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번이라도 뜨거웠을까?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9
베벌리 나이두 지음, 고은옥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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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하면 생각나는 아프리카. 내게 아프리카는 광활한 초원을 연상시키는 드넓은 동물 지상낙원이다. 아직 가 본 적 없는 미지의 미개발 자원의 보고인 곳이다. 한 영화의 한 장면이 스쳐간다. 서양인이 베이지색 사냥복을 입고 그 들판 한 가운데 앉아 여유로이 간식을 먹으며 웃고 즐기는 장면이다.’아웃오프 아프리카’였나. 무슨 동경의 눈으로 열광하며 그 영화를 보던 사람도 같이 떠오른다.


삶이 참 아이러니하다. 한 쪽에서는 그렇게 멋져 보이는 대자연의 모습에 넋놓고 감탄하는가 하면, 한 쪽에서는 그곳을 정복하려는 선진문명의 검은 손길이 다닿아 있고, 또 그 이면에는 기아에 허덕이며 조상의 땅을 허무하게 빼앗긴 종족의 슬픔이 내려앉고 있기도 하니까.


<나는 한 번이라도 뜨거웠을까>는 작열하는 태양아래 펼쳐진 아프리카 케냐의 영국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50년대 즈음이다. 이 때 마우마우라는 저항세력이 백인 32명을 살해함으로써 400배(혹은 이상)에 달하는 보복 사건이 있었다 한다. 그래서 주종관계더라도 정착 백인이 흑인을 언제나 의심의 눈으로 감시하고 안전을 기하던 시대란다. 피부색이 다른 인종이 친구로 남기엔 시대가 허락하지 않았던 암울한 시기였다.


이야기는 영국소년 매슈와 현지소년 무고가 각각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당시의 상황을 전달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매슈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불합리한 세계가 훗날 케냐가 독립국가로 서리라는 암시를 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무고의 눈에 비친 투쟁과 증오의 씨앗은 인권과 자유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했다. 본토에서 억압받는 현지인의 가슴 아픈 비애와 그 속에서 들끓어 타오르는 주권에의 불을.


“하지만 그 불이 네 심장을 집어삼키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알겠니?” ……
어떻게 그 불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이미 머리에서 배까지, 그 불은 온몸에서 활활 타올랐다.고통이 심장 안에서 똬리를 틀고 있었다. 입 안이 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요시야는 미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요시야는 아마 자기 자신에게도 증오하지 말라고 말하는 중일 것이다.-무고의 이야기(p.206)


지금 케냐인의 아들 버락 오바마가 시대를 이끄는 리더가 된 현실이다. 무고야 기뻐해. 그러니까 너의 후손인 셈이지.당시의 설욕이 피를 부르는 같은 방식이 아닌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승화된 불꽃을 틔웠다. 오바마 대통령이 달변가이기에 그의 스피치 연설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강조하는 교육을 책에서도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무고의 바바(아빠)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굴욕적인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있었지만, 커다란 포부를 가슴 한 켠에 고이 간직한 사람이었다.


바바에겐 꿈이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와준구(백인 다수)의 지식을 배워 오는 것. 그러면 자식들은 땅을 되찾는 방법을 배워 올 것이라는 믿음!또한 와준구도 우리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것이라는 기대!(p.205)


무지해서 빼앗겼던 아름다운 땅을 되찾는 방법을 케냐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랑스런 아프리카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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