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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벤 셔우드 지음, 강대은 옮김 / 민음인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생존은 운이냐, 훈련이냐.
유난히 운이 좋은 사람들을 종종 접한다. 딴은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딴은 그 행운의 근원을 궁금해 하기도 한다. 나는 어째서 그들의 하나가 될 수 없는 것인지 생각하자면 억울할 때가 많다. 가위바위보를 해도 난 곧이어 아웃당하는 데 반해, 그들은 언제나 대미를 장식하고 인기를 독차지한다. 어렸을 때 단짝이 그런 아이었고, 언니가 그랬다. 단짝의 운은 단순한 우연인지,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언니의 경우는 우연에다 요령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반복되는 행운의 원인을 끈질기게 물었기에 운에도 요령이 있다,아니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반수긍을 하게 되었다. 50%의 부정은 내 경우에서 보면 안다. 가위바위보는 물론이고, 지나가다 새똥을 머리에 맞는다거나, 공립 중학교 배정도 전교에서 10명정도만이 B교로 선택될 때 내가 그 중 하나다. 친했던 친구들과 이별을 원하지 않았던 내게는 이 모든 것이 배드 럭(bad luck)이었다...다행스러운 건, 사람운은 이 불운의 법칙이 상당 빗겨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후에 만난 몇몇 때문에 행복했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위에 언급했듯, 이런 운의 뿌리를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다. 내가 삶의 여정 중에 자잘한 사건에 의문을 가진데 반해, 저자는 생존을 건 더 치명적인 사고에 집요함을 보였다. 방송국 프로듀서의 특종 근성 때문인지는 모르나, 이 책의 기묘한 사건 사고의 예들은 현혹되기에 충분할 정도다. 소위 '생존자 클럽(Survivors' club)'이라는 세계 소수 1%를 찾아다니며 취재한 기록이다. 과학적, 의학적 잣대로는 절대 생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사 회생한 이들의 생존 보고를 책 속에 빼곡히 담았다. 이 절대 행운아들의 현재 또한 궁금해진다.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건수와 회복 기간의 고통 때문에 신을 탓하고 있을까. 아니면 불운의 대상이 나였지만 감사하며 밝게 살고 있을까. 인간인데, 전자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겠다. 하지만 책에 기술된 바로는 후자가 그들의 공통점이었다. 삶에 대한 강렬한 기대,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절대 생존자들의 비밀이라는 듯이.
그럼, 과연 이 불굴의 의지만이 절대적일까. 아닌 것 같다. 가위바위보의 예가 이겨야겠다는 의지와 확률의 요령을 담은 개인적인 요인이라면, 내 의지와 무관한 어떤 불가항력적인 힘도 분명 작용한다.공립학교 배정의 예도 여기에 속한다.- 단, 부모의 불공정 조치가 없다는 가정하에.-우리는 이런 알 수 없는 힘의 공로를 주로 신에게 돌리곤 한다. 사출된 파일럿의 경우,본인의 신체적 요인-몸무게 키와의 상관관계-이 개인적인 운이었다도 치자. 하지만 그가 바다에서 도움받은 물개의 기적은 무엇인가. 여차하면 상어의 밥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은 일어났다. 행운은 단지 개인적인 내부 의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지의 외부 힘이 선택받은 특정인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서바이벌 클럽의 생존은 저자가 거론하는 몇 가지 예측 가능한 요인들의 모든 경우를 다 파헤친다. 공통적으로 그들은 생존에의 행운을 거머졌다. 하지만 그들이 당한 불운은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살펴보면, 절대 생존의 다른 비밀은 순간적인 적절한 판단이 부른 결과라고도 보여진다. 평소에 대비를 철저히 했다거나, 이성적 판단력이 남달랐다거나 해서였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절대 생존자가 아닌 우리도 대비 훈련으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비무환이다. 가까이 지진 대국도 평소에 이런 훈련을 자주 실시한다한다. 침착과 평정은 결코 그냥 타고난 선천적 요인만은 아니다. 훈련을 통해서 습득가능하다. 능동적인 삶에 대한 자세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우쳐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