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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여신 1
라니 마니카 지음, 이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타국을 둘러싼 이국적이고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용해된 이야기가 "쌀의 여신"이었다. 내가 태어난 이 강인한 나라조차 상세 과거와 그에 얽힌 신화 그리고 피묻은 역사의 한 시점조차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무지하고 무감정으로 일관하며 지내왔었다. 알게 모르게 무던히도 그래 되어 버린 자신을 발견하는데...
쌀의 여신.이 끌렸던 이유는 조국이 아닌 타국에 대한 아련한 쟈스민 향기를 느끼고 싶었던 것일게다. 손길 발길이 닿지 않은 이국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신선하고 달콤한 망고의 과즙처럼 향긋하다. 신화처럼 시작된 이야기. 락슈미란 한 여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찬란한 동남아시아의 가족 일대사를 저자는 동양의 갖가지 신비스러움으로 그려나간다.
단순히 비극적인 소설이라는 소개를 뛰어넘는 사실적인 묘사와 마술과도 같고 몽환적이기도 한 이 책은 1940년대 초 실제 피로 물든 일제 점령기 아래 우리 역사의 단면을 되돌아 보게 했다. 일본인의 무자비한 야만과 거짓의 가면을 한껏 폭로한 멋진 소설이다. 아직도 역사를 기만하고 시간만 나면 온갖 계략으로 자신들의 영토임을 부르짓는 교활함의 뿌리를 이 책을 접하는 지금.에서야 알 것만 같다.
내 나라가 아닌 타국의 눈에 비친 과거 일본인들의 만행은 책을 읽는 동안 치를 떨 정도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는 나. 과거는 과거로 묻어왔었지만, 내 조상들이 그리고 타국의 무고한 수많은 이들이 이토록 끔찍한 처사를 겪었다니. 가슴 속에 거대한 쯔나미- 갠적으로 일어와 그들의 문화를 알아갈수록 느끼는 거지만, 참 중구난방식 언어체계다.그래서 쓰나미가 아닌 쯔나미- 가 그곳 동북아를 통째로 삼킨 것 이상으로 연거푸 이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락슈미의 여섯 자녀들. 그들 중에 큰 딸인 모히니가 이 일본군에게 무저항적으로 끌려가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난 이후, 그제서야 이야기는 그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린게 된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일본땅의 비극에 그래도 인간적 동정이 있었고. 과거는 어찌되었든 성금모금 활동에 호의적 입장이었는데. 일본이라는 나라의 옛 실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들의 역사는 교만과 비인간적인 악행의 최고 교본이라는 생각이 급물결치는 지금이다. 다국민을 일장기-책에서는 '피묻은 생리대.'로 표현했다.-의 해일에 몇 해씩이나 고통과 긴장속에 몰아넣다니.
한 차례 더 치가 떨린다. 단순 물고문에서, 악질 소금물 고문까지 자행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들이 아직까지 세계의 인정을 받으면서 당당히 숨쉬며 역사의 한 획을 긋기엔 그 원죄가 무섭다. 환태평양대에 속하는 지형학적인 불리도 비과학적으로 해석해 보게 된다. 그들의 손 아래, 무수히 재가 된 영혼들이 사라질래야 사라지지 못하고 링을 형성하고 머문 곳이 있다. 그리고 그 환생대는 지금의 환태평양대에 속하는 것으로. (계속 2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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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경제 부국이기에, 접근 용이하기에 , 그들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읽어봐야 할 책. 다른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될 책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신들은 금지옥엽하는 타인의 가족,자녀들을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를. 알면서도 눈 뜨고 겉속 일본식 가식으로 행동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마지막 남은 인간의 양심을 지녔다면은. 일본의 반성이 있을 날 비로소 이 나라가 현재 혹은 미래의 여기로, 인류의 품 안으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절었다. 책은 참혹한 얼룩의 흔적이 남아 있는 허구 속 진실을 적나라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