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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 인생을 달리는 법을 배우다
롭 릴월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자전거로 얼음 위로 건너는 법이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영국 출신으로 20대 후반에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시도한다. 유럽 여행가들의 공통점이라면, 여행 기간이 우리네처럼 단발성이지 않다는 점, 그래서 그 기간 동안 돈벌이를 병행한다. 저자 역시 그런 점을 십분 활용하며 여정속에 투영시키면서 3년에 걸친 긴 여정을 마치고 이 책을 펴내게 된다.
교사를 관두고 그가 선택한 여행의 수단은 다름아닌 자전거. 내 집 한 구석에 있음직한 이 자전거를 등에 지며 그가 누린 비좁은 샛길과 수없었던 우회로들은 여행 초반부터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들로 가득 채워진다. 이 여행이 눈길을 끄는 시작점은 영국이 아니라 러시아라는 점. 그런 초기의 배경적 혹한 덕에 그는 더 단단히 첫 단추를 채우게 된다. 온도계의 눈금의 수치가 현실이 되자,이론속의 10도차는 상상을 초월하는 살을 에는 추위임을 몸소 깨닫게 되고...동반자라곤 오직 자신의 발이 되어준 자전거,앨라니스와 여행 베테랑이었던 친구, 앨이었다.
첫 경유국,러시아의 황량함을 친구의 도움으로 잘 헤쳐나간 이후부터는 혼자서 다소 느리고 둘러가는 여행을 해 나간다. 저자는 자칭 미스터 빈'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여행 중 생긴 난점에 있어서 꽤 미숙했었다. 하지만,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그만의 느긋함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진실한 이야기였기에 읽는 내내 책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이렇듯 느린 장기간의 여행이었기에 상대적으로 두루 둘러볼 수 있었던 장점이 있는가하면, 시간과의 투쟁에서 오는 지루함도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매 장마다 고향까지 남은 거리= **,***킬로미터를 명시한 시작은 그의 집에로의 동경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짐작케 한다. 물론 독자의 편의를 위한 거리감을 알려준 척도였겠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그의 짙은 향수병을 느끼게 되었다.
여기서, 여행이라면 으례 하는 초기 질문으로 들어가본다. 모든 것을 접고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지는 이유는 무얼까. 그토록 진한 향수병의 그리움과 육체의 안락함이 보장된 곳을 떠나 방황로에 서게 되는 이유...저자는 아직도 그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단지 , 여행 후 정신적 성숙과 육체적 단련을 확인시켜 준다. 인간 관계에 낯설었던 이전의 나에서 한꺼풀 벗은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대처법에서도 민첩성이 붙은 것 같다는 몇몇 달라진 점을 솔직 담백하게 저술하고 있다.
이 책은 늘어 놓으려 들자면, 상당히 많은 장점을 가졌다.지금까지 몇 차례 읽었던 극기의 저서들보다 훨씬 읽을 거리가 풍부하다. 주옥같은 발췌문에서 한 인격체가 담은 일기에서 그리고 본문인 여행기에서 삶에서 배울 교훈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나라 한 곳만 집어서 열거해도 차례를 기다려야 할 만큼 다양한 이야기거리들이 저자의 모험기에 대기하고 있다. 심지어 사랑하는 법도 등장한다. 세계여행을 준비하는 이들, 등반서에 매료된 이들, 사랑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과대 포장된 동류의 책들에서 느낄 수 없었던 그윽한 향기을 맡을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생을 배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