.란 진중한 인권 문제로 이 책은 질문을 확산시킨다.


 

로비(돈테의 변호사) 역시도 이 가여운 흑인 청년이 무죄인지 아닌지 완전 확신은 어려웠을 것이다. 사건의 앞뒤 정황으로 도출해 보건데, 유죄일 확률이 낮았던 것만은 확실했다. 돈테 드럼사건은, 시체 없이도 재판에 회부되고, 유죄가 성립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법체계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상식적으로 그런 설정에 호루라기를 불고, 레드카드를 미리 올리는 독자가 있을까 보냐만은. 일반적인 잣대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만행이 실제로 버젓이 행해지는 것은 막후에 권력이란 엄청난 비리의 힘이 작용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 영화,도가니도 거짓선,정의를 가장한 권력층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그 속에 도사리는 악랄한 수법은 발각되어야만 그들의 가면이 비로소 벗겨진다. 어딘가에는 존재하는 비리의 온상을 밝히고 기름칠 하는 것도 인간 시스템의 정의로운 한 면이다.

 

작가는 이 소설로 진실을 은폐한 현직 부패 형, 검사측을 비롯해 사법체계의 오점를 정정당당하고도 날카롭게 고발한다. 텍사스주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인물로 전 부시 대통령이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의 근거지로 알려진만큼, 보수 우파의 권력이 막강한 그 곳은 사형제도에서도 엄격한 그들만의 룰을 적용하는 주들 중 하나다. 감사의 말에 그리샴씨의 당부가 있었다.내용 중에 모순된 점을 지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구했다. 음?사법체계의 흐름을 알 리 만무한 까닭에, 궁금증을 유발했던 문구다. 알고 보니, 텍사스 주는 정신지체인들의 사형도 집행하는 악?랄한 명성을 구가하는 주이다. 그러니, 무고한 돈테를 구하기 위해 쓴 마지막 카드 중 하나인 정신분열증 환자 탄원서는 사실상 헛수고를 한 셈이였던 것이다.작가가 전직 법조계에서 일한 인물이어서인지 마치 실화같이 상세한 스토리가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 오~만족스러운 책이다. 법지식이 풍부한 독자가 읽으면, 법 자체의 모순도 찾아봄직한 재미도 있겠다는 생각이 슬쩍 든다.

 

라이어,변호사. 우리는 그렇게 그들을 조롱해 왔다. 비단 이들만이 아니었다. <고백>으로 본, 라이어들은 하나같이 정의를 수호하는 형사,검사,사법체계의 대변인들이었다. 오로지 그들의 이익관계를 위해서 서슴치않고 거짓을 꾸며대고 있었다. 사형제도 폐지법에 대해서 줄곧 무관심했었다. 헌데, 억울한 돈테 드럼이 약물주사로 사형대에 뉘여질때, 절로 섬뜩하고 안타까웠다. 이 제도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면서... 누구나 거짓말을 행하고 누구나 실수를 한다. 죄의 경중에 따라 형벌의 무게가 차별되어야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책에서처럼 한 쪽의 이해관계 탓에, 잘못된 판결이 내려질 경우도 고려해아만 하는 것이다. 저자가 돈테를 죽여가면서까지, 밝히려고 했던 더 큰 어두운 진실에 그의 죽음 이후로 점점 더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울분과 희망이란 9년의 세월이 절망으로 종결될 때, 다른 방향으로의 더 큰 희망을 품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것은 남겨진 변호사,로비의 몫이기도 했고 진정한 법체계를 실행하고자 했으면 한, 남은 양심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뭐,너무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돈테의 모습이 보상되기를 바란 입장에서 속시원한 복수를 기대했던 탓인지, 현실에 부합되는 그럴싸한 결말은 한껏 부풀었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그런 심심함에도 적절한 개연성을 유지하면서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은 저자의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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