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을 낱낱이 고발하자. 세기를 거쳐 그 예술적 평가를 받은 예술가들의 사생활이란 어떻했을까. 일반적 상식선에서는 우수한 작품에 반비례할 정도로 모난 정도로 인식받기 쉽다. 그 독특한 이색점에 우리는 지레 선입견을 공유하고 예술이란 딱딱한 것,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더러 있게 된다. 작가 엘리자베스 런데이는 알고보면 너무나도 처절하게 현실적이었던 그들의 삶을 샅샅이 폭로함으로써 한 발짝씩, 한 명씩 우리와 그들과의 거리를 좁혀주고 있다. 근접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간단히 낙인찍힌 이네들이 우리와 별반 다름이 없는 인간적 삶을 향유했으며, 행위상 난폭이상자 집단, 도덕상 비양심자 집단으로까지 끌어 올려 속시원히 우리가 땅 아래로 냅다 비하하고 비난해 줄 수 있게 해 준다. 반면에, 작품으로서는 크게 매료되지 못했던 인물들이 사생활을 통해서 새롭게 다가오는 매력을 이 책은 부여해 주었다. 지금까지 미술계에 눈 뜰 수 없었던 우리들을 다른 통로를 통해 친숙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펼치면 그들의 적나라한 사생활이 시작되지만, 마칠 때 쯤이면 아마 거대 작품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안단테,안단테~ 시작은 슬로우. 첫 만남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될수 있는한, 눈치를 살피며 경고망동을 삼가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을 무수한 작품들에 던진다. 일찌기 보아왔던 유명세를 떨친 명화에서부터 전혀 낯선 명화에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시대별로는 문명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이딸리아 거장들을 발단으로 자유를 부르짓는 모던 미쿡의 예술까지 방대하게 다루고 있다. 턴 앤 고~고~ 생전 부유해서 막장 자유분방한 여생을 보낼 수 있었던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180도로, 빈곤해서 허덕이며 생의 마침표를 찍은 인물들도 있어 비교해 보는 재미와 안타까움도 느낄 수 있다. 후자에 비하면, 초기에는 곤궁했지만 느지막에 넉넉한 삶을 살다간 행운아류도 더러 있었다. 살펴 보면,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개개의 사생활을 클로우즈 업할 수 있게 해 주는 점도 이 책의 이점으로 꼽아 보았다. 오~ 동지들이여~ 미완성! 의 마왕,오귀스트 로댕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게으른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다. 두 거장의 대다수의 작품들이 끝을 보지 못한 채, 현존하고 있으니 오히려 친구처럼 다정하기도 하다. 내 야수적 감성을 닮은 뽈 세쟌느의 와일드하면서도 연약한 내적인 면에 잠시 빠져들기도 했었고. 역시 거장답게 인상적인 화가는 피카소였는데, 책에는 실리지 않았던 <기타치는 노인: The old guitarist>의 쇠잔함은 심금을 울리는 파동으로 순간 전달되기도 했다. 사생활은 문란하고 지저분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그였지만 작품마다 시대별로 4가지 뚜렷한 특징을 보인바, 과연 된장(젠장),탕-아-조족(창조적) 예술가 중에 군계일칵(군계일학)이었다. "큐비즘"을 미술 사조에다 붙인 최초 인물로 기록됐다고. 예술이라 불리는 묘연성과 그 고유함은 과정에서의 고통 더하기 비실체성이 톡톡히 한 몫을 차지하는 것 같은 생각이다. 정신적 문제를 겪었던 고흐와 뭉크에게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그들의 색깔을 발견할 수 있었고, 백내장을 앓았던 모네의 작품에서 그 푸른 이미지들을 수긍할 수 있었다. 또한, 작업에 매진하느라 청결을 깡그리 무시한 미켈란젤로와 피카소의 일화를 통해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고,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잭슨몰락(폴록)과 아내 리 크래스너를 통해서 부부로 맺어진 화가커플의 탄생도 지켜볼 수 있었다. 단시일내에 익숙하지 않은 예술가들의 뜻밖의 사생활은 벅찬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새로이 눈에 익힌 두 예술가, 알베르트 뒤러와 M.C.에스허르의 정밀한 작품을 발견해서 기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느끼는 아름다움의 가치 예술에 대한 내 생각은 매우 주관적이다. 누구 뭐라해도 개인이 느끼는 아름다움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이들과의 만남은 숨가빳지만 신선했다. 이들의 끈질긴 예술에의 집념과 몰입. 이로써 부활한 다채로운 창조적 세계는 감격스러웠다. 책의 그림을 사탕처럼 조금씩, 조금씩 핥아 먹는 즐거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무엇보다도 여태껏 몰랐던 다양한 인격체를 접할 수 있었고, 그것들이 잉태한 무수한 작품들을 보면서 예술을 보는 눈을 한층 더 고양시킨 느낌마저 든다. 예술 서적이 가진 묘미이리라. 단기간에 틈틈히 명화들을 접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전반적으로 미술을 가볍게 볼 수 있게 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 흡족한 책이었다. 생각보다 많이 알아버린게 아닌가 하는 달콤한 착각도 들게 할 정도로 무척 고마운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